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추석이 지났습니다.
제가 가끔 들리는 레몬테라스(나름 여왕등급의 회원레벨을 가지고있습니다...-_-v)나 미즈넷에서는 아직도
명절때 싸우고 지지고볶고 하는 사건들의 게시물이 많이 올라오고있는걸보면
아직 많은분들이 추석연휴의 후유증을 앓고 계신가봅니다 (물론 저도 그렇습니다..-_-)
카메라 메모리에 담긴 사진들을 하드디스크에 정리하면서 저의 2013년 추석을 기록해봅니다.
.............
원래라면 명절때에는 그냥 친척과 부모님께 욕을 먹는걸감안하더라도 여행을 떠났을텐데.
올해는 부모님 집에 가기로했습니다.
(사실 친척들도 이제는 제가 워낙 밖으로 나도는 성격인걸 아시기때문에 이제는 안보여도 별로 신경안쓰니는것같기도합니다-ㅅ-)
저의 귀경길 교통수단은 자전거입니다.
분당에서 태릉까지 약40km정도의 거리.
이번에는 은근히 짐이 많아서 자전거여행용 패니어에 이것저것 집어넣습니다.
다들 서울을 빠져나갔는지 자전거도로는 꽤 한산합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이정도거리는 전혀 힘들지않았는데
이상하다.
왜이렇게 힘들지 -_-
..라고 중얼거리면서 자전거도로 옆 벤치에서 퍼졌습니다. -_-;
하긴 오면서 중간에 괜히 쓸데없이 꽃사진찍고 다른데 들리고 그러느라 2시간 걸릴거리를 5시간걸렸거든요.
힘들만도 합니다 -ㅅ-
직장을 따라 혹은 결혼을 하면서 뿔뿔히 흩어져있는 친구들도 이번에 다들 올라오는지 카카오톡 그룹채팅이 활발하군요.
저녁에는 오랫만에 옛친구들을 만날수있을듯 합니다.
집에 도착.
내일 차례를 지내시는것때문인지 할머니와 삼촌이 집에 계십니다.
음식준비때문에 바쁘신지 다행히 아직까지는 장가안가냐 라는 말씀은 안하십니다....
저도 뭔가 준비를 돕고싶긴했으나 대부분의 작업들은 종료되었더군요.
그래서 아래집할머니가 주신 식혜와
만들다 모양을 망친 실패작들을 먹었습니다.
성공작들은 이렇게 베란다에 있어요.
요런모양입니다.
샤워를 마친후 거실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왜 아직도 안나오냐는 친구의 전화를 받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중화역 뒷(?)골목.
원래는 이집 건너편에 닭갈비집이 더 맛있다고하는데 문을 연곳이 별로 없어서 이곳으로 왔습니다.
나쁘진않은 그냥 춘천닭갈비맛이랄까.
임팩트는 없습니다만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제가 제일 많이 먹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시큰둥하게 말하는 제일큰 원인은 제가 나오기전에 전을 하도 많이집어먹어서 배가 불러서그렇습니다.
2차.
골뱅이소면도 그냥 무난한 맛. (네..제가 배가 부른상태입니다..-_-)
그런데 쥐포튀김은 오랫만에 먹어서그런지 적당히 자극적인게 아주좋더군요.
고등학교 친구들.
그러고보니 언젠가부터 친구들과의 모임에 친구의 여자친구라는 존재가 하나둘씩 늘어났고.
또 그 친구의 여자친구라는 존재가 어느새인가 친구의 와이프라는 타이틀로 변경되었습니다.
어려울수도 있는 자리라고 생각했는데 활발하고 좋은 사람들이라 어쩔때 가끔은 친구들보다는 친구들 와이프들이랑
이야기하는게 더 즐겁기도합니다 -_-;;;;;;;;;
3차는 감자탕이였는데 감자탕역시 그냥 무난.........-_-;;;;;;;;;
물론 말은 이렇게 합니다만 먹기는제가 제일 많이 먹었습니다.
술좋아하는사람들이 싫어하는...술조금마시고 안주많이 먹는사람이 접니다..-ㅅ-
오랫만에 보니까 진짜 방가웠어요.
저도 나름 과음.
오랫만에 소주한병이상 마신것같습니다.
가벼운 숙취와 함께 추석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저는 좀 헤롱헤롱하고 있는데
뭔가 다들 바쁩니다.
나름 자취생 6년차인데...
저도 뭔가 도와야할거같은데 ....
할머니나 어머니같은 살림의 베터랑들의 움직임을 보면 저란 존재는 오히려 방해만 될거같은느낌.
할아버지가 잘 오실수있게 문을 다 열어야한다고하네요.
뭔가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제가 느끼는 차례음식들은 비싸고 손이 많이간다 입니다.
자취를 하게되면서 요리(요리라고 부르기도 뭐하지만..-_-) 와 집안일을 조금씩 경험하면서.
얼마나 힘든일인지 알게되기도했고..
또 그간 어머니나 아버지가 준비하시면서 고생하시는걸 봐와서그런것도있고...
또 저는 원래도 이런 과정들이 고인들에게 전혀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하기때문에.
조금더 간소화했으면 좋겠습니다만..
부모님 마음은 그렇지않은가봐요.
무슨 음식은 앞쪽에 무슨 음식은 뒤쪽에 이런걸로도 친척들과 함께 한참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는데요.
(올바른 차례상 차리기 라는 어플도 다운받아볼까했습니다만 -_-)
...봐도 모르겠더군요 -_-;
.............자취생이라그런건지....
순간 이 음식들을 보면서..
남으면 자취방으로 몇개 싸가지고 가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할아버지 죄송합니다 -_-
아직 드시기도 전인데..-ㅅ-;;
아직 도착안한 친척들이 있어서 기다리는중에 잠시 오전에 베란다 산책을 나왔습니다.
음~ 가을의 마스코트
잠자리도 한컷.'ㅁ'
밥을 뜨고.
절을 하고.
향을 왼쪽인가 오른쪽인가 몇번 돌리고 (뭔가 의미가 있다고는 생각합니다만 오른쪽이건 왼쪽이건 그자체가 중요한거같지는않은데..-_-)
젓가락을 반찬으로 옮기고.
절을 하고..
반복.
그리고 차례가 끝났습니다.
그래도 평소 자주 하기 힘들었던 할아버지 생각을 조금더 많이 할수있는 시간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물론 아직도 저는 이런 상을 차리는것보다는 할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참치회집에 가족들이 단체로가서 외식을 하는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후에는 친척들과 함께하는 식사.
주먹만한 조카들이 어느새 대학생 고등학생이 되어서 어른스럽고 징그러워졌어요.
뭔가 이야기를 나눠보고싶은데 평소 자주 연락을 안하다보니 의욕만 앞설뿐 딱히 뭐라고 할말이 많이 없더라구요.
예전에 친척형들이나 친척누나들은 만나면 저와 재밋게 잘놀아줬었는데.
그런면에서 미안한 마음을 많이 느낍니다.
나중에 혹시라도 부자가 된다면.
맛있는거 많이 사줘야겠어요.
부자가 안되면...
...음.. 아..안마라도 해줘야하나 -_-;
이게 무슨 생선인지는 모르겠으나..
저는 생선보다는 뒤쪽에 있는 수육과 동그랑땡에 집중했습니다.
수육을 4조각인가 먹었을때쯤.
삼촌이 슬쩍 한마디.
국수는 언제먹여줄꺼냐.
그러고보면 어떤집은 연봉이 얼마냐 부터해서 어디회사에서 무슨 포지션으로 무슨일을 하냐등등등
그렇게 살지마라 등등등.
꽤나 디테일하게 공격이 들어가는 집도 있다고하던데
저는 척봐도 많이 못벌거같이 생겨서인지 (......-_-)
그런 부분은 물어보시지를 않는군요..-_-
저희 친척들은 차례가 끝나면 빨리 각자 집으로 가시는편이라 그런점에서는 참 좋습니다.
얼마후.
지친 부모님들은.
그대로.
zzzzz...
저는 너무 많이 먹어서 이걸 한병 마셨습니다.
자전거 타고 자취방으로 돌아가야하는데 고단하게 주무시는 부모님을 차마 깨울수가 없더군요.
뭐 야간 라이딩도 나쁘지않으니까 기다려보기로합니다.
어머니가 이것저것 챙겨주시네요.
떠날때에는 항상 아쉬워하시는 부모님을 뒤로한채로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섭니다.
또 자전거타다말고 자전거에 내려서 야경샷을 시도....
그런데 촛점을 잘못맞춰서 사진들이 죄다 망했습니다 흑흑.
집에 도착.
흐뭇한 식량들입니다.
그래서 저녁은.
이렇게 모듬전백반입니다.
술 싫어하는데.. (...으음..-_-)
왠지 막걸리는 한잔 마셔줘야할거같아서 한병사왔습니다.
혼자 자취방에 있더라도 모듬전이 있어서인지. 혹은 부모님과 친척, 친구들을 만나고와서인지 마음이 훈훈한 그런시간이였습니다.
(단지 근래 몇끼를 이런식으로 먹었더니만 체중에 변화가 조금 느껴지는군요...아아아아...안그래도 옷이 꽉끼는데..T_T)
저는 뭐 이렇게 보냈습니다.
여러분의 추석은 어떠셨는지요?^^
긴연휴끝에 일상복귀가 힘들겠지만 우리모두 화이팅입니다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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