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출하다싶어 시계를 보니 어느새 저녁시간이 되었더군요.
도대체 이놈에 배통은...
하루쯤은 배가 안고파도 될거같은데 오늘도 여전합니다.
빨리 밥달라고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ㅅ-
뭔가 먹을게 없나 싶어서 주방쪽으로 이동.
(주방이라고 해봤자 원룸이라 별도의 부엌이 있다거나 하진않습니다만.. 음.. 요즘 점점 여성화되어가는지 이쁜주방이 갖고싶어지고 있어서 큰일입니다..-_-)
어제 먹다남긴 참치김치찌개 국물이 보이는군요.
다시 끓여먹기에는 뭔가 조금 애매한 양이 남았지만..
전날 너무 맛있게 먹었기에 그냥 버리기가 아까워서 남겨뒀습니다 -_-
어찌 이 국물을 재활용할(...-_-)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하다가 이 남은 김치찌개국물에 어묵탕을 끓여보기로했습니다.
얼마전 마트에서 구입한 종합어묵등장.
마트 pb상품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용량대비 가격이 강점이라 저에게 선택되었지요.
게다가... 무려 어묵스프가 들어있습니다.
(요즘에는 이게 안들어있는게 많더군요.)
뭐 없으면 없는데로 멸치육수에 다시다라던가 간장을넣어서 국물을 만들어내면 됩니다만 (얼레 마치 요리잘하는척 글을 쓰고있군요 -_-;)
이상하게 어묵안에 들어있는 자극적인 조미스프맛에는 미치지 못하더군요. -ㅅ-)
뭐... 왠지 몸에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만 저는 요 어묵스프를 꽤 선호하는 편입니다.
1회 제공량 칼로리가 겨우 80kcal.
얼레 뭔가 이상한거같아 자세히 보니 1회 제공량이 50g이군요 =_=
1회제공량의 기준이 무슨 갓난아기도아니고.
제 배의 용량이 잘못된건지 모르겠습니다만...
이세상 그 어떤 성인이 어묵을 한번에 50g만 먹을수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예민해진건지 괜히 어묵 뒷표지에 대고 짜증을 부리고 있군요 -_-;
아무튼 1회 제공량이 50g이라는건 말도 안됩니다 흥.
어묵탕은 자취생활을 하면서 꽤 자주 끓여본 음식이라 만드는건 익숙합니다.
사실 크게 어렵지도않구요.
단지 지금 궁금한건 남은 김치찌개국물과 어묵과의 궁합이 어떤가인데...
일단 만들어보기로합니다.
어묵은 도마위에서 칼질을 하는게 이쁘게 자를수있습니다만 그렇게 하면 설거지거리가 늘어나게되므로 대충 어묵봉지를 잡고
한줄씩 꺼내서 가위로 잘라 냄비로 넣습니다.
가스렌지불을 키고 물을 넣습니다.
물은 냄비가 끓을때 물이 넘치지 않을정도로 채워넣구요.
나중에 간을 볼때 싱거우면 국간장을 살짝 넣을생각입니다.
1kg 어묵에 6g짜리 어묵스프가 2개 들어있으니 4g만 넣어야하는데 6g 씩 포장되어있으니 조금 미묘합니다.
적당히 집어넣습니다-ㅅ-
실제로 맛에 도움이 되는지 안되는지는 모르겠으나 (맛은 그냥 간장맛-ㅅ-)
이미 2개세트를 구입해버린터라... 사용해야하는 운명인... 연두도 한스푼 넣어봅니다.
배고픈데 어묵국물 끓는 냄새를 맡으니 왠지 삘받아서 식량 저장창고로 사용되고있는 신발장(...-_-)을 열어봅니다.
라면사리도 넣어볼까했는데요.
냄비가 이미 꽉차버려서 넣을곳이 없더군요.
조신하게 라면사리를 다시 신발장에 집어넣습니다.
국물이 부글부글 끓고 집어넣었던 어묵들이 적당히 익었을인 지금이 파를 집어넣을 타이밍입니다.
파는 미리 다져서 냉동실에 넣어두었습니다.
아..................
자취생활전에는 제가 파랑 양파를 미리 다져서 냉동실에 넣어두는 타입의 인간이라고는 생각치도 못했는데......
지금은 ...
파랑 양파는... 저렴할때 대량 구입하셔서 미리 작게 잘라둔후 냉동실에 얼려두시면...
요리할때 편하게 사용할수있어요...
....와 같은 글을 쓰고있군요.-ㅅ-
(요즘은.. 큰냉장고랑 휴대용 진공청소기 같은게 갖고싶어지고있으니 큰일입니다.... 네이버에 몰래 요리블로그하나 만들어서 열심히 활동하면
냉장고 리뷰같은거 들어오지않을까 고민도 해봤습니다 -_-;;; 물론 제 요리블로그는 그전에 망할듯........-_-)
다진 파를 한움큰 집어넣습니다.
어렸을때에는 곰탕에도 파를 안넣어먹는... 지극히 어린이입맛이였는데요.
물론 지금도 야채는 그다지 선호하는편이 아닙니디만..
요리를 조금씩 해보니 알겠더군요.
안들어가면 국물맛의 깊이가 꽤 다릅니다.
칼칼한 맛을 추가하기위해 청양고추도 3개 넣어봅니다.
김치찌개와 어묵과의 콜라보레이션.
과연 성공적일지.
일단 냄새로만 봤을때에는 꽤 맛있는냄새가 풍기더군요,.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간을 봅니다.
할레루야 !
헐?
상상하던 그이상입니다.
의외로 어울립니다.
일단 대충 상을 피고 식사준비.
음.......
뭐라고 표현해야할까요.
힘든 어업을 마치고 명태를 한가득잡은 배와 함께 항구로 돌아오니 항구옆 텃밭에 싱싱한 배추가 살아움직이는 그런맛?
(.....도대체 뭔소리냐 -_-)
얼큰하면서 칼칼하고 구수하면서 시원한.. 몸이 따듯해지는거같은 그런 국물맛입니다.
이상하다 내가 만들었는데 이정도의 맛이 나올리가 없는데?
이건 좀... 스스로가 놀랐습니다.
국물을 떠먹는 수저의 움직임을 도저히 멈출수가 없었어요.
후~하~ 후하~ (적고보니 왠지 라마즈호흡같은 느낌이.....-ㅅ-)하면서 입으로 호호 불면서 끝없이 국물을 마셨습니다.
단언할수있는건 이날 먹은건 제 인생에서 먹어본 국물맛 best 10안에 넣을수있을정도였습니다.
이걸로 식당을 차려보면 성공할수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정도였어요..-ㅅ-;
물론 엄밀히 말하자면 제가 만든게 아니라 어머니가 주신 김치와 마트어묵공장에서 만든 어묵조미료 맛이겠습니다만..-_-
안되겠다...
술을 싫어하지만.. (..-_-)
한잔 해야겠다.
이 국물을 알콜없이 그냥 보내는건 요리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_-)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끝없이 움직이던 수저를 겨우 멈추고 냉장고를 엽니다.
마트에서 구입한 퀸즈에일입니다.
국산맥주 업체로서는 잘시도하지않는 쟝르라서 일단 대환영하는마음으로 구입해봤습니다.
음...
맛 좋습니다. 해외 에일에 뒤지지않아요.
단......
가격도 해외맥주에 뒤지지 않습니다....................=_=
그렇게 참 즐거운 저녁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때의 맛이 잊혀지질않아 다시 해먹으려고 했으나 얼마후 김치를 모두 다 사용한 관계로....
이날 이후로 김치어묵은 다시 해먹을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어머니에게 김장했다고..전화가 왔어요.
제주도에서 돌아왔으면 돌아왔다고 연락을 해야지 이놈아 라는 말씀과 함께.
그김치가 다 익을때쯤에는 다시 해먹을 생각입니다.
생각해보니 뭐 굳이 먹다남은 김치찌개의 국물을 따로 준비할필요없이
익은김치를 미리 냄비에 볶은후 물을 넣고 어묵과 어묵스프를 넣어도 비슷한 맛이 날거같습니다.
어울리지않을듯했으나 정말 상상이상의 맛을 볼수있었던...
김치어묵탕 요즘같은 쌀쌀한 날씨에 추천해드립니다.-ㅁ-)b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갑자기 한겨울 같은 느낌의 날씨가 되었네요. 감기 조심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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