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면 몇가지 생각나는 음식들이 있습니다.
파전, 족발, 부침개, 두부김치, 칼국수, 수제비, ...
...에 어째 써놓고보니 대체로 술안주같군요-ㅅ- (이러면 안되는데말이죠 으으)
장마철이라 비도오고 자전거도 못타고 끕끕한마음에 예전에 찍어두고 방치해둔
사진들을 정리하다보니 예전에 해먹어본 수제비가 보이더군요.
빨리 장마가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에서 옛생각을 떠올려볼겸 올려봅니다'ㅁ'
수제비
몇달전 습하고 뭐 그랬던날.
냉장고에 요리재료는 이것저것 있었는데 막상 요리하긴 싫고
그래도 뭔가 해먹긴해야할거같고 그랬던 날이였습니다.
또 두부김치나 해먹을까 하고 슈퍼에가서 이것저것 뒤지다보니 수제비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수제비는 역시 직접 반죽을 해서 하나하나 뜯어서 퐁당퐁당 집어넣어서 끓여야 제맛인데 어째 영 그렇게 하긴싫고.
막상 수제비는 먹고 싶고해서 편하게 한번 만들어볼까해서 사봤습니다.
(누가 해줬으면 좋겠건만.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안울어 자취생이기때문에 뭐 별수없지요 -_-)
막상 사놓고보니 살짝 후회중.
가격도 그렇고 걍 밀가루사서 반죽을 해볼걸그랬어요.
뭐 이런 조리법.
안에 뭐 이런 스프들도 들어이더군요 흠.
수제비를 삿는데 왜 국수스프가 들어있는건지는 좀 의문인데
아마 같은 회사에서 칼국수같은것도 파는데 범용으로 쓰이는터라 같이 넣어둔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 뭔가 살짝 마땅치 않기도한데 디테일함에 크게 신경안쓰는편이다보니 뭐 맛만나면 되지싶어서 사용하기로 결정. -ㅁ-)
장본지 얼마안되서 식재료는 꽤 많았던 타이밍이라 냉장고가 좀 풍족합니다.
걍 요리법대로 감자랑 스프만 넣고 끓이면 되는데
귀찮다 귀찮다 했으면서도 막상보니 이것저것 넣어보고싶네요.
역시 수제비에는 감자.
닭볶음탕해먹을려고 산 감자인데 수제비에 쓰게되네요.
감자는 저같은 요리초보에게는 손질이 꽤 귀찮은편.
흙을 씻고
감자보다는 과일깎는데 더 많이 쓰였떤 감자깎는칼로 슥슥 벗겨줍니다.
중간중간 쏙 들어간 부분이 말끔하게 안깎이는게 매우 신경쓰입니다.
일단 급한데로 대충 벗기고 (음? 야한멘트인가 이거 *-_-*)
나중에 칼로 처리.
감자 손질...
별로 해본적이 없어서 그런지 쉽지않습니다-ㅁ-
뭐 시작부터 벌써 지칩니다.
누군가 감자가 들어간 요리를 해준다면 그분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합시다
껍질깐 감자가 마트에있었던가요 으음 다음부터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예전에 어머니가 주신 다시마가 있길래
안넣은거보다 낫겠거니하고 넣고 끓여봅니다.
멸치도 있으면 좋겠는데 뭐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예전에 마늘 다진거 사서 얼린거입니다.
아 이때 냉장고 사진을 보니 저렇게 식재료가 풍족할때가 다 있었네요.
장보고 얼마뒤에 부모님오시고 그러면 잠시 저런상태가 됩니다.
아무튼 다시마 끓인 물에 수제비 속에 들어있던 국수스프(?)와 야채스프를 넣고
얼큰함을 위해 청양고추도 잘라넣습니다.
살짝 싱겁지않나싶어서 국간장도 한스푼.
에...이쯤에서 끝냈어야했는데
갑자기 이쯤만들다가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김치넣은 얼큰한 수제비가 생각나버렸습니다.
으아아아
다시 냉장고를 뒤져서
각종 김치와 고추장, 고추가루를 꺼냅니다.
떡국떡도 좀 남았길래 뭐 수제비나 떡이나 비슷하겠거니 싶어서 사리로 추가.
김치국물도 넣고
김치도 넣고
떡사리도 넣고
고추장도넣고
고추가루도 넣고.
감자 손질할때에는 한숨이 나왔는데 막상 이것저것 넣는단계에서는 꽤 신납니다.
뭐 그냥 마구마구 넣습니다.
그리고 끓이는데...
넣는거까진좋았는데 어째 비쥬얼이 영 이상해집니다.
고추장넣으면 위에 뭔가 침전물같은게 떠오르는데 걷어내야하는지 먹어야하는건지 좀 의문.
학교에서 누가 가르쳐준사람이 없었기에 모르는게 당연하다 싶기도하고
오지랖넓으신 친척어른신이 봤으면 이나이되도록 이런것도 몰라! 라고 한마디 하실듯싶지만
뭐 모르는게 죄는 아니지요!
알아가면 되는거니까
하면서 가상의 상대에게 반격을 가한뒤에
일단 걷어내봅니다.
(뭔소린지 거참-ㅁ-)
두부김치를 해먹을려고했는데
냉장고 뒤지다가 발견한 고기가 보여서 작전을 또 바꿉니다.
김치 고기볶음 뭐 그런걸로 해볼려구요.
고기도 살살볶습니다.
동시에 두가지 요리만들기에 돌입.
혼자 해먹음서 살다보니 슬슬이렇게 불두개를 동시에 쓰게되는날도 가끔있네요.
바뻐지기 시작합니다.
무아의 경지.
익은 김치를 넣고.
조금 남아있는 굴소스도 넣어봅니다.
볶음요리에 살짝넣음 괜찮은거같아요.
뭔가 볶을때에 조금 넣으면
남들에게 중화풍 요리를 한다고 말할수있게 해줍니다.
실제 중화풍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청양이도 잘라넣고
간이 살짝 아쉬울거같아서 다시 국간장 한스푼넣습니다.
이쪽은 뭔가 비쥬얼이 그럴싸한거같은데
이쪽은 뭔가 보기에는 영..
좀...
이쪽이 메인인데 어째 모양새가 저러니 괜히 좀 뒤숭숭해지네요.
두려운 마음을 조금 갖고 간을 봅니다.
들어간 재료들이 풍성해서그런지 은근 괜찮습니다.
꽤 깊은맛.
그래도 보기에는 영.. 좀...
일단 완성되었습니다.
냄새가 은근 그럴싸합니다.
굴소스를 넣고 살짝 한국식으로 요리해본 중화풍 고기볶음
中和肉攪拌
....이 완성되었습니다.
(저게 뭔소린지 모릅니다. 아는 중국어는 니취팔로마? (밥먹었냐? 뭐 이런뜻이라고 합니다 한국에서 발음세게 발음하는거 주의)
뭐 이런거밖에 모릅니다.-_- 그냥 구글 번역기로 쳐봤어요. 그러고보니 중국사람들이랑도 일해봤는데 딱히 뭐 대화나눠본게 없군요-_-;
코딩하다가 중국어로 된 주석을 발견하였을때의 그 쑈킹함은 이뤄 말할수가없다는...)
번역기에 영어로 돌려보니
Junghwapung fried meat
이라고 뜨네요 -_-
번역기는 역시 참고만 해야겠습니다.
마지막 간을 봅니다.
마늘과 청양이가 들어가서 그런지 칼칼하고 좀 깊은....
몸이 따듯해지는 맛이 나네요.
김치는 안넣는게 더 좋았을거같구요-ㅅ-
국물과 감자는 좋은데 역시 수제비는 사다넣은거라그런지 식감이 별로군요.
(자취생이 배가 불렀나봅니다 아무거나 맛나게 먹음되지!-_-)
아 하기싫다고 하면서도 막상하면 또 재미나게 하게되는거같기도하고
뭐 그렇습니다.
아아 요리란 무엇인가.
수제비가 메인이였었는데
어째 이게 메인이 되고 수제비는 서브 같은느낌의 저녁이였습니다.
비오는날 눈물젖은 수제비를 먹어보지않은자 자취생활을 말하지 말라라는 컨셉이되나 싶었는데
이게 왠걸
엄청 풍성해져버렸습니다.
(되..된장남? -_-)
다좋았는데...
수제비는... 많이 해봤자...
남기면 불어서 버려야되는걸...
한번 왕창해서 두고두고 여러끼해먹던 버릇대로 너무 많이 해버렸더니 남은거 못먹게되어서
음식물쓰레기발생.
어떻게든 그냥 다먹어볼까했었는데
저의 먹는양에 대해서 너무 과신했었던듯. 다 못먹겠더라구요 으어어
이건 좀 반성할점입니다.
먹는거까진 흐뭇했는데 싱크대보고 다시 살짝 우울해지긴했습니다만...
그래도 이렇게 무언가 해보는걸로 꽤 기분전환이 되는거같습니다.
(왠지 점점 여성화가 되어가고있는게 아닌가 싶은 걱정도 조금 드는데요. 왜 이런게 재밋지 으아아-ㅅ-)
끕끕한날 뭔가 해먹을게 없을까 할때 종종 해봐도 좋을듯합니다.
단, 수제비는 사지말고 반죽해서 직접만들것.
감자손질은 어려우니 옆사람이 있으면 옆사람시킬것. (저는 제가 했습니다만 T_T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장마철 건강과 습기 주의하시구요.
요아래 손가락 꾸욱 눌러주시면 장마에 고통받는
자전거못타는 자취생에게 큰힘이 됩니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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