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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야산다_자취요리

자취방에서 구워먹는 고기. (이마트표 삼겹살)

by hermoney 2012.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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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소고기 먹었다고 그걸 또 블로그에 올린다고하면서 pc앞에 앉아서 열심히 사진을 편집하던....

그런 저녁이였습니다.

보통 블로그하면 아무래도 맛집이 제일 떠오르지만 저는 맛집글은 별로 안쓰는편인데요...

간만에 제가 만든음식이 아닌 사먹은 음식이야기를 써서 그런지 나름 재밋더군요.

 

 

 

그런데 하나 문제가 생겼습니다.

재미는 둘째치고 식사시간쯤에 밥을 안먹고 고기사진을 한시간넘게 쳐다보면서 편집하고 있다보니 고기가 너무 먹고싶어졌습니다.

배고프다못해 속이 쓰리기까지합니다.

 

그러고보니 다른사람들 맛집글 보면서 아맛있겠다 부럽다 배고파죽겠다 막 그랬었는데요..

그런 글을 작성한 사람이  먹으면서 동시에 글을 올리는게 아닌이상...

사실 맛집글은 맛집글을 작성하는 당사자가 제일 불행한(배고픈)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얼마전에 소고기로 배터지게 먹었으면 뭐해요.

그사진보고있는 지금 당장 배가 너무나 고픈데...T_T

아 도저히 안되겠다.

블로그고 뭐고 일단 지금 먹어야겠다는 생각이들었습니다.

소고기 사진을 한시간넘게 쳐다보고 있었던 상태라 다른걸로 배를 채우긴 싫었습니다.

무조건 고기.

 

 

아! 그러고보니 얼마전에 마트 다녀왔습니다.

안먹고 버텨봤자 결국 얼마후 더 비싼돈을 주고 더 살찌는걸 사먹고 만다.

라는게 그동안의 개인적인 자취생활동의 결론이였습니다.

 

이 사실을 깨달은 이후에는 그냥 왠만하면 마트에서 미리미리사둡니다.

물론 소고기 사진 한시간동안 쳐다볼일이 없었으면....

그전에 미리 바나나 같은거라도 좀 먹어두었으면 이렇게 까지는 되지않았을텐데요.

 

...이미 체중감량 따위 개나줘버려라.

지금 고기를 먹을려고 하는 나를 막을수있는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다 라는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렇게 냉장고를 엽니다.

 

 

후후후

이겁니다.

마트표 돼지고기.

마트에 가면 뭔가 돼지고기 한두개항목 쯤은 항상 세일을 하기때문에 100g에 천원정도 하는 돼지고기는 꼭있는편인데요.

이것역시 그런 100g 천원시리즈중 하나입니다.

 

삼겹살 100g에 천원, 앞다리살 100g에 천원 막 이러길래 얼씨구나하고 500g 집어왔지요.

(물론 저건표현일뿐 계산은 했습니다. 돼지고기 500g 쟈켓 속주머니에 숨겨올순없으니까요. 구스패딩은 가능하려나요 흐음.)

 

그런고로 이건 아마 삼겹살 아니면 앞다리살 둘중에 하나일텐데 정확히 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돼지고기님이 들으면 서운해하실테지만 이건 대충 그냥 삼겹살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식당에서 사먹으면 보통 1인분 200g 에 만원내외.

쌈채소는 싼건 천원~이천원.

깻잎은 천원.

팽이버섯역시 천원.

 

물론 식당에서는 야채나 반찬은 나오지만 역시 고기값만 비교해보자면 집에서 해먹는게 더 저렴하다는 치밀한 계산입니다.

(당연하지바보야-_-)

 

게다가 이렇게 당장 혼자 고기를 먹고싶을때 고기집에가서 혼자 고기를 구워먹을정도의 용기는없으니 일단 식당과의 비교자체가 성립되질않습니다.

(여행다니면서 혼자 식당가는건 잘하는데 이상하게 고기는 진짜 혼자는 못구워먹겠더라구요. 아직 고수가 못된건지..)

설사 혼자 갈수있는 용자라고 하더라도 혼자 식당에가서 고기1인분만 시키면  식당사장님께 총맞습니다.

아. 총기허용국가가 아니니까 칼맞겠군요.....

.... 블랙조크입니다..

 

여담입니다만 그동안의 경험상...

이마트는 고기쪽은 괜찮은거같습니다. 야채와 과일쪽은 비싼거같구요. 흠...

 

 

팽이버섯입니다.

990원 입니다.

고기를 구울때 이게 들어가냐안들어가냐에 따라서 있어보이느냐 없어보이냐가 달라집니다. (...-_-)

 

 

역시 천원시리즈.

더비싼 깻잎과 더비싼 쌈채소가 있었으나....  저의 페이보릿코너인  마트 990원 코너에가서 집어온아이들입니다.

 

 

게다가 맥주까지있어요.

 

 

 

집게역시 구비되어있습니다.

예전에 회사 야유회가 끝나고 남은건데 아무도 가져가는 사람이없어서 들고왔습니다 -_-

 

 

 

후라이팬을 약불로 살살 발군뒤에  삼겹살(혹은 앞다리살)을 250g쯤 올려놓습니다.

치이이이이잌.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나기시작하네요.

좋습니다.

바로 이겁니다.

저 아름다운  핑크색 색감!

 

 

삼겹살을 쳐다보면서

군대에서 오랫만에 휴가를 받아 나온 군인이 길거리에서 치마입은 여자사람을 발견해서 쳐다보는듯한 그런눈빛이 되었습니다.

아니 이건 무슨 고기 페티쉬도 아니고 삼겹살을 보고 이런 에로스를 느낄줄은.

밥때 밥안먹고 소고기 사진 한시간 편집해보면 사람이 이렇게 됩니다...

 

........

지금와서 사진을 보니 삼겹살보다는 앞다리살을 모양에 더가깝습니다만.

삼겹살이 부르기가 더 편하니까.. 앞다리살이 불만스럽겠지만  그냥 이아이는 계속 삼겹살로 부르기로 합니다.

 

후추도 살살살 뿌리고 굵은 소금도 살살살 뿌립니다.

 

 

 

 

삼겹살 찍으라고 달린 플레쉬는 아닐거같지만

기왕 플레쉬달린 카메라를 구입했으니 이럴때 써먹어봐야지요.

후속등기모드로 바꾸고 플레쉬 밝기 보정을 투스템 낮춘뒤에 한컷찍습니다.-_-

 

 

 

 

자 이제 상을 슬슬 펴볼까요.

 

 

 

아.....

좀 치워야겠군요.

밥도 하나 해동해야겠습니다.

 

 

아....

....

다먹었군요..

가을에 사서 얼려둔 바나나가 좀 남았긴합니다만

고기에 바나나를 싸먹고 싶진않습니다.

(의외로 신세계를 경험할지도 모릅니다. 저는 안하겠으나 다른분 한번시도해보시고 알려주세용-_-)

 

 

 

결국 밥을 새로하기로합니다.

어째 점점 일이 커지는 느낌.

 

 

 

아.........

밥을 많이 해서 밥공기에 나눠 담은후 냉장고에 얼려둬야하는데..

밥공기들 대부분이 저런상태...

 

아..........

아아.....

이건 좀 귀찮다.

인생이 왜이럴까 (..-_-)

데굴데굴

뭐.... 혼자 자취방에서 불평한다고해봤자 세상은 알아주지않습니다.

스스로 해내야합니다. 이겨내야합니다.

 

 

 

그리고 결국 혼자 스스로 설거지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얼마후..

 

 

헠?

싱크대 아래에서 물이 흥건합니다.

예전에 설거지했을때에도 이상하게 바닥에 물이 좀 많다싶었는데요.

그때에는 그냥 설거지하다가 물이 튀었거니 생각했는데요.

그게 아니였나봅니다.

 

 

 

뭔가 저쪽 깊은곳 어딘가에 문제상황이 발생한듯.

ㄻㄴ아ㅣㄹㄴㅇ말포ㅑㅈㄷㅁㄴ롶ㅁ나ㅓ로ㅠㅁ너롬넝ㄹㄴㅁ어ㅏㄹㄴ암ㅎ롲댜ㅐㄻㅈㄴ달ㅊㅍㅁㄴ루ㅏㅇ누판ㅁ웊

ㄴㅇ머란ㅇ모랴ㅏㄴㅇ뫃ㄹㄴㅁㅇㄿ

 

....후우...

 

일단 고기가 타지않게 가스불을 끄고

물을 잠그고 대충 걸레랑 수건으로 바닥을 닦습니다.

당분간 주인아저씨가 고쳐주실때까지 싱크대를 못쓸거같습니다.

다행히 밥공기로 사용하는 그릇은 설거지를 완료.

나머지는 뭐 어쩔수없이 설거지중지.

 

우왕 이제는 설거지를 하고싶어도 못하겠네

아이 씐난다  ♡

 

....아무리 제가 바보래도 저렇게 생각되진않구요.

그냥 이런일이 생기니 좀 괴롭습니다.

의외로 집이란건 트러블이 꽤 생기는군요.

덕분에 별 추억이 다생기고있습니다.

이게 또 나름 정든건지 주인아저씨아주머니 내외가 좋아져서 그런건지

이사가고싶은생각은 안들더라구요.

 

 

 

 

뭐 물만 안쓰면 당장 문제는 없어보이니까요.

저는 일단 고기를 빨리 먹어야합니다. 아니 꼭 먹어야겠습니다.

 

 

 

 

쌈야채도 한장한장 씻구요.

깻잎도.

이때쯤.

생각이 하나 떠오릅니다.

아 그냥 나가서 사먹을걸그랬나.

 

 

 

마무리하기위해 팽이버섯도 꺼냅니다.

 

더 럭셔리 해질려면 편마늘도 굽고 김치나 감자, 양파도 구워주면 좋지만

일단 요것만 넣어도 훨씬 나아집니다.

 

 

 

 

 

끝부분을 가위로 자르고 물로 씻습니다.

물기를 머금은 버섯을 보니 기분은 좋은데  지금 기름이 자글자글 끓는 후라이팬에 이걸 넣어도되는건가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버섯을 수건으로 닦을수도없고

마르기를 기다릴수도없고

 

 

 

후라이펜에 버섯을 던져놓고 휘리릭 가스렌즈 멀찌감치 떨어져서 지켜봅니다.

오?

기름에 물들어가면 난리가 나던데 이상하게 이번에는 괜찮군요.

아까 물샛을때는 조금 우울해졌는데 다시 기분이 좀 좋아집니다.

다시 고기 사진질.

 

 

이건 그냥 찍은거구요.

 

 

이껀 플레쉬 키고 찍은거에요.

 

 

이건 줌해서 찍은거구요'ㅁ'

왜 고기 사진을 이런식으로 찍어대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예전 회사에서... 저의 사수이자 카메라 스승님중한분이 이런말씀을 하셨지요.

슈터는 항상 몸에 카메라를 지니고 많이 찍어봐야한다.

 

정작 그분은 카메라가 dslr이라 너무 무거워서 출퇴근하실때 들고오시는걸 많이 못봤었지만요.....-_-;

...으음. 뭐 그렇다구요

저는 아직까지 말씀하신걸 잘 실천하고있습니다 스승님.

 

 

 

 

 

뭐 이런모습입니다.

 

 

 

뜸을 기다리면서 고기를 몇점 줏어먹어보니

아좋습니다.

베리굳.

식기전에 먹어야하므로 밥을 빨리 완성시키기위해 어쩔수없이 강제방출합니다.

 

 

밥도 완성.

 

 

아 힘들었다.

이제 밥을 담을 차례.

아 힘들다.

지친다.

고기하나 구워먹는데 뭐가 이리 힘드냐.

 

 


 


귀가 심심한데 bgm하나깔까요?

뭐랄까 당시 이런느낌이였지요.

van halen - can't stop loving you

 

 

 

그렇게 오늘의 저녁 식사입니다.

삼겹살 (아니 혹은 앞다리살) 정식.

 

 

 

너를 보니 그동안의 고생이 잊혀지는구나.

 

 

 

 

어...  맥주까지 세팅하니 꽤 그럴싸합니다.

 

 

 

tv가 없는관계로 인터넷으로 온게임넷을 틀어놓구요.

lol리그를 보면서 먹습니다.

 

 

 

 

주위에는 아무도없고 고기정식과 저 단둘의 시간입니다.

뭐 어찌보면 청승떠는거 같아 보이기도 하겠지만 나쁘지않은시간입니다.

 

 

상추를 한장올리구요.

그다음에 깻잎.

그리고 고기와 버섯을 올립니다.

쌈장을 조금 찍어서 넣구요.

밥을 조금 올립니다.

 

마늘이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조금 아쉬울뿐 뭐 괜찮습니다.

인생이란게 원래 다 가질수는 없는거니까요.

(나중에 알고보니 냉장고 야채칸 구석에 마늘이 발견되긴했습니다만...)

 

쌈을 다 쌋습니다.

자 먹어보세요 입크게 벌리고 아아아아~~

 

 

 

꿀꺽 -_-;

이상하다 굉장히 이때는 마음이 충만한 상태였는데

사진으로보니 3일 굶은 사람같네요.-_-

 

뭐 삼각대가 있으니 이런사진도 찍을수있고 좋네요.

삼각대가 이런사진찍으라고 만든 물건은 아니겠지만뭐...

 

 

 

 

뭐 그렇게 행복한 저녁이였습니다.

 

과정이 힘들어서 그런지  소고기 사진을 한시간동안 쳐다보느라 배가 고파져서 그런지

진짜 맛있었습니다.

 

흠 고기가 좀 남았는데 이건 그냥 국끓여먹거나 볶음밥해먹고요.

다음부터는 그냥 혼자 나가서 구워먹을까 싶기도하네요.

 

 

혼자 밥을 먹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이글을 바칩니다.

동지들 화이팅.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아래 손가락 꾸욱 해주시면 글쓴이가 글을 쓰는데 큰 힘이 됩니다.

 

참. 광주 무등산을 갈예정인데 꼭 산이 아니더라도 사진좋아하는사람이 광주쪽에 들릴만한곳이 있을까요?

추천해주실분?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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