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립생활_자취생활

자취생 새 냉장고를 구하다

by hermoney 2020. 7. 27.
반응형

안녕하세요 허머니 입니다 'ㅁ')/

그동안 제 자취생활중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바로 "냉장고"입니다.

(보통 근황의 큰 변화라고 하면 결혼, 이사, 승진, 출산 같은 멋진 일들이던데 냉장고라니-_-)

 

짜잔. 

다들 아시는 제 부엌 입니다.

오랜 시간을 이런 모습으로 유지되고 있었는데요

주로 집에서 식사하다 보니 식재료를 구입하거나 보관할 때마다 냉장고의 공간이 적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큰 냉장고나 오븐도 구입하고 싶었으나 그때마다

"좀 참았다가 이사하게 되면 그때 사자. 이사할 때 짐 많으면 힘들 테니 버티자"했었죠

(당장 이사할 것도 아니면서 -_-)

 

 

그러던 어느 날.

오머나 세상에.

친할머니의 이사 소식과 함께 냉장고 정리(버린다는) 뉴스를 접하게 됩니다

저는 소식을 듣자마자"버릴 거면 저에게 주세요"라고 말씀드렸죠.

이게 웬 떡이야. 아니 이게 왠 냉장고야.

 

예전 명절때 친할머니댁에서 본 냉장고는 적어도 제 자취방에서 수년간 활약하고 있는 아이(-_-)보다 커보였거든요.

문제는 배송.

화물 견적을 내보니 할머니댁인 인천에서 분당까지 15만원 내외.

생각보다 큰 금액이였습니다만 뭐 중고로 구매하는것보단 훨씬 매리트가 있다고 판단.

콜!을 외쳤습니다.

 

그리하여 새냉장고님 오시는날.

냉장고 자리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제 방에  몇 안되는 돈 주고 구매한 (나머지는 죄다 주워오거나 전에 살던 사람으로 부터 물려받은 것 들이죠 -_-)

베리퓨어화이트 전자렌지대 입니다.

이것부터 옮겨야겠다 싶어서 통째로 옮기려고 해보니 으엌 무겁네요

어떻게 억지로 밀어 재끼면 가능할거 같긴한데 바닥장판에 밀려서 일이 벌어질거 같았어요

결국 안에 있던 물건들을 하나하나 꺼내줬구요

 

으읔 지지

못 본체 할수 없는 얼룩들은 물티슈로 샤사샥

경험상....방의 가구를 옮기는 일은 언제나 청소를 동반합니다

고로 깨끗하고 싶은 사람은 가구를 자주 옮겨보세요 하하하!

(물론 저는 골병들거 같아서 그렇게는 못하겠어요...)

 

이제 이 아이를 옮길 차례입니다.

음 아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오래되었나요..

전에 살던 사람.그리고 전전에 살던 사람.

이 자취방에서 살던 사람들에게 대대로 물려오던 냉장고니까 20년은 족히 되었을 냉장고.

컴퓨터로 보면 셀러론 급이고 TV로 보자면 금성TV? 게임기로 보자면 재믹스나 게임보이쯤 되시는분.

에.. 아이라기보다는 영감님이라고 존칭이 어울릴거 같아요

 

옆면에는 저의 마음을 한동안 사로잡았던 흔적들이 모여 있습니다

쿠폰들

역시 배달 쿠폰은 냉장고 옆에 붙여두는게 국룰.

스윽 훓어보니 의외로 많이 시켜 먹지 않았네요 선방-_-b

 

이중 해두리 치킨이라는건 어찌 생겼는지 기억도 안납니다. 내가 붙인 쿠폰이 맞나 싶기도 -_-

제일 많은 쿠폰은 3장인 미족(족발) 쿠폰입니다. 

이걸 10장을 만들어서 무료 서비스를 받아야하는데 말이죠 

 

영감님도 옮겨야하는데 이분은 퓨어화이트전자렌지대 (...-_-) 보다 훨씬 무거웠습니다.

억지로 밀면 내부의 각종 반찬이나 식량 (특히 계란)이 떨어져서 큰 재앙을 만들어 낼수 있다고 판단.

 

결국 내용물을 하나하나 밖으로 꺼냈죠.

아 힘듭니다.

할머니가 냉장고를 버리신다고 했을때만 해도

전자렌지대와 냉장고를 죄다 꺼내서 청소하게 될줄은 몰랐는데.

 

깔끔.

 

냉동실은 뭔가 쏟아지고 그런것들이 없어서

 

그대로 밀었습니다.

 

생각보다 잘 밀리네요

아래에 바퀴 같은게 있는것일까요?

 

냉장고 뒤쪽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뒤쪽은 마감이 생각보다 허접한 느낌.

뭐 냉장고 뒷면은 자주 쳐다볼일이 없으니 -_-)

 

 

한참 방바닥 청소에 열을 올리고 있을때쯤

약속시간보다 배송이 늦어진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으아아아아

꺼내놓은 음식들이 상하면 어쩌나

으아아아아아아

 

으어어어어어엌...이런........T_T

아까 꺼내둔 냉장고속 식재료들을 다시 집어넣기 시작.

그리고 냉장고 코드 ON.

 

냉장고를 치우니 방이 더 넓어보이는게 좋습니다.

역시 최고의 인테리어는 버리는것인가.

 

그리고 몇시간이 흘러(..-_-)

냉장고님 도착

막상 실물을 보니 제 생각 보다 훨씬 더 크더군요.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냉장고가 현관문보다  커서 방에 들어오질 못하는 상황

오잉? 뭐야 냉장고가 커서 집에 못 들어오니 그대로 포기하고

다시 예전 냉장고로 되돌아가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나 싶었죠.

약간 긴장됐어요 ㄷㄷㄷ

 

 

그러나~ 역시 배송하시는 분들은 프로셨습니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란 듯.

척척척 제 방의 현관문을 분해해서 떼어내시고 (-_-)

 냉장고 문도 분해 시작.

양쪽 문짝을 다 떼어내고 어떻게 어떻게 하다 보니.

현관문보다 훨씬 커 보이던 냉장고가 제 방으로 들어오긴 하더군요.

쉬운 과정은 절대 아녔습니다만 어떻게 되긴 하더라는....

그렇지만 뭐랄까요

그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니 주먹을 입에 억지로 집어넣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_=)

 

(다만 이거.. 이사 갈 때에는 또 이렇게 해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오오오오오오!!!!!!!!!!!

오오오오오오!!!!!!!!!!!!!!!!!!!!!

할머니께서 오랫동안 사용하시던 냉장고였지만

제 눈에는 반짝반짝 신형 냉장고 같았어요

뒤돌아서 기존에 쓰던 영감님을 보니 오징어가 따로 없더군요

 

 

기존 냉장고 230L 월간 소비전력량 41 kWh/월

새 냉장고 579L  월간소비전력량 39 kWh/월 

 

WOW 지쟈스 무려 용량이 2.5배 커졌습니다 =_=;;;;;;;;;;;;;;;;;

커진 만큼 전력소비량이 따블이 늘어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의외로 새 냉장고의 소비전력량이 더 적네요??!!

오잉?

연식의 차이인가 봅니다 호호

 

클라쎄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브랜드냐 -ㅅ-

알 수 없는 브랜드명을 보고 잠시 멘붕이 왔습니다만 검색해보니 대우 계열이라고 하네요

 

무려 냉장고 전면에 조작패널이 있습니다

막 이것저것 눌러보면서 필요시 온도조절하면 되는구나 싶었는데

좀 사용하다 보니 조작패널 눌러볼 일은 없더라고요

필요 없는 기능 같음 -_-;

 

기존 냉장고 대비 용량이 2.5배!

수년간 자취생... 이라기보다 반주부의 삶을 살아온 저로서는 참으로 가슴이 뛰는 순간이었습니다.

뭐랄까요.

알루미늄 자전거를 타다가 처음으로 풀카본 로드 자전거를 탔을 때 느꼈던 기분

냉장고를 보면서 그때 그 희열을 다시 느끼게 될 줄이야

그래서일까.

살다 살다 냉장고 문 열어 놓고 포즈를 취해서 인증샷을 찍는 일도 일어났습니다 -ㅅ-

 

자 이제 냉장고를 채워볼까 싶었는데

아무래도 새 냉장고가 아닌 

사용감이 있는 냉장고라 일단 한번 싹 닦아줘야 할거 같았어요

 

청소 시작

 

문제는

냉장고가 큰 만큼

씻어줘야 할 것도 엄청 많아요 -_-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세제로 닦아주고, 유리는 신문지로 닦았어요

(유리 재질은 신문지로 닦으면 잘 닦이더라고요)

 

냉장고 칸막이와 보관함들 말리는 중...

청소하다 지쳐서 휴식 중에 한컷 

 

어느덧 시간은 저녁이 되었고.

닦아둔 칸막이들이 다 말랐습니다.

이야~~~~ 번쩍번쩍

 

이때쯤 제 방의 모습입니다.

 

9시 밖에 안됐는데 피곤하고 슬슬 잠이 옵니다 (뭐했다고 -_-;;;)

얼른 냉장고 음식들을 옮겨두고 쉬고 싶었어요

 

기존 냉장고의 모습.

 

음식물을 다 옮겼습니다.

아 넓다.

여~유 롭다.

냉장고 특히 냉동실은 음식을 넣을 때마다  공간을 계산해서

차곡차곡 쌓아야 겨우 들어갔었는데 이제는 그냥 막 집어넣어도 되니 너무  편합니다 T_T

다 끝났어! 이제 쉬면 되는 거야 하는 순간!!

 

냉장고 위 찌든 먼지를 발견했습니다

 

아아아아

눈에 띈 이상 못 본 척할 수가 없네요

사용 중이었다면 봐도 못 본 척할 수 있었겠지만 (-_-)

새로 오신 분 머리에 이런 먼지가 있다고 생각하니

지금 당장 닦지 않으면 영원히 안 닦을 거 같은 느낌.

곧바로 물티슈로 샤샤샥.

 

그날 저는 지친 몸 그러나 뿌듯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고요.

 

얼마 후

저는 큰 냉장고가 생기면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일을 실행했습니다

 

 수박 한 통을 구입해서

통째로 냉장고에 쟁여두기.

음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냉장고를 교체한 후.

꽤 시간이 지난 지금도 만족 만족 대만족.

삶의 질이 대폭 향상되었습니다.

이런 줄 알았더라면 자취생활 초기에 자전거를 한대 추가 구입하는 대신

차라리 큰 냉장고를 빨리 사는 게

좋았겠다 싶네요.

 

이상 자취생 새 냉장고를 구하다 편이었습니다.

할머니 감사합니다.

잘 쓰고 있어요~

 

p.s.

한도 끝도 없이 넓고 넓다 느꼈던 580L의 냉장고도.

하나둘 사서 집어넣으니 어느새 가득가득 더 큰 용량의 목마름이 또 찾아오기 시작하네요. (=_=)

2개도 쓸 수 있을 거 같은 느낌? -ㅅ-

하긴 500GB 하드디스크 쓰다가 훨씬 더 큰 2TB로 교체해서 써도

곧 용량 부족을 느끼는 것처럼 용량에 대한 욕망은 끝이 없는 거 같습니다.

 

그래도 식재료 보관 여유 있게 할 수 있고 엄마표 김치도 몇 통씩 넣어둘 수 있고

특히나 역대급 세일을 하던 비비고 만두(-_-)를 냉장고 여유 공간이 없어서 

눈물을 흘리며 포기해야 했던 때를 생각하면 충분히 감사합니다 T_T

 

 

p.s.

표기된 소비 절전량 대로 라면 전기세가 줄어야 하는데 그건 아닌 거 같아요

오히려 조금 더 나오는 느낌.

제 방에 들어온 신무기 중 하나인 에어프라이어 때문일까요?

 

 

이 글은 할머님이 주신 냉장고와 함께 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