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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야산다_자취요리

내 생애 첫 닭모래집 볶음 만들기

by hermoney 2012.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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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닭똥집이라고 하지요.  요새는 닭모래집이라고도 많이 부르던데 저는아직까지 닭똥집이라는말이 더 와닿습니다.

겉포장에 근위라고 써있는걸보니 정식 명칭은 근위가 맞는거같기도하구요.

(뭐 닭똥집이나 닭근위나 닭모래집이나... 아무렴 어떼요-ㅅ- 그래도 닭똥집이 젤 맘에드는데. )

 

마트에서 닭볶음용 닭을 사다가  눈에 띄어서 구입해봤습니다.

가끔 가게에서 먹어봤던게 기억나더라구요. (가게라기보다는 주로 술집이나 포장마차였던듯합니다.)

500g 에 5000원정도. 

가게에서 사먹는것보다 싸게 먹힐거같기도하구요.

대충 후라이팬에 볶버리면 쉽겠거니했었습니다.

 

 

닭모래집 볶음 재료

 

 

밥대신 뭔가 다른걸 먹고싶었던 저녁.

슬슬꺼내봅니다.

요리되기전에는 이렇게 생겼군요.

가게에서 요리되어 나온것만 보다가 생물로 보니 왠지 좀 그로테스크.

 

 

 

장본지 얼마안된터라 재료가 꽤 풍족합니다.

청량고추와 파프리카까지.

단지... 마늘이 없다는게 좀 아쉽더군요. 

아 닭똥집에는 통마늘이 핵심인데.

그렇다고 또 지금와서 마늘사러 나가긴 또 싫습니다.

예전에 닭볶음탕 만들때 감자없이도 맛있기때문에 (제입에만 맛잇었을지도요-ㅅ-)

이번에도 대충 냉동실에있는 양파로 마늘을 대신해보려고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순 제멋대로입니다.)

 

 

재료들입니다.

대충 후라이팬에 기름둘둘하고 이것저것 넣고 볶아버림 후딱 만들어먹을수있겠네 싶었는데.

처음 해보는 요리라 왠지 불안한마음에 다른사람들 레시피를 보니 요리전에 손질을 잘 해야한다고하는군요.

 

저답게 쿨하게 무시해버리고 그냥 후라이팬에 볶아버릴려고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름부터가  닭집 -_-;

뭔가 잘안씻으면 지옥이 펼쳐질거같은 이름의 식재료.

 

자취생활을 하면서 대충 생각대로 다짜고짜 막 요리를 해버린후에 몇번의 지옥을 경험해보았기에

요새는 좀 소심해졌습니다.

 

 

닭모래집 손질

 

 

가게에서 사먹기만해서 느껴본적이없었는데

닭모래집을 바로 요리해버리면 엄청난 닭 노린내가 난다는 말이있더군요.

밀가루로 부은후 마구 주물러 세척해야한다고하네요.

 

...에..집에 밀가루가 없더라구요.

부침가루는 있네요-ㅅ-

으음 이건패스.

 

 

다행히 굵은소금으로 대신 해도된다고 합니다.

(굵은소금으로 먼저 세척한후 밀가루로 한번더 하면 좋다고합니다)

  

 

 

 

이렇게 굵은소금을 부은후에. 

 

 

손으로 마구 주물러줍니다.

라고 써있어서 손으로 막 조물조물하는데

아... 느낌 매우 이상합니다-_-

 

뭐..하다보니 조금 적응되기도하고..

적응되면 또 은근 나쁘지않은촉감인거같기도해요 야들야들

 

 

혹시 몰라서 술로 한번더 씻어줍니다.

먹다남은 술을 모아둔게 쓸모가 있군요.

술이란 항상 나쁜것만은 아닌듯.

그리고 잠시후 물로 사사사삭 행궈줬습니다.

가끔 뭔가 녹색덩어리들같은게 나올때가있더라구요 으읔

그냥 그대로 요리했으면 위험할뻔했습니다. (둔한입이라서 아마 뭐가 들어있었는지 못느끼고 맛나게 먹었을수도있구요)

 

 

 

씻은후 펼치면 이런모양이 되는데요

아까 소금으로 박박 문질러서그런지 힘줄같은것들이 조금씩 벗겨질랑말랑 하더라구요.

이걸 때야하는지 안때야하는지 여기서 또 조금고민.

닭 먹을때 닭껍데기를 꽤 맛있게 먹는편이기때문에  힘줄은 그냥 두기로 합니다.

(무슨소리를 할려는지는 모르겠으나 힘줄빼기 귀찮아서 안뺀걸 뭔가 어거지로 합리화해볼려고 노력한느낌)

 

적당한 크기로 잘라봅니다.  2등분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3등분한게 더 좋았을거같습니다.

(볶을때 작은게 더 유리할듯하기도하고.. 여러등분으로 자른게 왠지 양이 많아져 보이는효과가 있더라구요-_-)

 

 

 

 

그리고 이제 요리...

를 할려고했으나 여기에서 한번더 삶으라고하네요

ㅇㄻㄴㄹㄴㅁㄹㄴ어ㅏ륮댜륨ㅈㄷㄻㄴ

을아런아럼냐롬ㄷㄹ만ㄻㄴㅇㄹㄴㅇ룸ㄴㅇㄹ

아 힘들다.

그냥 가게가서 사먹을걸.

 

500g에 5000원이라고 해서 직접해먹으면 가게에서 사먹는거보다훨씬 싸게먹히겠구나 싶었는데

만만한 재료는 아닌거같습니다.

 

 

 뭔가 불순물같은게 나오는걸보니 삶기잘한거같아요.

전 혹시 뭔가 효과가있을까봐 괜히 삶을때 후추도 뿌려봤는데 이건 필요없는거같기도합니다.

 

 

 

삶는동안  야채들을 썰어줍니다.

정말 오랫만에 써보는 파프리카로군요.

왜 피망은 싫은데 파프리카는 좋을까요.

 

 

 

청양고추도 적당히 잘라주고요.

보통 가게에서 맛보게되는 매운맛은 싫은데 적당히 넣은 청양고추의 칼칼한 맛은 참 좋더라구요.

요즘들어서 매우 애용하게됩니다.

 

잘라놓고보니 왠지 빨간색과 초록색의 어울림이 이쁘네요.

괜히 보기좋습니다. (이렇게 주부가 되어가나봅니다.아아아아)

 

 

 

뭐 이런 주방의 모습입니다.

(얼마전 주방청소를 했기에 괜히 자랑질중.-ㅅ-  무려 설거지도 했습니다.)

 

 

 

처음이라그런지 은근히 시간이 오래걸리더라구요.

오래걸리니 배가 고픕니다.

집에오면 어머니가 밥해주시고 어렸을때.. 그런시절이 좋았습니다.

요리하는즐거움. 내가 스스로 해먹는 즐거움도 무시할수는없습니다만.

 

익숙해지면 다음에는 좀더 빨라지겠지요.

 

 

 

마늘이 있으면 참좋을텐데.

여기에는 딱 마늘인데.으으

어쩔수없이 예전에 잘라서 냉동실에 넣어둔 양파로 대신해봅니다.

 

 

올리브유같은걸로 하면 왠지 좋을까 싶은데

다먹은지 오래됐으므로 그냥 있는데로 식용유로 볶습니다.

해표는 참 오래동안 보는듯. 

 

 

 

양파 볶는냄새는 언제맡아도좋은거같습니다.

적당히 볶아졌을때쯤 파프리카와 고추도 넣습니다.

 

 

 

닭모래집도 넣고 함께 볶기시작합니다.

볶으면서 보다보니 뭐랄까.

청양고추랑 빨간 파프리카는 색어울림이 참좋네요.

 

 

잘못하면 노린내가 심하게 난다는 레시피의 초반문구가 자꾸 생각납니다.

 

 

소심해져서 후추도 추가.

 

 

 괜히 와인도 살짝 추가해봅니다.

혀가 둔한건지 막상 먹을때에 와인맛은 안나더군요.

아깝게 괜히 넣었나봅니다.

 

 

 

 

원래 닭볶음탕용 소스를 넣어서 매운 컨셉의 볶음을 할려고했는데

볶다보니 슬쩍 아이디어가 떠오르네요.

1/3정도는 양념안된상태로 기름장에 찍어먹는것도 괜찮을거같아요.

따로 덜어둡니다.

기름장은 그냥... 참기름에 소금 넣었어요

 

 

그렇게 나온 닭모래집볶음 순한맛.

 

 

 

그리고 닭볶음탕양념을 넣습니다.

고추장에 마늘이랑 설탕같은게 살짝섞여있는게 아닐까싶습니다.

없으시면 그냥 고추장 이랑 다진 마늘, 설탕같은거 넣으시면 될거같아요.

 

 

 

완성이 다가와서 그런지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룰루랄라.

조금있으면 배를 채울수있다. 두근두근

 

 

 

 그렇게 완성되었습니다.

 

 

 

 닭모래집볶음 매콤달달한맛.

 

 

 

닭모래집볶음 순한맛.

(참기름장에 찍어먹으니 고소한게 이렇게 먹는게 은근히 괜찮더라군요)

 

 

 

 뭐랄까...

파프리카는 왠지 요리를 그럴싸하기 보이게하는효과가있는거같아요.

제가 안만든거처럼 나왔어요.

꽤 흐뭇합니다.

 

 

   

 

괜히 흐뭇한 마음에 데코레이션 해놓고 구도를 잡고 막 사진을 찍습니다.

요리하고 만든요리가 이쁘다고 사진찍고 좋아라하고.

쓰고 보니 왠지..으음...

자취초반에만해도 제가 이리될줄은 몰랐는데... 뭐 배고프고 매일 사먹기싫다보니 어째 이렇게 되버렸습니다.-_-

 

부모님이 이모습을 보시면 어떤생각을 하실지

자..자랑스러워 하실려나요-ㅅ-

 

어렸을때 할머니집가면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면 고x 떨어진다고 막 그러셧었던거같은데

주위 이웃들을 봐도그렇고 남자들도 요리많이 하는듯하긴합니다.

 

뭐 배고프면 어쩔수있나 싶기도하고-ㅅ-

 

 

 

 

요리를 한다고해놓구서는..

저녁을 먹는다고 해놓구서는..

술싫어한다고 하구서는.....

 

어째 매일 만드는게 술안주같은 이느낌은 뭘까요 으음.

 

 

 

이제 즐기는시간.

뭐 이런 저녁상의 모습입니다.'ㅁ'

 

 

파프리카덕분인지

예전 초창기때 하던 요리 생각하면 놀라울정도로 비쥬얼이 좋아졌네요.

 

평범해졌다고... 이런 제 모습을 섭섭해하시는분들도 계시더라구요.

어째 계속 해먹다보니 요리실력이 늘은걸까요 으하하  .... 죄송합니다...T_T 

 

그러고보니 자취생활 4년동안 아직 콩나물국이나 된장국은 한번도 안해봤군요.

주로하는건 여전히 후라이팬에 기름 둘둘. (무슨 중국사람도아니고 맨날 후라이팬 후라이팬.)

 

 

 

 

닭모래집 500g 은근양많은듯.

밥은 못먹겠더라구요.

뱃속에 닭모래집으로 꽉차있던...

맛있고 배부른 저녁이였습니다.

 

 

사실 제입에 맛있는거라 보장할순없지만...

제가 하는요리들은 대체로 다 난이도가 쉬운편인거같으니 장보실때에  닭모래집 한번 구입해보시는것도 괜찮을거같습니다.

뭐 요리할때마다 생각하는건데 제 레벨에서는 언제나 요리보다는 재료손질과 수급이 훨씬 어려운거같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고추장양념대신  굴소스랑 고추기름을 넣어서 중화풍으로 만들어보는것도 꽤 괜찮을거같기도하고

아니면 삼촌네(분당술집이름) 스타일로  통마늘가득넣고 간장소스를 넣어서 달달하게 해보는것도 맛있을거같네요.

 

요리에 취미가 생길려고 하는지 별생각이 다 떠오르네요.

닭모래집. 다음에 마트가면 다시 구입해야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멋진하루되세요'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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