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모르게 막 새콤한게 땡길때가있습니다.
임신한건 아니구요...-ㅁ-
아무튼 뭐 그런날이 어쩌다 한번씩 있습니다.
참 더운날 뭔가 또 밥을 해먹긴싫고.
괜히 아이스크림사러 동네 슈퍼에 가서는 괜히 이것저것 고르다 발견했지요.
쫄면.
재료가 비쌀이유가 뭐가 있겠느냐만은 가격도 만만하더군요.
그래서 이걸로 정했습니다.
동네 슈퍼 장보기결과물입니다.
은근 자주 사먹게되는 더블팅.
그리고 그냥 살게 없어서 산 망고 쭈쭈바.
원래는 주물럭 청포도맛이나 콜라맛이 훨씬 좋은데 다떨어졌더라구요.
쫄면 1kg 에 3000원.
쫄면장 1400원.
쫄면이야 거의 5인분이니까 가격적으로 나쁘지않은데 쫄면장 가격은 좀 불만입니다.
좀 숙련되면 쫄면장은 스스로 만들어먹어도될거같은데 처음해보는거니까
변수를 줄이기위해 샀습니다.
설명서를 대충읽어보니 뭐 비빔면이랑 비슷하네요.
물끓이고 면끓이고 물빼고 소스를 뿌려서 비벼먹는다가 핵심.
뭐 이런걸 요리글이라고 쓰는것도 좀 그렇지만 그렇다고 자취생이 쫄면을 반죽해서 면을 뽑아서 요리를 한다거나 하는일이
더이상하다고 생각하니까요.
쫄면장 뒤편에 써있는.
왠만한 면요리에는 죄다 들어있는....
오이나 양배추 등등을 썰어넣으면 더욱맛있습니다라는 문구.
참 쉽게 써놨지만 오이나 양배추 같은게 상시 있는 집이라면 집에 있을리가.
그래도 그문구덕분에 냉장고를 뒤져서 뭔가 넣어볼께있나 찾게되네요.
원래는 그냥 면과 소스만 해서 먹을려고했는데.
왜인지 모르겠는데 언제삿는지 기억도 안나는 대량의 상추랑 깻잎을 찾았습니다.
이게 왜 제 냉장고속에 들어있는지는 모르곘지만 상하기전에 발견해서 다행입니다.
물을 끓이고.
그와중에 상추와 깻잎을 썹니다.
아.. 쫄면에는 원래 채썰은 양배춘인데 말이죠. 흠.
역시나 좀 맛이 갈려는듯한 청양고추도 보이길래 좀 썰어봅니다.
매운걸 그리 즐기는편은 아니지만 뭐 이대로 두면 언젠가 버리게될테니 넣어봅니다.
물이 끓을때쯤
쫄면 투척.
면요리따위. 1인분 정량을 먹고 배가 부른적은 한번도 없으므로 넉넉히 넣었습니다만....
생각해보면 너무 많이 넣었습니다 -_-
대충 쿨하게 집어넣고보니 이렇게 면끼리 달라붙어서 덩어리를 만드네요.
다른면과는 달리 점성이 있는건지 끓는 물속에서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도 떨어지질않네요.
쫄면을 넣기전에 미리 면들을 좀 떼어내야 할거같습니다.
그후로는 뭐 비빔면 먹을때랑 비슷합니다.
그리고 야채들을 올립니다.
뭔가 커다란 냉면그릇같은데 올리면 비쥬얼적으로 좀더 좋아질거같지만.
그렇게되면 설거지해야할그릇이 또하나 추가되니까요.
냄비째 해버립니다.
이것도 나름 괜찮아보이는거같기도하구요
그리고 무려 1400원짜리 쫄면장 투하.
설명서에는 2인분 양이라고 써있는데 제 양기준으로는 말도안됩니다.
적게 들어있어요.
짜잔.
완성했습니다.
나름 처음해보는요리니까 오랫만에 밥상도 피고 그위에 올려둡니다.
왼손으로 비비고 오른손으로 비비고 -ㅁ-)~
비비면서보니 싱거워 보이는느낌.
맛을 보니 예상대로 싱겁습니다 아아.
1400원짜리 소스에게 다시 불만스럽습니다.
비싼건 용서되지만 양적고 맛없는건 다른문제입니다.
나름 자취요리 4년차.
숱한 지옥을 해쳐나온만큼 좌절하지않고 쫄면장을 만들어보기로합니다.
고추장 적당히
식초 적당히
깨소금 적당히
찬장에 (역시나 이걸 왜산건지 알수없지만) 고추기름이 보이길래
고추기름도 적당히 넣습니다.
다 적당히 넣으라고 쓰고있군요.
이거 요리글맞나?
생각해보니 요리글아닌거같습니다.
고추장은 두수저. 그외에는 한큰술씩넣었습니다.
그렇게 또다시 완성.
중간에 또 문득생각나서 얼음도 넣었습니다.
드디어 겨우 쫄면다운 맛이 납니다.
후루룩.
분식집에서 먹어본 쫄면맛이 슬슬 납니다.
새콤하고 달콤합니다.
그리고 왜인지 맵고(-_- 청양고추는 괜히 넣은듯)
깻잎의 향이 슬슬나는데 나쁘진않지만 역시 채썰은 양배추가 더 나을거같긴하네요.
배가 고픈상태라서그런지 오랫만에 먹어본거라 그런지 맛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쫄면은 여자사람들이나 먹는요리라고 생각하고있었는데 제가 이렇게 해먹고있군요.
분식점에 가면 쫄면보다는 역시 떡볶이에 튀김과 꼬마 김밥 듬뿍 넣어서 먹어야지요.
여자들이나 먹는요리라니 뭐 이런 웃긴생각인가싶지만
그동안 살아가면서 함께 밥먹을때 쫄면을 시킨 남자를 본적이 별로없다보니 이런생각을 하게됩니다.
그동안 여자사람들과분식점을 가본횟수는 보통의 남자들보다 훨씬 횟수이므로
짧은 경험으로 만들어진 일반화의 오류랄까.
내가 분식점에서 내돈주고 쫄면을 사먹은적이있었나 한번생각해보니..
괜히 옛날일이 떠오릅니다
슬램덩크에 감동받고 마지막승부 보고 활활 불타올라서 방과후 농구하던 꼬꼬꼬마 학창시절이였죠.
전날밤 학원에서 별로 친하다고 생각하지안았던 다른학교다니던 친구가 (여자사람들과는 원래 잘 못어울리는 성격. 어색해 왠지 모르게 어색해)
갑자기 우리학교 놀러올테니 학교끝나고 집에 가지말고 기다려달라고했던 날이였죠.
학교끝나면 집에가서 최근에 구입한 게임기 할려고했는데 그친구덕분에 집에도 못가고 마냥기다리고있었지요.
(아마도 슈퍼패미컴용 스트리트 파이터2 터보를 산지 얼마안된걸로 기억되는 시기입니다.)
아 빨리 집에가서 게임을 해야하는데 학원가기전까지 몇시간 못할텐데 왜나를 기다리게해 우씨우씨 하면서
기다리다보니 저희학교로 오더군요.
무슨할말있냐고 왜 기다리게 했냐고하니까 떡볶이 먹자고하면서 분식집으로 가더군요.
그친구는 쫄면 . 저는 역시 떡볶이에 튀김.
딱히 별이야기도 안하고 허겁지겁 다먹은후 각자 계산을 해야하는 타이밍인데
저보고 사달라고 하더라구요.
가뜩이나 학교끝나고 집에 못가서 구입한지 얼마안된 게임도 못한참이라 심기가 매우 불편했던 상태.
내가 왜 니 쫄면을 사냐?
라고 말을 했는데.
그친구는 왜인지 모르겠는데 엄청나게 화를 내면서 후루룩 가버렸습니다.
그렇게 집으로가서는 30분정도 스트리트파이터를 하고 (...-_-) 다시 학원으로 갔습니다.
원래 평소에도 서로 말을 섞지도않았지만 그후로는 왠지 모르게 까칠하기도하고 뭔가 어색해져있었지요.
아 쓰고보니 저는 바보군요-_-;;;;;;
뭐 아무튼 저는 쫄면은 별로 안사먹었다는 이야기를 하고있었는데 역시나 이야기는 삼천포로.
잘먹다가 이런게 나옵니다.
쫄면 10가닥이 뭉쳐진 덩어리.
아까 면끓이면서 이런거 하나 나올줄알았지요.
나름뭐 한가닥정도는 먹을만합니다.
스스로의 위장에 너무 자신했던건지 배터지는줄알았습니다.
남은 쫄면만들기.
3000원에 5인분짜리를 사버렸기에 남은건 어떻게든 먹어야했기에 복습겸 다시 해봅니다.
1400원짜리 쫄면장은 없지만
찬장에 뭐 이런것들이 있으니까요.
양배추를 넣어야하지만
이날도 역시 깻잎과 상추입니다.
혼자사는사람은 꺳잎과 상추 많이 사지마세요 으으으으으
먹을때마다 씻어서 자르는게 귀찮아서 아예 다 자른후 이렇게 통에 넣어버렸습니다.
아아 역시 4년차야.
뭔가 스스로 흐뭇해합니다.
전날의 실패를 교훈삼아 면도 미리 가닥가닥 분리해두고
뭔가 건데기가 있으면 좋지않을까싶어서 운동용으로 먹는 닭가슴살도 한덩어리 데웠습니다.
끓는물에 면을 넣고
그사이에 쫄면장을 만듭니다.
고추장 식초 고추기름 설탕 깨소금 적당히 적당히
(지금생각해보니 고추장빼고는 나머지들은 모두 생각하던이상으로 많이 넣어야 맛나는거같습니다.)
죄다 집어넣고 섞고있는데
냄비가 작아서 그런지 쫄면이 막 끓어넘치네요.
참 예민한 재료입니다.
물을 줄이고
닭가슴살도 하나하나 손으로 뜯어냅니다.
확실히...
요리는 어렵진않은데 재료준비는 어려워요.
찬물로 행군후 얼음을 깔고
그와중에 면의 양이 적다는 생각이 들어서 돈까스를 하나 굽습니다-_-
역시나 냄비째 재료를 올립니다.
커다란 냉면그릇에 올렸으면 좀더 맛나게 보일거같은데 음
그렇게 또 완성.
스스로만든 소스를 넣은
냄비쫄면 초계국수버젼.
과 돈까스.
맛을 보니
왜인지 실패입니다. 맛없었어요 -_-
스스로만든 쫄면장 소스가 맛이 없네요.
저렇게 먹어놓고서 맛이 없다고하긴 좀그렇지만.
설탕(혹은 물엿같은거) 과 식초를 생각했던거보다 많이 넣어야할거같습니다.
새콤달콤해야하는데 그냥 고추장에 비빈 국수맛이였다랄까요 으으
뭔가 마늘같은거 갈아넣었어야하나 싶기도하구요.
직접 소스를 만드실분은 설탕과 식초양에 신경을 써야한다고 말씀드리고싶습니다.
나름 맛나게 할라고한거같은데 구입한 소스에게 지다니 처참한기분.
그렇다고 그 작은양인데 1400원 짜리 쫄면장을 또 사긴 그렇구요.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후
새로운 쫄면장과의 만남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대용량 쫄면장-ㅅ-
이시점에서는 상추나 깻잎도 없었기에
뭔가 이런 궁핍한느낌으로 먹었습니다만....
억울하게도 저번에 제가 만든소스로 먹었던날보다 저게더 맛있더라구요.
아아 요리모르곘습니다.
저는 근래 자주 해먹긴했습니다만 자주 만들기는 좀 그렇구요.
밥맛없을때 슈퍼에서 뭘사야할까 뒤적거리다가 눈에띈다면.
한번쯤은 사봐도 괜찮을거같습니다.
죽어라 자전거타야하는날인데.
이제좀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지나서 자전거 좀 타겠구나 싶었는데 비가 미칠듯이 오네요-ㅅ-
밥은 해먹기싫은데 설거지는 밀려있고
쫄면을 또먹긴싫고
그렇다고 이런날 배달시키면 왠지 욕먹을거같은 날에 .
뭔가 요리글같지않은 요리글을 또하나 마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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