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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야산다_자취요리

내생애 첫 된장찌개. 어머니께 전수받은 된장찌개 끓이기

by hermoney 2012.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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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를 한이후로 가끔 어머니와 하게되는 짧은 통화의 내용은 대부분

뭐 먹었냐 입니다.

 

"오늘 저녁은 뭐 먹었냐?"

 "먹긴 뭘 먹어 그냥 밥이지 모 김치에다가 반찬에다가"

"먹을게 없어서 어떻하냐"

 "그러는 엄마는 뭐먹었는데?"

 "밥"

"모야 똑같으면서 ...-_-"

 "....."

 

대화내용이 거의 매번 비슷합니다.

저는 어렸을때부터 전화통화는 볼일이 있을때에만 용건만 간단히 주의자이기때문에 뭔가 항상 애매한 통화 내용이긴합니다만

부모의 입장이 되어보면 또 다를수도 있다는 생각은 해봅니다.

그래도 여전히 전화는 잘안해요.

아니 잘못한다는 표현이 맞는거같습니다.

이건 꼭 부모님에게만 해당되는건아니구요.

다행히 이런점을 아는 친구나 지인분들은 먼저 연락을 주셔서 제마음을 따듯하게 해주시는데 막상 당사자는 받기만 하는입장이니

좀 미안할때도 많고 그렇습니다.

 

아무튼 나름 자취요리4년차 중견요리인이기때문에... (아...4년차이면 실질적으로는 중급이 아직안되었겠네요. 초급 상 정도되겠습니다 -_-;)

항상 못먹는다 니가 모 먹을게 있냐라는 말을 들으면

걱정스러우신 마음이신건 알지만 은근 울컥하긴합니다.

 

 

어머니께 전수받은 된장찌개

 

 

저번에 찾아오신 어머니.

자취초반에는 요리나 청소같은거 배울생각 하지말고 돈이나 많이 벌어라 라는 말씀도 하셨는데 (...-_-)

포기하신건지 만날때마다 뭔가 요리를 한가지씩 전수해주십니다.

이번에는 된장찌개라고 하시네요.

옆에서 배워봅니다-ㅅ-

 

 

 

먼저 밥하면서 생긴 쌀뜨물을 뚝배기에 담고 불을 켭니다.

 

 

 

 

그후에 된장을 넣구요.

 

 

1인분 뚝배기에는 한큰술 정도 넣는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호박, 고기, 양파를 잘라서 넣구요.

 

 

 

무를 살짝 넣는게 시원한 맛의 포인트라고 하시네요.

 

 

고추가루도 살짝.

 

 

청량고추도 2개정도 넣으면 좋다고하십니다.

 

 

들어가는 재료를 보니 저희집 된장찌개는 시원칼칼한쪽이로군요.

조개도 넣으면 더 좋을거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만

조개는 없습니다-ㅅ-

 

 

 

두부도 조금 넣고 뚜껑을 닫은후 팔팔팔 끓이면

오잉 옆에서 구경만해서 그런지 엄청 쉽더라구요.

 

맛은 뭐 놀랍습니다.-_-

 

말그대로 어머니 손맛이군요.

 

 

그리고 몇일 뒤

 

 

그렇게 부모님이 다녀가신지 몇일뒤......입니다....

으으으음-_-

싱크대가 작은건지 설거지통이 금방금방차네요.

싱크대가 작은거같습니다.

큰집으로 가야..으으으음.

 

밥도 다떨어졌고 뭔가 밑반찬으로만 먹기에는 조금 쌀쌀한 저녁.

어머니가 된장국 재료를 다 두고가셨기에 한번 해보기로합니다.

 

 

 

먼저 밥부터 준비합니다.

밥에 들어가는 콩은 별로 안좋아하지만 다행히 다른건 좋아하는편이기때문에

언젠가부터 밥에 이것저것 넣어서 하기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현미밥입니다.

1:1 비율을 제일좋아하는데 거의 다 떨어져서 현미는 살짝만 섞게되네요.

 

 

 

쌀을 씻고 버리고 2번정도 반복한후

3번째 물을 된장찌개 끓이는데 사용해볼까합니다.

 

뚝배기는 숨구멍? 같은게 있어서 설거지할때 세재로 하면안된다고 하니까요.

나중을 위해 좀더 챙겨둡니다.

 

 

 

 

밥을 해먹을려면 설거지를 20분해야하는상황이라 조금 안타까웠습니다만.

더이상 밀리면 진짜 한없이 밀리는 그런상태였으므로 결국 설거지도 시작합니다.

 

원룸은 다른데는 지저분해도 싱크대랑 화장실만 깨끗하면  깨끗해보인다라는게 그동안의 경험.

이걸로 제방도 조금 환해지겠지요.

 

 

 

뭔가 쌀뜨물이 설거지에 좋다길래 그동안 속이 깊어서 제대로 못닦았던 각종 물통도 닦아봅니다.

자전거 물통 , 보온병, 텀블러.

텀블러는 쌀뜨물과 조금 안어울리는 느낌?'ㅁ'

 

 

 

 

후우

설거지를 겨우 끝내고 재료를 꺼내봅니다.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된장말고는 뭐 몇종류는 없어도 괜찮지않을까 싶습니다.

 

뚝배기.

이런 된장. (...-_-)

두부

호박

소고기

청양고추

이렇게구요

냉장고에서 황태말린걸 발견해서 이번에는 요것도 좀 넣어볼까합니다.

 

 

 

 

배운데로 쌀뜨물에 된장을 요만큼넣고 (네. 저 된장남입니다...-_-)

 

 

불을 올립니다.

 

 

물이 끓을 동안 재료들을 자릅니다.

 

 

대충 요정도 크기가 좋은거같습니다.

 

 

 

 

 

 

 

 

 

그리고는 뭐 쉽군요.

다~~ 넣습니다.

 

 

 

 

다넣고보니 왠지 물의 양이 1인용 뚝배기 크기에 비해 너무 많아 보이는거같네요.

흐음.

왠지 좀 불안합니다.

 

 

 

뭐 어떻게든되겠지요.

고추가루도 좀 넣습니다.

 

 

 

뚜껑을 닫고 끓입니다.

 

 

김치도 썰어서 꺼내구요.

룰루랄라

해먹기 귀찮아 죽겠다고 했으면 막상 하다보니 왠지 신나졌습니다만.

 

 

 

 

 

역시 물이 많았던건지 이쪽은 신나게 끓어넘치고있습니다.

이제와서 물을 뺄수도없기에 그냥 뭐 지켜볼뿐.

견뎌라 -_-;;;;;;

이겨내라 -_-;;

응원중.

 

물이 많았다기보다는 어머니께 받은 뚝배기가  너무나 너무나 작습니다.

혼자 산다고 1인분 사이즈 뚝배기를 주시다니 -_-

저는 한번에 크게 해서 2-3번 먹는 스타일인데

 

저거 뚝배기... 작아서 귀엽긴 한데요.

저는 절대로 저런 1인분 뚝배기 안살라구요.

비추천입니다.

 

 

 

 

너무 끓어넘친탓에 뚝배기 주변이 좀 더러워보이긴했습니다만

그래도 사람이 먹어도 되는정도로 잘완성된거같습니다.

너무 끓어넘친건지...

좀 쫄았군요.......

너무 .. 쫄았군요..

 

이거 강된장인가..........

내가 강된장을 할려고한건가..하아..

 

뭐 그래도.. 못먹을정도는 아니니까요.

 

 

 

 

 

쫄거나 끓어넘치는거야 뭐 살짝 짜게 먹으면 되는건데요.

끓어넘치면 안좋은거는

요기..

가스렌지를 청소해야하는점이 좀 괴롭습니다.

 

저런거야 뭐 쿨하게 그냥 둬도 되긴합니다만.

그렇게 되면 얼마후 지옥을 보게된다는걸. 혼자사는그동안 많이 겪었거든요.

 

다른건 몰라도 음식관련 쓰레기들은 바로바로 해쳐나가야합니다.

이 진리를 깨닫기까지

참 수많은 이상하게 변한것들을 봐왔지요... 후우.........T_T

 

 

 

마침 밥도 딱 적당하게 완성되었습니다.

 

 

 

주걱으로 적당히 섞어준후에

 

 

이렇게 하나씩 담아서 냉장고에 얼립니다.

나중에 해동해서 하나씩 꺼내먹습니다.

 

 

 

기왕 한식컨셉으로 간김에 이런것도 해보기로합니다.

 

 

요기에 물을 붙고 살짝 끓이면 슝늉.. 비스무리하게됩니다.

 

 

 

 

나름 첫 된장찌개라고 신경을 좀 써봤더니만

꽤 거창한 상차림이 되었습니다.

 

 

 

대부분 따듯한 국물없이 밑반찬위주로 먹다가

갑자기 이렇게 팔팔 끓는 된장찌개가 생기니 기대되네요.

혼자 먹는 식탁이기때문에 밥옆에 된장찌개를 놓으니 뭔가

구도상 된장국같아보이기도하지만

이건 분명 된장 찌개입니다.

강된장 아니구요.

 

 

 

살짝 짭자름하지만 역시 맛있습니다.

어머니가 하신것과 비교하자면.

재료모두 완전 똑같은걸 그대로 사용했는데요.

 

어머니가 하신것과는 맛이... 좀 떨어지네요 제건.

신기하군요 흠.

 

왜 다른지 뭐가 다른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 물이 끓어넘친부분이 조금 의심되구요.

에....

그다음에는 없는데말이죠

 

뭐...너무 다른사람이랑 비교할필요는 없는법.

그래도 제기준에서는 훌룡한 맛입니다.

 

 

 

 

그렇게 간만에 한끼 제대로 먹었습니다.

된장찌개를 해본소감은...

 

하는건 쉬운데 은근히 재료가 다양하게 들어갑니다.

혼자 사는 사람집에 호박 무 두부 고추가루 소고기 양파 된장

이런게 다 갖춰져있는 순간이 얼마나 될까 싶기도하구요.

 

재료 손질하는것도 좀 귀찮은편입니다.

그런면에서.... 된장찌개는 난이도보다는 한끼를 위해서는 드는 시간노력대비로는 좋다라고는 할순없지만.

그래도 한국사람이라그런지

팔팔 끓는 된장 찌개가 참으로 먹고 싶은 순간들이 있는거같습니다.

 

비싼재료들은 아니니까 커다란 뚝배기에다가 한번에 한 3인분쯤 해서 3끼를 해결하는거라면 나쁘지않을거같구요.

안그래도 왜 어머니가 하신거랑 맛이 다를까에 대해 궁금해하던때에 어머니랑 통화를 하게되었습니다.

 

"오늘 저녁은 뭐 먹었냐?"

"먹긴 뭘 먹어 그냥 밥이랑 찌개지 모 김치에다가 반찬에다가"

"먹을게 없어서 어떻하냐"

"그러는 엄마는 뭐먹었는데?"

"밥"

"모야 똑같으면서 ...-_-"

".....찌개는 용캐했네 맛이 어떻디? "

"응 맛은 있었는데 신기하게 엄마가 한게 더 맛있네 뭐가 다르지? "

".....그렇지? ㅎㅎ"

 

뭐 결국 통화내용은 비슷했구요.

맛이 왜 다른가에 대한 대답을 들을수는 없었지만 뭔가 뿌듯해하시는느낌을

전해 받을수있었습니다.

 

아마도 어머니스스로도 왜 어머니가 한 요리가 더 맛있는지는 구체적인 이유는 모르실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이만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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