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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전거와함께

[봄여행코스, 혼자떠나보는 벚꽃라이딩] 6. 쌍계사 십리벚꽃길

by hermoney 2014.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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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자전거 타고 훌쩍 떠나본

벚꽃라이딩 여행기 6번째 이야기 입니다.

전편
[봄여행코스, 혼자떠나보는 벚꽃라이딩] 5. 구례에서 쌍계사까지 http://hermoney.tistory.com/984
에 이어서 계속됩니다. 

 

 

드디어 쌍계사 십리벚꽃길에 도착했습니다.
사진으로도 보실수있다시피..
봄에는 쌍계사를 들어가는 저 삼거리를 기준으로 엄청난 차량의 행렬을 볼 수 있습니다.

 

삼거리에서 쌍계사 방향으로 좌회전했습니다.

역시나 밀려있는 차량들.
벚꽃시즌 교통정체의 중심부이기때문에 차량들로 정신이 없습니다.-_ -)
바로옆에 화개장터 주차장이 있기에 여기서부터는 걸어서가도 괜찮을거같은데....굳이 이길을 차로 지나가야할까...
라고 생각을 했으나 주차장도 만원..-_-;;;

 

쌍계사 십리벚꽃길.

 

 

벚꽃이 많이 떨어졌네요.
절정기에서 3~7일정도 지난 모습입니다.
매번 느끼는거지만 벚꽃은 너무 개화시기가 짧아요 -ㅅ-
(지역전문가들이 꽃축제시기를 결정하지만 정작 축제 기간에 꽃이 피지않아
꽃없는 꽃축제가 열리기도 합니다. 기상청 직원들 운동회날 비가 오는거랑 비슷합니다.-_-)

다음날 비예보가 있어서일까요.
하늘이 꽤 흐려졌습니다.
우의를 챙겨오긴했습니다만 그래도 비가 쏟아질까 두근두근 -_-;

 

나들이 나온 분들의 복장에서도 봄이 느껴집니다.

바글바글한 인파와 차량때문에 얼굴이 찌푸려질만도 한데 다들 표정이 좋습니다.
차들역시 여전히 밀려있지만 이구간의 차량정체는 오히려 환영받는 느낌.
차안에서 다들 벚꽃들만 쳐다보고있네요.
벚꽃구경때문인지 도로 중간에서 멈춰있다가 뒤차량의 클락션소리에 급히 출발하는 운전자들이 많았습니다.

 

)

동영상입니다'ㅁ'


하동야생녹차밭입니다.
5km에 걸친 벚꽃나무길 옆에는 이렇게 녹차밭이 함께 따라갑니다.
벚꽃과 녹차밭, 각각 따로봐도 좋은 풍경들인데 동시에 두가지를 눈이 참 즐겁습니다.


하동녹차밭에대해 검색을 조금 해봤는데요.

삼국사기의 기록에 의하면 “신라 흥덕왕 3년(서기 828년) 당나라에서 돌아온 사신 대렴공이 차 종자를 가지고 오자, 왕이 지리산에 심게 하였다. 차는 선덕여왕 때부터 있었지만 이때에 이르러 성하였다”라고 하였고 이를 미루어 선덕여왕 때 이미 그전부터 차를 마셔왔음을 알 수 있다.
지리산 쌍계사 입구에 있는 대렴공추원비에는 지리산 쌍계사가 우리나라 차의 시배지라 적혀있다(이선근 박사). 다선 초의선사의 동다송에는 ‘…지리산 화개동에는 차나무가 사,오십리에 뻗어 자라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이보다 넓은 차밭은 없다…다경에 이르기를 차나무는 바위틈에서 자란 것이 으뜸인데 화개동 차밭은 모두 골짜기와 바위틈이다’

... 이런 내용이 있더군요. 생각보다 유래가 깊은 녹차밭이였습니다.
이곳의 기후가 차나무재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있다고 하던데 조상님들은 그걸 어찌알고 이곳에 차를 재배했는지 신기하네요.

 


흐린 하늘, 이미 많이 떨어진 벚꽃, 아픈 몸.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좋은곳입니다.

여행첫날. 제대로 체하는 바람에 정말 힘들었는데요.
(아픈건 둘째치고 뭔가 기운차리려고 먹을때 마다 바로 나오는바람에..-_-기운이 하나도없었던..-_-)
무리하지말고 남원에서 그냥 올라갈까 고민하다가 그냥 꾸역꾸역 자전거를 타고 왔는데..
그간의 수고가 제대로 보상받는 느낌이였습니다.

 

이틀간 제대로 먹은건 국밥한그릇뿐인데..
그래서일까 기운은 없어도 오히려 머리는 맑은느낌. (...하긴 그동안 너무 많이 먹으면서 살아왔..-_-)

 

잠시 쉬어가기로합니다.

미안하지만 나무 살짝 자전거를 기대어 놓고. 

 

앉아서 그저 멍하니 풍경을 구경합니다.

 

이곳에서 본 풍경과 느낌이 이번 제 여행의 극치였습니다.

혼자 걷기에는 외로웠던 춘향테마파크, 역시나 심심한 도로였던 이곳까지 펼쳐진 17번국도, 구례에서의 국밥한그릇,
길을 물어보기위해 남원에서 나누었던 낯선사람들과의 대화
, 너무 힘들어서 섬진강에 있던 벤치에서 30분간 누워있었던일, ...
숙소에서 체해서 밤새 한숨도 못자고 떼굴떼굴 굴려야했던것만 빼면..(그건 다시 겪고 싶지않습니다..-_-)
모든 순간이  다 좋았어요.

상대적으로 목적지에 도착하는게 느릴수 밖에 없는 자전거를 타고왔기에
지난 과정을 하나하나 기억할수있었던거 같습니다.

(저때 기록한 메모를 바탕으로 여행기를 적고있는데. 뭔소리를 써논건지 -_- 당시에...저 풍경을 바라보며 감성남이 되었었나봅니다. -_-)

 

 

 

원래 예정은 내일까지 남해에 갈 생각이였는데
다음날 전국에 비예보도 있고.
온몸에 기운이 다 떨어져서 일까.
그냥 오늘 올라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느즈막한 오후로 접어들고있어서 쌍계사는 다음에 가기로하고 하동버스터미널로 이동하기 시작.

 

 

)

이구간 동영상입니다'ㅁ'

 

 

 

걷는 분들도 종종 보이더군요.

하동가는길.

혼자 조금은 심심하다 싶을때쯤.

 

또 다른 자전거 여행자를 만났습니다.
자전거를 타며 한두마디 건내다보니 서로 방향이 같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하동까지 함께 이동하기로했어요.

 

지나는길에 동네슈퍼가 보여서...

방가운 마음에 제가 검은콩 우유를 쏘기로했습니다 -_-);;

전주에서 사는 졸업예정 대학생이라고 하더라구요.
저 시기의 모두가 그렇듯 취업때문에 고민이 많은듯했습니다.

이건.. 배나무꽃인가요?

혼자 다니면 생각을 많이 하게되고.
둘이 다니면 즐겁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패달을 돌리다보니 어느새 하동에 도착.

 

각자의 건투를 빌며 메일주소를 교환하고 (왜 맨날 남자들이랑 메일을 교환하는거야..-_-)
하동터미널에서 헤어졌어요.

그런데 문제..................
의외로 하동 터미널은 버스가 많지않았습니다.
성남가는 버스는 없었고 벚꽃시즌이라그런지 서울가는 버스도 아주 늦은시간외에는 매진.

매표소직원과의 긴 상담(..-_-) 끝에 그나마 가까운 진주터미널로 이동하기로했습니다.

 

진주로 가는 버스에 자전거를 싣으려고 하는데 요즘은 드문 (..-_-) 짐칸이 좁은 버스더군요.
급하게 앞바퀴를 빼고 후다다닥 집어넣었어요.

 

한시간쯤 걸린거같습니다.

 

진주에 도착했습니다'ㅁ'

 

성남가는 버스는 한시간정도 기다려야하더군요.

몸이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오는건지.
배도 너무 고프고 화장실도 너무 급해서 (...참..슬플정도로 기본적인 욕구에 충실한 몸입니다..-_-)

 

터미널 근처에 본죽에서 죽을 포장하고

 

요 앞에 자전거를 묶어놓고 화장실을 다녀오려는데...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악몽같은 장면들이 보이더군요........................................
덜덜덜덜덜

저는 이런곳에 도저히 자전거를 묶고두고 자리를 비울 엄두가 나지않았습니다.
그러나 위험한 상태이기에 (...아..-_-) 화장실은 빨리 가야했고...

 

한적하고 안전해보이는 화장실을 찾기위해 무작정 자전거를 끌고 진주시내를 헤매기 시작했습니다.

이런쪽의 개그코드는 좋아하지않는데... (..-_-)
이때의 위급함은 정말 뭐라고 표현할수없었어요..

굳은 얼굴로 진주시내를 돌아다니며.
그 와중에 또 사진을찍고 -_-

다행히 15분거리에 체육관이 있었는데 그곳에 직원이 저의 사색이된 얼굴을 봐서그런건지..-_-
화장실을 이용할수있게 배려해주었습니다T_T

....아까 하쌍계사 십리벚꽃길봤을때보다 더 행복했어요...
사람이 사는데 행복을 느끼는건 생각보다 단순했습니다.

 

그렇게 버스를 타고

 

성남으로 출발.

이번에는 배가 너무 고파서 포장해온 죽을 먹으려고 뚜껑을 여니...
죽냄새가 버스안에 확 퍼지더군요.-_- 맛있는 냄새이긴했습니다만..
이대로는 다른 사람들에게 욕먹을까봐 도저히 바로 죽을 먹을수가 없어서 다시 뚜껑을 닫았습니다.
급한데로 초콜렛으로 허기를 달래며 휴게소까지 버텼습니다.

 

휴게소 앞에서 죽그릇 뚜껑을 열고  냄새를 빼고있습니다 (..-_-)

휴게소에서는 다들 음식냄새가 많이 나는 먹거리들을 사오기때문에
이제는 먹어도 괜찮을듯.

옆사람 눈치를 보다가 죽을 열어서 먹기시작했습니다. (이때 먹은 죽이... 제 인생 최고의 음식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제옆에 앉은 아저씨가 제가 죽을 먹는 모습을 슬쩍 보더니만
가방에서 치킨(..아니 이게 왜 저안에서 나와-_-)을 꺼내서 마구 드시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그분도 제 눈치를 보고 먹고싶은데 안먹고 참고있었나봅니다 -_-
그렇게 쌩뚱맞게 버스안에서 먹방배틀이...펼쳐지고..-ㅅ-

몇시간후 무사히 버스는 성남에 도착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저는 일상으로 돌아갔고
몇일후.
메일을 한통 받았어요.

 

하동까지 함께 했던 전주총각(?)이 저를 찍은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대부분 저의 뒷모습들입니다.^^

그때가 또 기억나는군요.

 

검은콩 우유를 사준후. 브이 -_-);;
저런 모습으로 여행을 했던듯..^^
혼자 다니느라 제 사진이 별로없었는데 귀한 선물을 받게되었어요.^^

이렇게 일년전의 봄여행기를 마무리합니다.
여행기는 워낙 느리게 쓰는편인데 그래도 이번에는 나름 빨리 쓰지않았나 싶어요 -_-;;
(아직 마무리못한 일년전 제주도여행기가 남아있네요..T_T)


몇일후면 또다시 이날본것과 같은 벚꽃이 피리라 생각됩니다.
슬슬 다시 자전거를 챙길때가 된거같아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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