본문 바로가기
그냥사는이야기

알바용병의 호프집 알바일기 5, 생율 안주 만들기

by hermoney 2017. 4. 16.
반응형

아르바이트를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처음 2~3일은 조명관리 -_-

(냉장고 스위치부터 가게 간퍈등까지 은근 종류가 많다-_-)와 서빙하는법,포스기 다루는 방법을

배웠다면 일주일이 지난 이 시점에서는 슬슬 안주의 영역으로 발을 딛을 차례.

 

내가 일하는 가게의 안주 만들기 교육시스템은 별도의 교육시간이 있다기 보다는

손님의 주문이 들어왔을때 옆에서 눈으로 배우는 시스템이다.

 

 

결국 손님이 주문을 해야 배울수 있다는 뜻으로, 손님에게 인기가 없는 안주는 배울 기회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ex :모듬소세지를 시키는 손님이 한명도 없다면,나는 모듬소세지를 만드는 법을 영영 모를수 있다 =_=)

 

생율은 보통 맥주안주로는 잘 안나가는편이라 그런지 (보통은 양주와 궁합이 맞는다고들 한다.)

도통 만드는 법을 배울수가 없었는데 이날 찾아온 손님이 드디어 생율을 주문.

제작 과정을 지켜볼수 있게 되었다.

(생율은 말 그대로 생밤. 조리를 해야하는건 아니지만, 데코하는 법이라던가, 안주를 담아 낼 식기의 위치는 익혀야한다)

 

 

 

우리 가게 생율 안주 만들기.

 

- 김치냉장고 아랫 첫번째칸에서 손질된 생율을 한봉지 꺼낸다.

- 물로 씻는다.

- 미리 손질해둔 생율은 겉표면이 살짝 변색되어있을수있기에 과도를 이용하여 다듬는다. 슥삭슥삭

- 다시 한번 물로 씻는다.

- 분홍색 과일도마를 꺼낸후 밤을 편으로 썬다. 밤크기에 따라 2-4등분.

- 생율 전용 유리접시를 꺼낸다.

- 빙수기와 얼음을 꺼낸다.

- 빙수기에 유리접시를 올린후 얼음을 갈아서 마치 눈이 쌓인것처럼 세팅한다.

(얼음을 갈때에 어마어마하게 큰소리가 난다. 소리에 놀란 손님이 가끔 항의할수도 있기에 미리 가게 BGM 볼륨을 살짝 높여두는것도 좋다.)

- 정가운데에 유리 종지를 올리고 꿀을 담는다.

- 편으로 잘라 둔 밤을 눈위(-_-)에 하나하나 꽂는다.

- 포도를 몇알 꺼내 물로 씻은후 반등분. 한쪽에 데코한다.

 

기타사항

 

- 우리가게는 생율을 2가지를 배치한다.

 

1. 직접 밤을 하나하나 껍질을까서 손질해두고 지퍼백에 담아서 보관한 것.

2. 손님이 몰릴때를 대비해서 마트에서 파는 깐밤.

 

1번과 2번의 차이는 맛과 경제성.

직접 껍질을 까야하는 밤은 단가가 더 저렴하고 맛도 더 있다고 한다. (크기도 더 크다)

다만 처음 껍질을 까는데에 손이 많이 들어가고 보관한지 시간이 지나면 겉부분이 변색되기에

손님에게 나갈때에는 겉부분을 다시 칼로 손질해야한다.

이때 시간이 많이 들어가므로 손님이 몰릴때에는 적합치 않다.

 

그렇기에 위급시를 대비해서 마트에서 구매한 진공포장된 깐밤도 2-3팩 준비해둔다. (요건 변색되지않아서 바로 사용가능)

 

생율은 손이 많이 가는 안주인데

가게 단골손님 중 특히 생율을 좋아하시는 분이 계셔서

나는 이후에 생율 안주를 자주 만들게 되었다.

그분은 하얀색 벤츠s클래스를 타고다니는 남자분인데 (오죽하면 내가 차종까지 외웠을까 -_-) 

그손님만 오면 생율 작업을 해야하니 개인적으로는 그분이 오는게 달갑지 않았다 -_-

 

또, 손이 많이 가는 만큼 비쥬얼이 멋진편이라 손님들께 칭찬을 많이 받는 메뉴이기도 했는데.

어떤 손님은 보통 이 정도 비쥬얼은 룸싸롱 같은 곳에서나 볼수 있는 정도라면서 (-_-)

엄지척을 시전하기도 했다

(그쪽세계에서 나오는 생율은 어떤지 알수는 없었지만, 칭찬을 들으니 내심 기뻤다 -ㅅ-)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