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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생활_자취생활

자취생이 본가에 갔을때

by hermoney 2013.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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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밤.

오랫만에 본가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총각김치 빨리 안가져가면 다 쉬어버린다고 어머니가 몇일전에 전화를 주셨거든요.

저녁식사전까지 간다는게 차가 좀 밀려서 9시가 지나서야 도착했습니다.

 

부모님께 방갑게 인사하고보니 외할머니가 안방에서 주무시고 계십니다^^

병원가실일이 있으셔서 몇일동안 머물고 계시는중이라고 하시더라구요.

 

빨리 씻고  저녁을 먹으라는 어머니 말씀.

에...굳이 저녁을 안차려 먹어도 괜찮은데...

 

 

어쩔수없이 대충 씻고 식탁에 앉았습니다.

자취하다보니 다른건 몰라도 과일은 별로 못먹는데.. (과일은 비쌉니다 -ㅅ-)

 

 

 

 

그래서일까.. 식탁에 앉자마자 과일들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오후 9시30분쯤에 먹는 저녁식사입니다.

오랫만에 먹어보는 집밥이군요.

 

...아 좀 더 일찍 올걸 괜히 어머니가 저녁을 두번 차리시게 되었습니다.

 

적다보니 괜히 착한아들인척하는거같아서 좀 그렇긴한데...

솔직히.. 객관적으로 봐도 제가 착한 아들은 아닙니다만..

다른건 몰라도 자취생활을 하고 밥을 직접 해먹고 난후에는

밥을 여러번 차리는 수고가 어떤것이라는 건..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런 수고에 대해서 알게되었다... 그뿐이지...

뭔가 굉장히 가사에 협력적으로 바뀌었다던가 하는건 없습니다.

여전히 본가에 가면 딩굴딩굴하다가 차려주시는 밥을 먹고 거실로 쏙 도망갑니다.

설거지도 어머니가 하세요 -_ -)a

 

이날 저녁의 베스트.

묵은지꽁치조림

흠. 꽁치 통조림이 비싸던가...

묵은지가 있으면 한번 만들어볼만 하겠는데요.

 

그외에도 다 맛있게 먹었으나... 

겉절이김치는 이상하게 참 별로였어요.

어머니에게 의견을 전달하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머니도 동의하셨습니다.-ㅅ-

 

워낙 늦은 시간에 집에 와서 그런지 금요일밤에는 뭐 딱히 한게 없군요.

저녁먹고 부모님이랑 같이 tv보다가 잠들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저녁식사에 이어서 곧이어 아침식사까지 연속으로 먹는 사진이 이어지는군요.

왠지 먹방같은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아침에 밥과 국을 먹어보는건 꽤 오랫만이군요.

(물론 저는 혼자서도 아침을 챙겨먹는스타일이긴합니다만 혼자는 꽤 간단하게 먹는터라..)

  

 

 

아침에 새로 하신 밤밥.

매일 밥을 새로 하시나봐요. 덜덜덜..

저는 자취방에 있을때 10인분 이상 한번에 밥을 해서 얼리는데..

어머니한테 그팁을 알려드릴까요.

한번에 30인분씩 하시라고...-_-

 

 

겉절이에 대한 맛의 평가는 함께 드시던 외할머니와 아버지도 동의하시는 걸까요?

온가족 모두 저쪽에는 젓가락이 영 가질 않습니다. 으하하

 

뭐 그래도 간만에 먹는 국과 밥에 김까지..

좋군요.

여기에 계란후라이에다가 스팸 구운거 몇조각 있으면 완벽한데^^

 

 

 

 

날씨는 보시다시피 흐린날.

아침부터 어둡다  싶더니만 어느새 비가 내리기시작하는군요.

 

 

 

 

 

베란다에 있는 어머니의 화원 출사계획을 접고 카메라와 함께 방으로 철수

 

 

비도오고 해서 방에서 뭘할까 하다가

얼마전에 아버지가 남겨둔 책중에 가져갈건 가져가고 안보는 책은 정리를 좀 해달라고 하신 말씀이 기억났습니다.

흠...하긴 이미 본책들도 많고 대부분은 앞으로도 안보게 되거나 필요할때 인터넷으로 자료를 검색하면 나오는것들이 대부분이라

처분해도될거같아요.

 

 

그냥 죄다 버려버릴까 하다가 혹시나해서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어가서 매입 검색을 합니다.

책팔아서 솔솔하게 용돈이 생기나싶었는데

으.. 생각보다 별로 사주는 책이 없군요.

 

 

 이쪽이 매입가능 도서로 검색된 책들.

 

 

이쪽은 매입불가 책들.

어차피 지금은 버려야하는 책들인데 그래도 괜히 버리기가 아쉽군요.

 

뭐랄까. 예전에 한때  그냥 책만 사둬도 공부를 다한거같은 뿌듯한 느낌이랄까..(...-_-)

그런 느낌이 좋아서 사둔 책을 다 읽기도전에 다른책도 막사고 그랬더니만..

이렇게 되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종각에 골목에 3층인가에 있는 참고서적들 할인하는 그 작은 서점.. 아직도 있나 모르겠네요.

그당시만 해도 인터넷 서점이 그다지  활성화가 안되거나 할인율이 적었던 시절이라 거기를 많이 이용했었습니다.

 

 

책옆에 보이는 hermoney 닉네임.

누가 책을 훔쳐가지도 않는데 뭐 그리 책옆에 이름이랑 전화번호를 적어둔건지 -_-;

 

 

 

이건 고3때 수능을 마친뒤에... 너무 방탕하게 보내는거같아서 -_-

친구랑 같이 노원에 있는 일본어 학원다니면서 구입한겁니다.

독학 일본어 첫걸음이야 학원교재니까 구입했다고 쳐도...

도대체 일본어 펜팔은 왜 구입했는지 모르겠습니다 -_-;

 

그러고보니 나름 학원도 다녔는데.. 야메떼 라던가 기모치, 기모치와루이 같은 단어는 익숙한데(..-_-)

히라가나정도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아이우에오 가기구게고.. 이런거였나요.

 

 

 

토요일 비는 계속 내리고.

부엌에서는 어머니와 외할머니가 식재료 손질중이신듯합니다.

외할머니가 저를 보시더니만 하시는말씀.

 

"니가 성이여?"

"키가 많이 컷네.  아빠보다 크것어"

"나이가 몇이야?"

"결혼했어? 샥시는 있어?"

"결혼을 빨리 해야해~~~(..겨..결혼공격을...-_-)"

 

..................라고 아침에 인사드릴때 하셨던 말씀을 하십니다.

 

 

 

두분의 간식이신듯?

 

 

사진을 찍다가 다시 외할머니와 눈을 마주쳤습니다.

외할머니가 말씀하십니다.

 

"니가 성이여?"

"키가 많이 컷네.  아빠보다 크것어"

"나이가 몇이야?"

"결혼했어? 샥시는 있어?"

"결혼을 빨리 해야해~~~ 여태뭐하고 있어 "

 

외할머니가 치매가 조금 있으셔서 같은말씀을 자주하세요.

반복되는 결혼공격에 못견디고 부엌을 나와 도망칩니다.-ㅅ-

이번에 본가에 있는동안 위와 같은 대화를 50회쯤 하였습니다...................=_=

 

 

아  맞다.

어머니한테 커텐이랑 베개커버, 파티션 뒤에 가릴천 ( 원룸 파티션없이 공간활용하기  http://hermoney.tistory.com/883  ..참고...-_- )

만들어 달라고 한다는걸 깜박했네요.

 

 

메모지에다가 자취방에 있는 창틀과 베개사이즈를 적기시작합니다.

 

 

어머니에게 보여드리니 옷감서랍(..-_-)을 여시더니만 바로 천고르기작업에 들어갑니다.

창고방에서 미싱을 가져오라고 하시네요. 

 

 

자취하기전에 제방이였던곳인데 독립한후 본가에 오니 몇일만에 창고로 변신한곳(..-_-) 입니다.

 

 

오호....요런 컬러 수납박스 탐나는군요.

언제 구입하셨지. 

 

 

 창고방 책장을 보고 한컷.

꽁치 통조림 2개.

들기름 2병.

이쪽에 있는 책들은 다 어머니거에요.

꽃꽃이, 인테리어, 홈패션, 화분기르기에 관련책들.

어머니의 오랜취미들입니다.

취미 종류만 보자면 어머니는 천상 여자이신듯.

 

 

 

창고방에서 가져온 미싱입니다.

싱거 뭐시기...

예전에 사용하시던 미싱이 워낙 오래되어 부품을 구하기 어렵다고 하시길래 어머니께 선물해드린 미싱. (생색내는중..-_-)

미싱쪽은 워낙에 뭐가뭔지 몰라서 미싱관련카페에 검색해서 선택한 모델이긴한데 잘 고른건지는 모르겠네요.

이쪽 세계의 하드웨어 스펙은 읽어봐도 영 뭐가뭔지 알수가없습니다-ㅅ-

 

 

 

 

  

 

 미싱 세팅하시는중입니다.

 

 

가방을 하나 꺼내오시는걸 보니 뭔가했더니만 관련 용품들이 들어있군요.

 

 

미싱에 실을 장착중이신듯 (?)

그러고보니 어머니 홈패션 경력이 30년쯤 되시는군요 후덜덜.

말그대로 코 찔찔흘리던 완전 꼬맹이때 천구입하시는 어머니따라 동대문을 갔던 기억이 꽤 많습니다.

지금이라면 사진도 찍고 재밌게 구경했을텐데.

그 당시만해도 그런재미를 모르다보니 그때의 동대문은 저에게는 지루했던 곳이라 따라가기 싫었던걸로 기억합니다.

 

 

  

 

 

미싱과 오더표^^

 

 

 

 

 어머니의 눈빛이 빛나기 시작합니다.

 

 

 

저는 아버지가 컴터가 많이 느려졌다고 손좀 봐달라고 하셔서 컴퓨터앞에 앉았습니다.

역시나 각종 애드웨어에 이런저런 툴바들이 깔려있습니다-ㅅ-;

 

 

 

컴터를 하고있는데 그 와중에도 어머니가 자꾸 이것저것 주시네요.-ㅅ-

고소미와 빠다코코낫이라니...

안먹어야하는데.

저는 옆에 먹는게보이면  다 먹는 스타일입니다.-_-

 

 

어머니는 계속 미싱 작업중.

아버지는 저녁식사용 고기구우시는중.

 

 

 

그러고보니 꽤 오랫만에 먹어보는 고기로군요.

  

 

 이날 저녁입니다.

여전히 겉절이는 인기가 별로없습니다 -ㅅ-

  

 

식사후에는 책대여점에가서 빌려온 만화책을 봅니다.

요즘에는 예전의 시티헌터나 오렌지로드, 기생수, 슬램덩크같이 저를 미치도록 빠져들게 하는..

그런 대작들이 별로없습니다.

 

70-90년대 나오던 작품들을 생각해보면 영화도, 음악도, 만화도, 책도, 마음에 드는게 영 별로 없습니다.

아니면 단지 제가 시대를 못따라가는 것일지도. (비디오 킬드 레디오 스타~?)

 

한편으로는 저 역시  그 당시 컨텐츠 제작자들의 수입에 별로 도움이 못되었을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언젠가부터 직접 구입하는것보다는 빌려보는횟수가 훨씬 늘었거든요.)

그래서 다들 몰락했나 싶기도하고.. 조금은 죄책감도 듭니다.

 

 

그나마 요즘 좋아하는  만화책중하나.

산. 입니다.

오랫만에 대여점을 가니 신간 16,17권이 나왔더군요 !

 

 

"나. 에베레스트에 가"

 

에베레스트에 가는게 꿈이였던 소스케.

에베레스트를 가기위해 수년간 회사생활을 하면서 돈을 모으다가 목표금액에 도달하자 바로 회사를 그만둡니다.

 

"누구랑가? 혼자?"

 ...저도 어디간다고 하면 많이 듣는질문. 

 

 

"귀국하면 어떻게 할건가?"

 

여행이 끝난후에는.....?

모든 장기여행을 꿈꾸는 자들의 딜레마.

 

 

소스케의 이야기를 듣고 집에와서 부인에게 그이야기를 하는 친구.

 

 

............뭔가 화기애애하면서 부러워하더니만.

우리도 단독주택이라는 이름의 에베레스트 (......=_=)를 오르자고합니다...  (..맙소사...........)

 

 

"나도... 올라가게 됐어.

단독주택을 사기로했어. 35년 할부 에베레스트를.

...올라가게생겼어.. 35년할부를...(..-_-) "

 

저로서는 35년할부 주택구입같은건 감히 생각도 하기싫은일이지만....

에베레스트를 가는 소스케도 그렇지만 성실하게 가장의 위치를 지키는 친구역시

정말 용감한 사람입니다.

 

 

"소스케 서로 힘내자"

일본만화는 가끔 이렇게 -_-

실제로는 입밖으로 꺼내지못할 오글오글한 대사나 장면들이 있긴합니다만...-_-;

소스케와 그 친구 모두에게 화이팅을 외쳐줍니다..

그후에 만화책은 에베레스트를 올라가는 소스케의 여정을 보여주는데...

 

저도 언젠가 차마고도나 abc트레킹 코스는 가보고싶군요.

아무튼 이 만화책을 읽은후 괜히 마음이 잔뜩 고양되어서 몇일후 관악을 올라갔는데 자전거를 무리해서 탄 이후라 왼쪽 무릎이 안좋은 상태에서 스틱을 안가져갔더니만

다음날 고생했습니다..-_-;;;;;;

관악산등반도 이 지경인데 ... 차마고도가면 바로 쓰러질지도-ㅅ-

하긴 뭐 그쪽 트레킹 정보를 보니 세르파들이 짐을 다 들어주더군요. 흠.그래?? 그렇다면  훨씬 수월해지긴할텐데

비..비용이.....-_-

 

 

 

 

그렇게 신나게 만화책을  보다가 마루로 나와보니 부모님두분이 다 드라마 보시다가 주무시고계십니다.

안방에는 외할머니가 주무시고요.

저도 대충 쇼파위에서 잠을 청합니다.

잠자리는 안가리는편이라 게스트하우스에서도 꽤 잘자는편인데

쇼파가 경사가 져서그런지 이날은 잠자리가 참 불편했습니다.

새벽까지 뒤척이다 겨우 잠들었어요.

 

 

 

일요일 아침이 되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식사를 마친후 한컷.

매일 아침 국의 종류가 바뀌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하고..

겉절이의 양은 여전히 변화가 없습니다.

 

제가 사는 모습이 궁금하신지 겨울 이불도 가져가야하니까 자취방까지 바래다 주신다고하네요.

한겨울용 침낭이 있어서 아직 괜찮은데...

 

 

어머니는 챙겨가실 반찬만드시는중이구요.

 

 

겉절이는 실패였는데 이건 완전 대성공.

맛있습니다 깻잎.

 

 

 

비도 어느새 그쳤더군요.

자취방으로 출발하기전 잠시 베란다에 나와서 이것저것 찍어봤습니다.

 

 

카메라에 취미가 생기기전에는 이렇게 까지 풀떼기(..-_-)을 자세히 본적이 별로없었는데.

요즘에는 풀떼기들 쳐다보는것에도 꽤 흥미가 생겼어요.

 

 

 

 

 

 

after rain.

 

 

 

 

자 이제 자취방에 갈 준비를 할차례입니다.

어머니가 이것저것 챙겨오시는데요. 

 

 

가져갈 물건들을 보고있자니 예전에 부모님이랑 외할머니댁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올때 외할머니가 주시던것들이랑 모양새가 어째  비슷하네요.

 

 

준비완료입니다.

2박3일동안 정말 잘먹고 잘쉬다가는거같아요.

그동안 어째 본가에만 갔다오면 몸이 무거워지는느낌이였는데

지금 사진들을 보니 다 그럴만 하군요.

(먹은 후식과 과일들은 다 올리지도않았는데..-_-)

 

 

 

출발하기전 어디서 야옹야옹.

어머니가 보시더니만 밥먹으러왔니?.. 하시네요.

 

어머니가 매일 밥주시는 고양이중 한마리라고 하시네요..

이름은 나비 라고...-_-;

 

 

몇마리가 거의 매일 찾아온다고합니다.

도망도 안가는듯.

어머니가 손이 크신편이라서.. 그동안 먹는걸 계속  줬더니만 살이 많이 쩟대요.

 

 

다래와 머루가 떠난후 두분은 여전히 잘계시는거같은데

그래도 한켠으로는 허전해하시는거같아요.

 

다른아이들은 분양받는건 어떠냐고 물어보니 어머니는 좋아하시는거같은데

아버지가 아직 마음이 많이 안좋으신지 이제는 더 키우고싶지않으시다고하십니다.

 

어떻게 다른방법을 찾아봐야할거같아요.

동물카페에 여행가면서 몇일씩 맡기기도한다고하던데 애완동물 임시보호같은걸 해보시면 어떠냐고 말을 한번 해볼까합니다.

 

나비에게 밥도줬겠다.

이제 분당으로 출발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얼마남지않은 가을 만끽하시구요.

내일은 눈이 내릴수도있다고하니

감기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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