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방문이후. 여러가지 먹거리가 생겼습니다.
냉장고를 열어봐도 뭔가 가득가득.
그러나 뭐든 시간이 가면 하나둘씩 상하기마련.
두고가신 고기도 서서히 냉장고안에서 색이 변해가고 (......-_-)
두고가신 고구마도 왠지 느낌이 이상해지는거같아서 하나하나 처리하기로 하였습니다.
고구마 맛탕 만들기
고구마는 역시 간편하게 쩌먹는게 최곤데.
몇개 쩌먹어보니 고구마가 너무나 얇아요.
껍질을 벗기니 그닥 먹을게 없습니다.
껍질이 뜨거워서 열심히 손가락을 호호 불면서 다벗기고나면 정작 먹을만한건 손가락만 하더군요.
고구마 껍질만 벗겼을뿐인데 왠지 화가낫습니다.
이건 좀 아닌거같아 다르게 해먹을 요리방법을 생각해봤습니다.
.... 사실 생각이고 뭐고 제가 주방에서 주로하는건 후라이팬에 기름둘둘 치고 볶는거.
얇게 썰어서 기름둘둘 치고 후라이팬에 튀겨보면 어떨까 싶더군요.
맛탕이 별거냐 시도해보기로합니다.
먼저 고구마를 물로 깨끗이 씻은후에 얇게 자릅니다.
맛탕하면 아무래도 노란 사각형이 생각납니다만 후라이팬을 사용할것이기도하고
사각썰기는 고난도 기법이므로 그냥 호박전느낌으로 자릅니다.
(과도로 하다가 잘안되서 큰칼사용.)
껍질도... 뭔가 벗겨야할거같은데 생각해보면 여태까지 고구마 껍질먹고 크게 탈이 낫다거나 한적은 없었던거같아요.
난 쿨하니까 그냥 자릅니다.
과일의 영양소는 껍질에 주로 많다는 말도 생각나구요.
과일은 아니겠지만 뭐.
다 거기서 거기겠지요 -ㅅ-
사용할 기름은 스페인산 포도씨유입니다.
...넵 별 이유가 있는건 아니구요.
남은 기름이 요겁니다.
그러고보니 tnm에게 선물받은것이로군요.
하는요리가 맨날 후라이팬에 기름둘둘 하는거라 그런지 조금씩 기름소비량이 늘고있습니다. (...체중도 늘고있습니다....-_-)
후라이팬 좋은거 함 써보고싶다는욕구가 생기는요즘이네요.
책대여점처럼 후라이팬 대여점 이런건 없겠죠.
맛탕소스는 조청도 좋고 꿀도 좋고 올리고당이나 메이플시럽...
뭐 아무거나 달달한종류면 다좋겠습니다만
전 이번에는 이걸 사용하기로합니다.
아가베(용설란)시럽.
....넵.. 역시나 이걸 굳이 사용한건 별이유는 없구요. 그냥 찬장을 열었을때 시럽류중에 제일 앞에 있더군요.'ㅁ'
코스트코팬이신 어머니가 두통을 구입하셔서 한통얻었습니다.
살짝 메이플시럽이랑 맛이 비슷한데 향은 없고 대신 살짝 깔끔한 단맛의 느낌이랄까...
코스트코에서 두통에 14000원정도한다고합니다.
그러고보니 고구마도 얻은거 기름도 얻은거 후라이팬도 자취방 전에 살던사람이 쓰던거 시럽도 얻은거.
인생 이렇게 살아도 되는건가라는 생각이 조금 듭니다........-_-;;;;
기름을 두르고 하나하나 올려놓습니다.
렌지를 중불로 두고
굽는다는느낌으로 구워줍니다. (전 어차피 이렇게 해도 결국에는 튀김이 됩니다만...)
노릇노릇 구워줍니다.
삼겹살 굽던 버릇이 있어서그런지 육즙도 안나오는데 자꾸 최소한의 횟수만 뒤집을려고 노력하게되네요.
맨날 검게 태웠었는데 요번에는 좀 성공적인거같습니다.
역시 항상 강한것만이 정답은 아닌듯합니다.
맛탕 이쁘게 담기
이제 접시에 시럽을 뿌리고 담으면되는데.
그옛날 순대요리 올린후 욕을 배부르게 먹은 이후로
요리는 이쁘게 담는것도 중요하다는게 생각나서 조금 고민을 해봅니다. -_-;;;;
예전에 감명깊게본 이탈리아 요리 만화가 기억나더군요.
아아 볼꽃 같은 만화였죠 밤비노. 활활 타오르며 재밋게 보다가 끝권의 그 허무함이란....
일본으로 건너가서 작가를 한대 때리고싶었을정도.. (애증은 역시 한끝차이인가봅니다.)
흠흠 아무튼. 요만화에서 봤던데로
이탈리아 디저트(돌체) 담는법에서 영감을 얻어봅니다 -_-;
어딘가 tv인지 잡지인지에서 본듯한 디저트 담는법을 좀 따라해봅니다.
시럽을 슬슬 뿌리고
정성스럽게 이탈리아 식으로 담습니다. (...-_-)
오오오오 의외로 그럴싸해봅니다.
이탈리아식 돌체(디저트) 완성되었습니다
이름하여 Patate fritte e sciroppo dolce (약간 허세 버젼 네이밍.)
파...파..파타테? 프리..프리테? 시랍뽀 돌체... -_-;;
(이렇게 읽는게 맞나요 -_-;;;;;;;;;;;;;;;;;;)
...............넵 별뜻은 아니구요.
그냥 구글 번역기에 튀긴 고구마와 달콤한시럽 을 이탈리아어로 번역하니 저런 희언한 이름이 나오더군요.
뭔가 있어보이긴하는군요 -_-
영어버젼 -_-;;;
Fried potatoes and sweet syrup.
(그나마 영어가 좀 친숙하군요)
불어버젼 -_-;;
Pommes de terre frites et de sauce sucrée
(이건 도무지 뭔소린지 감도 안오는....-_-;;;)
외국어를 번역기로 배우는군요.
한국말로 하면 맛탕.
아무튼 완성되었습니다.
괜히 혼자 오오오 이쁘다 이쁘다 하면서
사진에 뽀샤시 효과도 넣어보았습니다만....
왜 고구마 맛탕에다가 뽀샵질을 하고있는지 나도참..-_-;
(블로그가 사람을 많이 버리는군요 -_-;;;)
요렇게 하나씩 집어서 바닥에 조금 깔린 소스 찍어먹을려니
이거영 감질맛나고 성격에 안맞네요.
그냥 바닥에 소스를 쫙 뿌리고.
고구마 를 다 담습니다.
역시 이렇게 막찍어먹는게 최고지요.
맛은.... 솔직히 좀 놀라울정도에요.
얇게 썰은건 약간 고구마 칩같은 바삭바삭한 식감이 나고
벗기지않은 고구마 껍질도 적당히 튀겨내서 그런지 고구마본체와는 또다른 바삭함이 있습니다.
아가베 소스와도 꽤 어울리네요.
뭔가 너무 달지않은데 깊은 단맛과 바삭함?
제입맛의 기준이 낮다는걸 감안해도 꽤 성공적인거같습니다.
번개 처럼 해치우고 저렇게 남은 시럽은 혓바닥으로 싹싹 먹었습니다.-ㅅ-
디저트의 영역까지 시도하게 될줄은 몰랐는데 어찌됐든 제입에는 맛있었으니 성공...인거같습니다 -_-;
요리방법도 간편 시간도 금방.
노력과 시간대비에 꽤나 우월한 요리로군요.
강력 추천합니다. 어머니가 보내주신 고구마는 죄다 이걸로 해먹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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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밤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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