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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야산다_자취요리

코스트코 부채살은 힘들다

by hermoney 2015.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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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자취인 허머니 입니다.

오늘은 얼마전 본가에 가서 특템한

코스트코표 냉동 부채살 이야기에요. 'ㅁ'

 

정식 명칭은 코스트코 커클랜드 호주산 냉동 부채살 도매 (...길다-_-)

무려 1822g !

100g당 가격은 1139원

 

조금만 잘라주셔도 되는데...  항상 아들이 굶고 살까 걱정이 많으신 어머니는

(다른거라면 모를까 먹는거라면 너무 잘 먹으며 살고 있는데 -_-)

이걸 커다란 고기를 그냥 통째로 주시더라는 -_-

 

철없는 저는 (원래 저는 사양을 잘 안합니다 -_- 감사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먹을뿐 !)

넙죽 고기를 받은 후 룰루랄라 자전거를 타고 자취방으로 귀가했지요.

 

먼저 해체 작업 부터 !

 

 

수송수단은 자전거(-_-) 였기에

나름 열심히 패달을 돌려 자취방으로 달렸으나

조금 녹아버렸네요.

 

 

제가 많이 먹는 편이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저도 인간이기에 (-_-)

소고기 2kg를 한방에 다 먹을수는 없는법.

냉동실에 다시 넣기전 1회분씩 자르기 시작합니다.

 

코스트코 부채살의 절단면은 이런 느낌.

 

일단 문제는..............

고기라는건...

자르기가 엄청 힘듭니다.

 

요즘 칼을 안갈아서 그런건지

아님 원래 힘든건지

끙끙대며 한참 동안 칼질을 하느라 고생했어요.

(차라리 톱날형 식칼이 있었다면 수월했을지도?)

 

내가 한번에 200-300g은 먹으니까 1800g짜리를 7등분쯤 하면 괜찮겠다 싶었죠'ㅁ'

 

주부님들이 정육점에서 고기를 구매할때 찌개용,구이용,불고기용등등 필요한 요리에 따라 커팅해달라고 요청하는 이유를

이번에 몸소 체험하게 되었죠 -ㅅ-

이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엄지와 검지손가락 사이가 저린 느낌 입니다. 부들부들

 

피..피봐다가 되었어요 무서워요 T_T  (니가 더 무섭다 -_-)

소중한 고기님이 상하면 안되니까

잽싸게 클린백에 넣어서 냉동실로 고고.

 

구이용으로 착착착 잘라줬지요.

 

부채살은 뭘 해먹어야할지 몰라서 일단 처음에는

구워보기로 합니다.

 

비쥬얼 굳 -ㅁ-)b

 

허브솔트도 솔솔 뿌려주고 +_+

 

그런데 수명이 다된 후라이팬 때문인지

고기가 문제인건지

(구워먹을때에는 핏물을 안빼는거죠?)

 

중간중간 핏물이 나오고 후라이팬에 자꾸 눌러붙어서 타는겁니다. T_T

 

그래서 실패 T_T

(물론 먹기는 다 먹었는데 상상 하던 그런 소고기의 맛이 아니였음)

 

 

그리하여 두번째 시도 !

 

이번에는 거친 남자답게 큼직큼직.

스테이크 스타일로 !

후라이팬도 바꿨죠 !

 

그러나 또 실패 T_T

 

나름 미디움으로 굽는다고 구웠는데 너무 구워버린건지

제 실력탓인건지

교체한 후라이팬도 수명이 아슬아슬한건지

아님 고기가 문제인건지

 

고기가 아닌 고무가 되었습니다.

질기고 질기고 또 질기고

 

으헝헝 T_T

이걸 어떻게 먹어

하며 반쯤 먹다가 결국 도저히 못먹겠다는 생각에 책상위에 두었죠.

 

(그리고 두시간쯤 지나니 다시 배고파져서 식은 고무 아.. 아니 식은 고기를 먹었는데

신기한게... 질기긴해도 맛있더라구요. 역시 시장이 반찬. 배고프면 다 먹게되어있어요.)

 

 

그렇게 2번의 실패후.

방향을 바꿨습니다.

이건 구이용이 아닌갑다.

 

그래서 찌개용으로 착착착 잘라줬어요

 

찌개용인갑다~

 

어머니표 김치만 믿습니다.

 

목표는 소고기 김치 찌개 (-_-)

돼지고기 김치 찌개도 아니고 소고기 김치 찌개라니

상상만 해도 럭셔리 했습니다.

 

#먹을게 #없어서 #그냥 #소고기 #김치찌개나 #해먹으려구요 #하하

....-_-

 

이런건 사진으로 남겨둬야죠.

sns에 차자작 !

허세는 역시 sns허세 -ㅁ-)b

 

무려 소고기를 김치와 함께 볶아줍니다.

이때 살짝 유혹을 느꼈는데요.

굳이 김치찌개를 할 필요가 있나

그냥 이상태로 김치고기볶음 으로 먹어도 되지않을까 싶었는데.

일단 사나이가 칼을 뽑았으면 김치찌개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무슨소리하는건지-_-)

찌개로 강행했습니다.

 

밥이 없어서 밥도 올리구요'ㅁ'

 

볶은 김치와 고기를 냄비로 옮긴후

물을 붓고 청양고추와 파를 삭삭 잘라서 추가.

보글보글 끓여줍니다.

 

인간적으로

이렇게 하면 원래

당연히 맛이 있어야하는데

 

이게 또 이상하게 맛이 없는겁니다

뭐랄까...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먹을때처럼

알싸하고 시원한 국물맛, 거기에 기름진 고기맛이 쫙~ 퍼져야하는데

 

뭔가 탁한 느낌이랄까?

(그와중에 고기는 또 질김 -_-)

 

아니?

왜?

왜왜왜왜왜?

왜 맛이 없는거지?

 

그나마 다행히..

 

밥은 잘됐어요'ㅁ'

 

눌은밥도 조금 나왔지만

이정도면 뭐......

누가 본다면 "저 남자는 눌은밥을 먹기 위해서 일부러 밥을 저렇게했나보구나..뭐..그럴정도?"

(..아..아닌가...-_-)

 

 

이 3번의 요리로 인해 저는 나름 충격을 받았습니다.

소고기라는게 요리하는게 은근 까다로운거같아요.

돼지고기는 대충 요리해도 어느정도는 맛을 보장해주는 느낌이였는데.

이 아이는 뭔가 굉장히 까탈스러운 느낌 이랄까?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거같은데 저는 섬세함과는 거리있는 남자라 감당이 안되더라구요.

 

지금 생각하는 원인으로는

자전거로 운반하면서 냉동된 고기가 녹았는데 그걸 분해해서 다시 얼렸다는점.

..이 원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T_T

 

털썩...T_T

 

요리의 세계는 정말 어려운거같아요.

 

 

p.s.

결국 이 아이들은 짜장이나 카레용으로 처리할 생각입니다 (설마 카레에 넣어서도 맛이 없진않겠지?? -_-)

 

이 글은 부모님의 지갑과 함께 합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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