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냥사는이야기

알바용병의 호프집 알바일기 14, 평범한 하루도 기록되면 특별해진다.

by hermoney 2017. 7. 9.
반응형

 

▷ 가격표

 

출근후, 한동안 한산.

뭔가 할일이 없을까 살피던 중,

냉장고에 표시되어 있는 맥주(사무엘 아담스)가격과 메뉴판 가격이 다르다는것을 발견했다

(메뉴판 가격이 1000원 낮게 표기되어 있었다

아마, 메뉴판 작성이후 맥주 가격인상이 있었던 듯)

 

사모님께 보고드리고, 상의 한 결과

일단 기존 메뉴판에 있는 사무엘아담스가격을 전부 검정 매직으로 칠하기로 하고

가게에 있던 15개 정도의 플라스틱 메뉴판 작업에 들어갔다.

메뉴판을 하나하나 칠하다보니 문득, 내가 일을 괜히 만들어서 하고 있나 싶은 생각도 스쳤으나

어차피 언제라도 손님이 가격이 다르게 기재 되있는것을 항의한다면

응대해야 하는건 나니까 이렇게 미리 해두는게 낫겠다싶었음

 

 

▷ 고추장

 

이날의 첫 손님 입장.

인상적인 건, 늦은 시간이 아니였음에도 이미 한잔 하고 오신건지  눈이 살짝 풀려있었다는거 ? -_-

손님의 안주 오더는 오징어 땅콩

 

우리가게의 경우 보통 포 종류의 안주에 나가는 소스는 마요네즈+간장인데

가끔 고추장을 원하시는 손님이 있다

이 손님도 그런 가끔의 케이스에 속하는 손님이셨다

 

손님이 원하는 대로 고추장을 종지에 담아 가져다 드렸는데

잠시 후 다시 나를 호출.

초고추장 말고 '고추장'을 달라고 함

아......뭐지?

고추장 맞는데......?

혹시나 싶어 고추장을 가져가 주방에서 다시 확인해보니 초고추장이 아닌 '고추장'이 맞았다.

고추장을 원해서 고추장을 줬는데 이건 고추장이 아니다 ! 고추장을 달라 !

.....라는 이 고객의 민원을 나는 어떻게 응대해야

고객에게 만족을 줄 수 있을것인가(-_-)

 

 

내가 선택한 솔루션은

손님에게 "주방에 가서 다른 고추장이 있는지 찾아보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주방으로 이동한다

냉장고 문을 한번 열어 본 후 쓱 한번 살핀다

손님 테이블로 다시 간다

"손님, 다른 고추장이 있는지 찾아봤지만 없네요 죄송합니다"라고 말한다였다

(사실 대부분의 이상한 요청들은 이렇게 해결한다 -_-)

 

솔루션대로 실행에 옮긴 결과

 

손님은 초고추장보단 고추장을 원하지만 어쩔수 없으니 수긍한다는 (표정이 한결 만족스러짐 -_-) 반응이였다

내가 어째 꼼수만 늘어나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나도 만족 그 손님도 만족했으니

어쩄든 성공 -ㅅ-

 

 

▷  다음 손님

 

6명 일행

 

주문은

대추차 5개

커피 1잔.

여긴 세...세계맥주집인데 손님들 모두 차를 주문했다

 

가게에서 이미 차를 판매중이였으니 손님이 차만 마신다해도 별 상관은 없는 일이지만

사소한 문제가 있었다

 

 

우리 가게 메뉴에 "커피"가 없다는거.

(이걸보면 의외로 메뉴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주문하는 손님이 많다는걸 알수있음.)

 

사모님께 달려가 말했다.

"사모님 ! 커피를 주문한 손님이 나타났어요 !?!?!"

 

사모님은 대수롭지 않는 표정으로, 주방 뒷편에 있던 카누를 꺼내어 주셨다 -_-;;;

가끔 커피를 원하는 손님이 있어서 카누를 몇개씩 배치해두신다고.

 

손님에게 가서 말씀드림.

커피는 가게에 없는 메뉴라,필요하시다면 카누로 드려도 될까요?

손님은 OK

큰 머그컵에 카누 2개를 넣고 뜨거운 물 투하

스틱설탕, 스푼하나

서빙 후 완료.

 

 

▷  오픈 요청

 

사모님께서 월요일 일이 있어 가게에 나오지 못하신다고

평소보다 일찍 나와서 가게 오픈을 할수 있겠냐고 물어보심

그래서 월요일은 오후 5시30분에 출근하기로 함

그날 뿐만 아니라. 이번달 22, 23일도 오픈을 부탁하셨다

 

이달에만 벌써 오후5시~6시 조기출근이 4회 (원래 출근시간은 저녁8시)

가게일이 익숙해 짐에 따라 오픈 요청이 늘어나고 있다

 

다만, 가게 오픈을 하게 되면 근무시간이 2시간정도 늘어나게 되는데

다른날 근무시간을 줄여주거나, (혹은 연장근무 수당을 준다거나)하지 않는 한

나는 무급 추가근무를 하게 되는 셈

 

내가 현재 이 일을 하고 있는건 적은 급여지만 (본업인 개발자로 돌아갔을때에 비해^^)

내 시간을 많이 가질수 있다는 이유때문인데

이런 방식으로 오픈하는 날이 많아지면 그런 메리트가 사라짐

추가 근무 조건에 대해 말씀드려야 겠다는 생각을 함

 

 

▷  삼성 페이

 

처음으로 삼성페이를 사용하는 손님을 만남

(계산시 카드대신 손님의 핸드폰을 줌)

나는 삼성페이를 사용하지 않지만, 친한 형님이 핸드폰을 갤럭시로 바꾸며

삼성페이 편하다! 좋다! 라고 설명해 준적이 있기에

뭔지 대략은 알고 있음

 

다만 대~략만 알고 있다는거.

직접 결제를 해본적은 없기에 살짝 움찔.

하지만 세상일이 다 그렇듯.

모를때에는 물어보면 됨.

(오히려 모르는데 아는척 넘어가면 일이 커질때가 많음.)

 

"어떻게 해야하는건가요"하고 손님에게 물어보니.

손님 갑자기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삼성카드 삼성페이앱 관련 직원인가 싶을 정도로 친절하게 알려주심

 

방법은 카드를 결제할때와 마찬가지.

다만 카드대신 핸드폰을 카드 긁는곳 (포스기의 마그네틱 리더기 부근)에 갖다대면 결제처리가 진행됨.

오오오 신기함.

 

삼성페이 -

삼성전자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로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에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정보를 스마트폰에 입력해,

신용카드를 긁는 대신 스마트폰을 마그네틱 신용카드 결제기 근처에 갖다 대면 기기 간 통신을 통해 결제가 이뤄진다.

(한경 경제용어사전)

 

 

▷  호박죽

 

사모님이 호박죽 먹을래 라며 물어보심.

나의 대답은 당연히 "감사합니다 잘먹겠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동안 인생을 살아오면서 먹을걸 사양해 본 적이 없는듯

나쁜건 아니지만,상대가 예의상 하는 말일때도 있을테니

너무 넙쭉넙쭉 받진 말자 싶기도 하고.

 

사모님의 어머님께서 만든 호박죽이라고 한통 싸주셨는데 맛있었다

맛있게 먹다보니 호박죽 좋아하시는 어머니 생각도 났다

 

.......

 

그럭저럭 무난하고 순탄한 근무했던 날로 기억하는데

이렇게 근무 중 메모해 둔걸 정리해보니

나름 여러가지 일들이 많았던 하루.

 

기록하지 않은 하루는 모두 다 같은 하루지만

기록한 하루는 단 하루도 같을 수 없다는 말을 들은적 있는데

맞는 말인거 같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과 공유 꾹꾹 눌러주시면 글을 쓰는데 큰 힘이 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