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제래시장에서 구입한 고기가 냉장고에서 일주일째 잠들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렸습니다.
(이래서 메모지에 빨리 먹어야할 목록을 적어서 냉장고에 붙여놓으라고 하나봅니다..)
그동안의 경험상(...-_-) 고기가 썩으면 무서운 냄새(...-_-)가 난다는 사실을 알고있기에 잠시 패닉상태.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냉장고를 열어봅니다.
구입한지 좀 됬는데 당시 그상태 그대로(..-_-) 잘(?) 있는듯 해보이네요.
광명시장에서 한근에 3500원인가 주고 구입한 뒷다리살.
드디어 모습을 보입니다 -ㅅ-
빛갈이 거무티티..-_-;
게다가 냄새가 좀...... -_-;
역시나 그동안의 경험상(...-_-)으로 볼때에 못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갈랑말랑 하는 상태인거 같습니다.
조금 미묘하네요.
버릴것인가 먹을것이가 -_-
아예 확 갔으면 (..-_-) 아까워도 속시원하게 버리겠는데 그정도는 아닌거같아요.
버리면 희생당한 돼지에게 미안하기도 하고해서.. 먹기로 결정했습니다.
(사실 돼지입장에서는 먹으나 안먹으나 마찬가지죠....나쁜 인간들..-_-;;;)
수육은 처음 입니다만
무슨 근거없는 자신감 인지
이건 왠지 해볼만한 느낌이랄까..
어머니가 만드실때 구경해본 느낌으로는 크게 어렵지않을거 같아요.
일단 오 래삶아야 하니까..싱크대를 열고 제일 큰 냄비를 찾아봅니다.
저는 역시 이거죠.
리빙스타 모닝벨 냄비.
곰탕22cm라는 서브네임이 붙은 만큼(..-_-) 넉넉한 사이즈를 제공합니다.
물을 반쯤 넣고 가스렌지를 풀파워로 올리구요.
그사이에 냉장고를 뒤져봅니다.
광명시장에서 장을 본지 오래되지 않은 시기여서 왠일로 냉장고도 야채칸도 풍성.
야채가 조금만 더 오래가면 좋을텐데.
냉장고가 조금만 더 크면 좋을텐데.
냉장고 새로 사고 싶은.....T_T
자취생이란 반쯤은 주부의 역활도 겸해서 일까요.
요즘 이런 생각들을 하고있는데(..-_-) 그래서일까 요즘 왠지 여성화되어가고있는듯한 느낌이..T_T
고기는 요렇게 크게 칼집을 넣어주면 좋다고하더군요.
다 자르진 말고 비계가 나오기 전까지만 적당히 칼집을 넣어줍니다.
냄비에 투하-ㅁ-)
이때의 마음은 항상 같습니다.
제발 사람이 먹을 정도 수준은 되어라..T_T
(고기를 넣을때에 비계부분이 위를 보게 하면 더 잘익는다고합니다.)
물이 끓는사이에 야채들을 손질하구요.
양파, 마늘, 대파, 생강 요런것이 스탠다드한 재료인듯합니다.
(저는 생강은 넣지않았구요.)
다 넣어 줍니다.
다진마늘을 넣으라고 하던데 다지기 귀찮아서 통마늘로...-ㅅ-)
그동안의 경험상(...맨날 이상한거 만들면서 경험..경험..-_- 거만모드-_-) 제 입이 둔한건지.
재료가 한두가지 정도는 빠져도 괜찮더군요.
물론 수육을 만들려고 하는데 고기가 없다던가 하면 곤란합니다.-ㅅ-
그리고 된장. (이런 된장-_-)
된장 안넣고 삶은 수육은 먹어본적이 없어서...
확신은 없습니다만..
다들 꼭 넣더군요.
필요한가 봅니다.
요정도? 넣어주구요.
맛술도 넣어줍니다.
없으면 정종.
정종이 없으면 소주로..'ㅁ'
맛술을 구입한지는 얼마안됐는데 (그전에는 그냥 소주를 구입해서 사용했어요..소주가 저렴해서..-_-)
아직까지.. 소주를 넣었을때와의 맛의 차이는 모르겠습니다.
왠지... 기분이.. 조금 다르긴합니다.-ㅅ-
보글 보글 일보 직전
물이 끓기 시작하면 뚜껑을 덮어주고..
중불로 30분정도 더 끓여 주세요.
....그렇습니다.
최소 30분이상 필요한 요리인것입니다.
배고픈 상황에서 만들면 화나는 메뉴입니다.
저는 해서 먹여야 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다행이지만.
배고픈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을 경우.
원망을 들을수도...?
30분동안 놀면 됩니다'ㅁ')
그런데 인터넷하다가 검색해보니..
커피를 한두스푼 넣으면 더 좋다고 하네요.(냄새제거?)
음.................커피를........?
음...........
왠지 불안한데.-_-
수육에서 맥심의 향을 맡게 되는것인가.. 으음...
뭐.. 한두스푼 넣는걸로 크게 망할거같진 않아서 속는셈치고 넣어봤습니다.
..........그리고 30분후.
(건조한 계절이라 30분동안 삶으면서 자취방에 습도가 꽤 올라가는거 같아서 기분이 좋더군요.-_-)
뚜껑을 열고 젓가락으로 눌러보니 잘익은거같아요.
꺼내놓고보니........
헐.
한근이나 넣었는데....작아보이네요.
확실히 삶기 전보다 작아졌습니다.
손크기와 비교하면 요정도?
음식양이 적은거를 싫어하기에...제 마음도 같이 작아집니다. 왠지 춥고 외로와..-ㅅ-...
삶기전 칼집을 넣은게 신의한수 였던건지 자르기도 편하고
골고루 잘익었네요.
제일 걱정했던 냄새부분도 다행히.
문제없었습니다.
그냥 맛있는 수육냄새..(휴우..T_T)
이제 적당하게 잘라줍니다.
손으로 잡고 자르려니 뜨겁긴한데..
기분좋은 뜨거움이랄까..
참지 못하고 한조각 입에 넣어봅니다.
헐?
방금 만든거라 그럴까요?
이상하게 제가 만든건데.. 진짜 맛있네요 -_-)a
뭐야? 수육 완전 쉽자나 -_-
가격으로 보면 절대 좋은고기는 아닌거같은데 (...-_-)
마치 돼지한마리가 입안에서 녹아나는 그런느낌? (아..이건 좀아닌가 -_-)
마치 잘 마블링된 소고기를 먹을때처럼.
신기하게도 사르르 녹네요.
구..굳... T_T)b
처음 만들어보는 수육이니 제대로 접시를 사용해서 올려봅니다.
그리고 다시 냉장고를 열고 김치통을 꺼냅니다.
수육에는 역시 이게 없으면 안되지요.
어머니가 보내주신 김치는 아껴 먹어야 하는데.(-ㅅ-)
과감히 많은양을 사용해봅니다.
음..
좋습니다.
착착착.
김치도 새색시 마냥 조신하게 올려보구요. (생각보다 맛있어서 기분이 업됨-_-)
음... 접시가 작아서 그런지..
김치를 다 올리진못했어요.
나머지는 반찬통에.
음.......역시..
아무리 제가 많이 먹어도...
삶아서 작아졌다고 해도..
한근은 많더군요. -_-
2번에 나눠서 먹었습니다.
문제점이랄까?
처음에 자르면서 몇조각 먹을때에는 막 만든 상태라 그런지 촉촉하고 사르르르 녹았는데.
먹으면서 조금씩 식으니 고기가 뻑뻑해지더군요.
다 먹을때쯤의 수육이 그냥 커피로 표현해본다면 막 만들고나서 먹을때의 수육은 TOP랄까? -_-
똑같은 요리인데 식고 안 식고의 맛의 갭이..
정말 큽니다.
그래서 식당에서 수육이나 보쌈을 시키면 찜기에 올려서 나오나봅니다.
음..이거.. 부루스타를 구입해서 찜기에 올려 먹으면 정말 최고일텐데..
혼자 그렇게 먹으면 좀 이상할거같기도..-_-
결론은..
수육은 만들때 시간은 필요하지만..
생각보다 만들기 쉽고.
재료 가격도 만만한 착한요리였습니다.
(왠지 거창한 요리같다는 점도 장점. 뭔가 요리 잘하는 사람같은 느낌이 든다랄까..?..-_-)
나중에 부자버젼으로 삼겹살로도 한번 시도해 봐야겠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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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오늘도 맛있는 식사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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