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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사는이야기

알바용병의 호프집 아르바이트 일기 1,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다.

by hermoney 2017.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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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서오세요. 자리는 편하신곳에 앉으면 됩니다."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말투,쭈뼛거려지는 몸짓,조금은 긴장된 미소를 지으며

첫 손님을 맞이했다.

한 두마디의 짧은 인삿말일뿐인데, 막상 손님에게 인사를 건네려니 참 어색하다

아마도 그동안 내 인생의 대부분은 손님의 입장이였기 때문일것이다.

 

 

첫 손님은 중년의 남자 손님 두분이였는데

나의 어설픈듯 어색한(-_-) 모습은 전혀 개의치 않고

무신경한 얼굴로 창가쪽 테이블로 이동했다.

 

지금도 기억하는데 첫손님들은 이사진상의 오른편에 위치한 4번 테이블에 앉았다.

 

이제 다음에는 뭘 해야하더라?

아 그렇지. 기본과자와 메뉴표를 챙겨야하지

 

그렇게 나는 이번에 시작한 아르바이트에서의 첫 손님을 받았다

 

.....

 

"이 나이에 알바라니 !?"

 

이곳 세계맥주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한건 꽤 충동적인 결정이였다.

 

나는 오랜기간 개발자로 직장생활을 하다 퇴사후 다른 일을 시작했다

새로 시작한 일은, 개인시간이 많아 좋았지만 경제적으로는 결코 좋을수 없었던 시간이 계속되었다

(생각해보면 새로운 일도 다방면으로 꽤나 성실하게 활동하긴했으나, 

정작 '수익창출'을 위한 활동부분은 그렇게 치열하게 하지 못했던거같다.

나를 지켜보던 많은 사람들이 이사람은 무얼해서 먹고 사나 걱정해줬던걸 보면 말이다 -ㅅ-)

 

그 결과 나는 말그대로 "가난한 자유"를 누리게 되었는데

이런 추세로 몇달이 더 지속된다면, 가정경제에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수 있겠다는 

위기감을 느끼게 되었다.

 

다시 직장생활로 돌아가야하나 슬슬 고민이 시작되던 때

집근처에 있는 세계맥주집의 아르바이트 공고를 우연히 보게 된것이 아르바이트 시작의 계기.

 

그래 개발자의 끝은 치킨집 사장님이라고 하던데(-_-) 이 기회에 요식업(-_-)과 자영업의 세계를 경험해보는것도 괜찮겠다 싶었고.

무엇보다 집에서 가까운점이 마음에 들었다.

뭐 이러니 저러니 적어보지만, 결국 경제활동의 목표는 돈이다.

현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돈을 버는 방법은 기존에 하던 개발자로 돌아가 그 일을 하는게 정답일텐데

이렇게 아르바이트를 선택한걸 보면, 또 뒤늦게 전혀 새로운 일에 손을 대는걸 보면

역시 나는 아직 철이 덜 든거 같긴하다.

(개발자로 쌓아온 경력이 아르바이트에 반영될리는 없고, -_- 고로 페이 차이도 매우 크다)

 

.......

 

그래 회사를 계속 다녔어도 언젠간 퇴직을 해야할테고

그럼 그때에는 결국 또 다른일을 찾아야할테니 미리 자영업의 길을 경험해보는것도 좋겠지.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이런저런 이유를 만들어 스스로에게 주입했다.

(뒤늦은 나이에 전혀 새로운 업종에서 일을 시작 하는건 생각보다 많은 각오가 필요했다.)

 

"일을 할지 말지 그런 고민은 일단 뽑힌 다음에 하는거야

내가 지금 그런 고민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그쪽에서 뽑아주지 않으면 소용없는걸

일단 지원이나 해보자"

 

그렇다.

나는 아르바이트에 아직 지원도 하기전이였던것이다. (..=_=)

지원도 안했는데 시작전부터 너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럴때 해결책은 무작정 뛰어드는것 !

 

쇠뿔도 단김에 뺀다고, 나는 바로 세계맥주집에 전화를 걸었다.

바로 당일 저녁에 면접을 보러 올수 있겠냐는 물음이 돌아왔고

전화를 끊고 몇시간후 나는 면접을 보았다.

 

면접은 이곳. 카운터에서 가장 가까운 1번테이블에서 진행되었다.

사장님과 사모님은 왼쪽편에 앉았고 나는 오른쪽 자리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르바이트를 하기엔 조금 나이가 있는 편이라, 면접결과에 확신을 가질수는 없었는데

내가 마음에 드셨던건지 (혹은 지원자가 나 밖에 없었던건지 -_-) 사장님과 사모님은 그자리에서 바로 오케이.

새로 시작하는 월요일부터 출근을 하게 되었다.

 

연락한 당일에 면접 ! 그리고 당일 합격 통보 !

확실히 아르바이트의 세계는 진행이 엄청나게 스피디 했다.

 

처음엔 (비록 아르바이트지만) 단번에 합격했다는 사실이 꽤 기뻤는데, 점차 시간이 지나갈수록,

출근날이 다가오기 시작하자 또 이런 저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걱정됬던건 나는 호프집, 식당등 요식업이나 주점 관련 일을 전혀 해본적이 없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생각해보면 조직내에서의 회사원, 개발자 포지션외의 일들은 생초보자인 상태.

(학생때 내가 경험했던 아르바이트는 책대여점, 베이커리, 워드, 교정알바정도 였고

당시에는 포스기도 없었다.)

 

생소한 일을 내가 잘 해낼수 있을것인지 긴장이 되기 시작했는데

이건 마치 20대초반생애 첫 회사에 입사한후 첫출근 전날밤 초조해하던

그때와 비슷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잘할수 있을까?

실수하진 않을까?

포스기로 계산하는건 어떻게 하는걸까?

나는 왜 하던일을 안하고 이 일을 한다고 나선거지?

내가 무슨짓을 한거지...??

 

 

출근 시간이 가까워질수록,이런 영양가없고 쓸데없는 잡념들이 계속 많아졌는데

그러나, 이제와서 어쩌겠는가?

이미 합격까지 했는데.

(물론 하기싫으면 그만 두면된다. 강제노역이 아니니까 -_-;)

 

그렇게 나의 첫날 근무가 시작되었고

여기까지가 내 세계맥주 아르바이트 첫출근의 기록이다.

 

p.s.

넵 생계를 위해 알바를 시작했습니다 -ㅅ-

그런고로 알바 시리즈가 몇편 나오게 될거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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