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2013년 12월 중순부터 2014년 2월중순까지 미나리와 함께한 약 2달간의 기록입니다.
미나리...
아니 그 아이를 만난건 약 3달전.
별생각없이 구입한 냉동대구로 냉동실이 가득차 있던 날이였습니다.
어떻게든 냉동실을 비워야했기에.
대구탕을 만들기로 마음먹고 동네마트에서 재료를 구입했을때였습니다.
우린 이렇게 만났죠 (..-_-)
첫인상은 날씬하다보다는 왠지 한없이 가늘고 비리비리한느낌.
기운 없어보이는 인상이였습니다.
(그런데 가격은 제법되더군요..-_-)
이때만해도 별 감정없었기에.
단순히 식재료로 그 이상도 그이하도 아니였습니다.
귀찮은 마음으로(요리할때 식재료 손질이 제일 귀찮더라구요-_-) 싹
가위로 싹둑잘라 식초에 담군물로 세척.
그후에는 이렇게 대구탕의 일부분으로 변신하여 저와 한몸이(음? -_-) 되었습니다.
이때만든 대구탕이야기는 이곳에서 보실수있어요 -_-
====> 내생애 첫 대구지리.. 아니 대구탕 만들기 http://hermoney.tistory.com/921
나름 열심히 먹는다고 먹었지만 미나리한단은 혼자사는 자취생이 먹어치우기에는 꽤 많은양이였습니다.
결국 대구탕을 만들고난후 남은양을 초장에 찍어서 반찬으로 해먹을까 어떨까하다가.
한번 길러보기로했습니다.
당연히 제 자취방에 화분같은게 있을리없고.
대충 들어갈만한 플라스틱컵을 찾아 물과 함께 집어넣었습니다.
식물을 기르는것과 관련된 지식은 없는편이라.
뭔가 흙이나 거름? 영양제같은게 있어야하는게 아닌가 싶기도하고.
햇빛이 잘 들어오지않는 이 자취방에서 과연 잘자랄수 있을까 싶기도하고.
인터넷으로 조금 찾아보면 금방 알수 있었겠지만.
그렇게까지 찾아보면서까지 애쓸 필요있나 했습니다.
2013년 3월 12월 22일쯤?
이 화분(..-_-)을 어디에 두어야하나 하다가 머리맡에 둔 채로 깜박 잠들고 난후 그대로 방치.
그후로 4일이 지났습니다.
오잉?
뭔가 다른가 싶더니만 절단면안에서 싹이 자라났습니다.
신기합니다.
본가 베란다에 있는 어머니의 정원
사실 어머니가 화초에 취미가 있으신데요.
가끔 본가에 갈때마다 무럭무럭 자라난 식물들을 보면
재능이 있으신거 같더라구요..
싹이 자란게 신기해서 바라보며 한컷.
그런데 저도 그 피를 이어받았나 봅니다.-_-
물도 조금 줄어 들었기에 물을 보충한 뒤에 전자렌지 위에 올려 두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전자렌지위에 두는게 식물에게 좋은환경 같진 않네요. -ㅅ-)
2013년 12월 30일.
4일만에 완전히 다른모습이 되었습니다.
쑥쑥자라납니다.
기분때문이겠지만 왠지 가습효과도 있는거같고..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보니.
은근히 기르는 재미가 생기더군요
2014년 1월 1일.
나리나리 미나리와 함께 맞이한 새해
새해가 되었습니다.
2014년 1월 8일.
가끔 물만 주고있을뿐인데.
너무 쑥쑥 자라서 무서울정도 -_-
잎파리도 많이나고 뭔가 처음 만났을때와는 다른모습.
작은 플라스틱컵이 이제는 좁아보이기도하구요.
분갈이라는걸 해야하나...
급성장(..-_-)을 기념하여.
미나리 감성샷도 찍어보고.
2014년 1월 15일.
너무 오른쪽으로만 휘어지는거같아 (오른쪽에 형광등이 있어서 그런건가싶어서) 방향을 돌려주었습니다.
너무 폭풍성장을 하고있어서 쓰러지려고 하기에 지지대같은걸 세워주고 싶은데 지지대를 박을곳이 없어서
어쩔수없이 요렇게 띠를 둘러주었습니다.
이게 과연 잘한일인지 오히려 더 답답하게 만드는건지는 모르겠네요-ㅅ-
2014년 1월 16일.
역시 지지대를 세워줬어야했나봅니다.
쓰러질까 중간에 띠를 둘러준게 역효과가 일어난건지
무게 때문에 이렇게 꺽이고 말았어요.
2014년 1월 24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을 하던사이에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꺽인가지에 붙어있는 잎파리들은 영양분을 제대로 못받게되는건지 시들기시작.
결국 어쩔수없이 결단을 내렸습니다.
........
요렇게 잘 잘라서 씻은후 초고추장과 함께 맛있게 먹었습니다 (...-_-)
먹는 사진을 찍어둔거같은데 워낙 사진이 많아서그런지 못찾겠네요. (...-_-)
뭐랄까..먹긴 잘먹었는데 그냥 사먹는 야채와는 조금은 다른기분입니다.
왜 미안한지 모르곘는데 조금 미안한 기분?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런식으로 컵을 20개쯤 만들어서 대량재배하면 평생 미나리는 돈 주고 사먹지않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고 (..-_-)
동네 슈퍼가게 아저씨에게 되팔아서 농업수입을 올릴수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_-)
미나리는 이런모습으로 다시 시작하게됩니다.
...........
2014년 2월 5일.
그렇게 오랜기간 함께했는데 나를 잘라서 먹다니 ! (...-_-)
라는 충격에 휩싸이기라도한듯. (...-_-)
처음 플라스틱컵에 넣어서 길렀을때와는 전혀 다른 성장속도입니다.
일주일이 지났지만 자라질않더군요.
2014년 2월 9일.
미나리에게서 뭔가 썩는냄새가 나기시작했습니다.
깜짝놀라 들어보니.
썩었더라구요..
배신의 슬픔때문인건지.
뭔가 자르는 다른방법이 잘못된건지.
왜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중간에 멀쩡해보이는 부분을 잘라서 다시 길러볼까 생각하기도했지만.
그냥 편히 보내주는게 (..-_-) 좋을거 같더라구요.
일반 쓰레기일까 음식물쓰레기일까 고민하다가 음식물 쓰레기로 버리기로했습니다.
그렇게 미나리와의 짧은 동거는 끝이 났습니다.
가끔 물주는거 말고는 별로 신경도 써주지못했으면서
막상 없어지니 왠지 허전하더라구요.
미나리에 대해서 조금 검색해보았습니다.
미나리
분류: 미나리과
역사: 자생식물로 오래전부터 이용
재배지역: 한국(전국), 일본, 중국
특징: 다습지를 좋아함. 10℃ 이하 성장 정지.
줄기와 잎을 식용.
미나리는 우리나라의 자생식물로 주로 봄·가을에 들판이나 개울에 자라는 것을 채취해 이용하던 잎줄기채소다.
텃밭이나, 플라스틱 용기에 재배하는 경우 봄에 개울가에서 뿌리째 캐서 심거나 시장에서 판매하는 미나리의 뿌리를 잘라 심어두면 된다.
재배의 적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심어두고 수시로 이용한다.
달면서 맵고 서늘한 성미를 가지고 있는데 각종 비타민이나 몸에 좋은 무기질과 섬유질이 풍부
하며 해독과 혈액을 정화하는데 좋은 효과를 가지고있는 알칼리성 식품이다.
출처 :
우리 음식이야기.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37&contents_id=6268
유기농 채소기르기 텃밭백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392799&cid=3955&categoryId=3955
국립중앙과학관 식물정도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768470&cid=2694&categoryId=2699
관심있으신분들은 첨부된 출처의 링크를 읽어보시는것도 좋을거같아요^^
그렇게 몇일후.
시장에서 사온 파를 가지고
요리를 하려던중에 혹시.. 이것도...?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_-
이렇게 다시 파와의 동거가 시작되었습니다...... (써놓고보니 왠지 나쁜남자같은 느낌..-_-)
파는...실패했어요 -_-
파는..........
수경재배가 안되나봅니다 -ㅅ-;;;;;;;
...........
본가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때 어머니가 화분옮기라고 시키시는게 참 싫었었는데
요런 재미가 있더군요.
나중에 작은 텃밭이 생긴다면 한번 길러보는것도 재밌을거 같습니다.
자취방 바로옆에 흙이 있는 공터가 있는데 몰래 불법으로 상추나 파같은걸 심어볼까 싶기도하구요 으하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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