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제주도여행

사진으로 보는 제주도 여행기] 16. 슬로우트립 게스트하우스에서의 하룻밤

by hermoney 2013. 9. 3.
반응형

혼자 떠난 제주도 여행 'ㅁ'

제주도 여행기 16번째 이야기 입니다.

지난편인

15. 용눈이오름과 사진  http://hermoney.tistory.com/842

편에서부터 계속 이어집니다.

  

용눈이오름을 오르고난후 오늘 묵기로한 슬로우트립 게스트하우스에 예약전화를 걸었다.

4인실 도미토리 가격은 2만원이며 남자방에 자리는 여유가 있다고한다.

2만원이라. 무난한 가격이군..

그런생각과 함께 혹시나 하는생각에 주머니를 뒤져보는데 아뿔사. 

마..만원짜리가 몇장 섞여있는줄알았는데 왠걸 천원짜리만 몇장나온다.

 

평소 신용카드한장들고다니는편인 나였지만 (ATM 가는걸 굉장히 귀찮아함..-ㅅ-) 제주도는 현금결제를 선호하는곳이라는걸 알고있었기에

나름 내려오기전에 현금을 꽤 찾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여행이 길어지는바람에 보유한 현금을 모두 사용해버린 상황이였던것이다.

얘기를 해보니 신용카드결제는 곤란해하는것같고 비행기를 타고 올라가는 날짜가 아직 2일정도 남았기에 그2일간을 버틸 현금이 더 필요했다.

 

게다가 이번에는 무게를 줄인다는 생각으로 (그게 몇g이나 된다고...도대체 무슨 생각을 한건지 -_-) 캐쉬카드를 들고오지않았다.

현금서비스라는걸 받아볼까했지만 이자에 대한 거부감과 함께 신용에 문제가 생긴다는말이 기억났기에 다른방법을 찾기로 했다.

고심끝에 서울에서 한참 열심히 일하는중인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_-;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에서 여자친구가 10만원을 입금해주면 숙박비2만원을 제외한 현금8만원을 다시 게스트하우스주인장에게 돌려받는다는..

그런 작전을 짜봤는데  어찌보면 참 뭔가 좀 수상스러운 제안으로 보일까 했지만 다행히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이 흔쾌히 허락했다.

 

 

용눈이오름에서 슬로우트립게스트하우스까지

 

 

슬로우트립게스트하우스는 성산오조리에 있다고한다.

스마트폰을 꺼내 지도를 보니 성산일출봉이라던가 올레길과 같은 유명관광지 근처에서 조금 떨어져있는곳 같다.

 

용눈이 오름에서 오조리까지 가는길은 대부분이 내리막길이라 중간에 조금 헤메긴했어도 자전거로 가는게 그리 힘든과정은 아니였는데

문제는 이 오조리에서부터 발생했다.

 

 

이 오조리라는 마을은 뭐랄까...

아기자기한 골목길들로 이루어진 조용한 곳이긴했으나  이 골목길은 처음와보는 사람입장에서는 왠지 모르게 은근히 미로같은느낌을 준다랄까.

 

 

 

그렇게 게스트하우스를 찾아 오조리 마을속에서 몇번을 뱅뱅 돌기도하고  주인장에게 전화로 몇번을 물어본끝에  겨우 게스트하우스가 근처에 있다는

오조리 사무소를 발견하긴했으나 이곳에서도 게스트하우스는 찾을수없었다.

 

 

오조리 마을내에있던 의자.

 

 

그래.

너무 서두르면 보일것도 안보이겠지.

의자위에 적혀있는데로 조금 쉬어가기로했다.

 

잠시간의 휴식이 정말 효과가 있었던걸까.

 

 

게스트하우스를 발견할수있었는데  정말 어이없게도 몇번을 자전거를 타고 지나친 골목에 있었다.

 

 

아무리 마을 골목안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라지만 버젓히 이런모습이 보이는데  똑같은 곳을 몇번을 지나가면서 그냥 지나친건지모르겠다.

정신적인 여유가 없는상황에서 사람의 시야가 얼마나 작아지는지 다시금 깨닫게되는 순간이다.

 

 

 

 

이쪽이 슬로우트립게스트하우스 본관.

 

 

이곳은 그옆에 있는 카페겸 별관인듯.

안에 있던 스탭분이 말해주길 게스트하우스 옆을 몇번째 지나가는 나를 부르려고 주인장이 뛰쳐나갔는데 아직 소식이 없다고한다. (..-_-)

 

얼마후  주인장도착.

(살짝 원망스러운 눈빛을 하며 나를 보더니.) 그렇게 부르면서 쫓아갔는데 어떻게 그렇게 못듣고 지나가버리냐면서 웃는다.

 

 

 

스탭을 따라 내부로 들어왔다.

깔끔한 인테리어도 좋았지만 그런것보다는 굉장히 조용했던 분위기가 인상깊었다.

 

 

 

너무 조용해서그럴까.

조용해서 좋긴한데 왠지 큰소리를 내면 혼날거같은 느낌이기도있었다.

 

 

 

 

이곳이 남자방.

나혼자뿐이다.

게스트하우스에서 혼자라는건 도미토리 가격으로 방을 독차지할수있기때문에 사실 꽤 좋은 소식이긴하지만

그래도 뭔가 이상하다.

그러고보니 이곳을 와서 여태까지 남자를 본적이 없다.

여자손님들은 꽤 본거같은데 어찌된일일까.

 

손님들도 여자.

사장도 여자.

스탭도 여자.

 

이곳에서 남자는 오로지 나혼자뿐이였다.

혹시.,. 이곳은 암묵적인 금남의 구역인데 내가 멋도 모르고 맘대로 들어온걸까? 

 

온사방이 여자 그안에 나혼자.

하지만 별로 기쁘진않다.

 

나도 어느새 세상을 살아온지 조금지나서였을까 이런 상황이 내가 어릴때 생각했던 그런상황이 아니라는건 알고있다.

여자들끼리 있다고해서  여자대학교를 배경으로 한 어느 미국 코메디영화처럼 여자사람들이 가벼운 차림으로 막 돌아다닌다거나 하지않는다는걸 이미 알고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배를 타나가 난파를 당해서 표류를 하다가 여자들만 사는 섬에 도착한다거나 하는 그런.....-_-)

내가 남자친구들이랑 같이있을때 친구들이나 나나 속옷차림으로 있지않는다는걸 생각해보면 당연한건데...

아싫다 친구놈들의 속옷차림을 잠시 상상해버렸다.

 

게다가 세상을 살아오면서 직장에서 만난 여자상사들은 나에게 뭔가 고통을 가하진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다 무서웠었다.

친절하지만 무섭거나.

좋은분인데 무섭거나.

무서운데 무섭거나.-_-

 

 

그러고보니 게스트하우스안을 들어오면서 여자 손님들을 마주쳤을때 다른 게스트하우스의 손님들보다는 약간 다른느낌의 눈인사를 주고받았는데 .

뭐랄까.

아 모처럼 제주도에와서 여자들끼리 편하게 쉬려고하는데 남자가 오다니 불편하다. 이런생각을 하는것일까.

아니면  젠장. 여자들만 있어서 심심했는데 그나마 겨우 남자라는게 한명 들어온게 이렇게 생긴놈이라니. 라는생각을 했을수도...-_-;

 

 

 

뭔가 아기자기한 스타일의 인테리어답게 내부에 배치된 사물함이나 침구들이 아기자기하다는 느낌이다.

 

 

 

 

 

대충 짐을 풀고 각종 베터리들을 충전하기시작.

 

 

아무래도 하루종일 땀을 계속 흘려왔기때문에 샤워부터 시작했다.

대부분의 게스트하우스들이 샤워룸이나 화장실은 꽤 신경을 많이 쓰는데  이곳역시 꽤 잘되어있다.

샤워를 마친후 배가 꽤 고픈상태였기에 식사를 하러 나가기로했다.

 

 

이곳이 부엌인듯.

뭔가 다락방으로 올라가는듯한 사다리가 매우 신경쓰인다.

 

 

 

이곳은 독방.

친구나 가족등. 일행이있다면 독방을 사용하는것도 괜찮은 선택일듯.

  

 

 

  

 

피곤한 상태라 멀리있는 식당을 가기는 싫어서 주인장에게 근처에 식당있지 물어보려고

본관옆에 있는 카페로 들어왔다.

시원한 물회에 밥을 먹고싶었는데  설명을 좀 들어보니 딱히 마음에 드는곳이 없었다.  (배가 덜고팠나보다.)

 

 

 

 

 

 

세세한 부분까지 참 아기자기한듯.

이런건 보통 꾸미려고했다기보다는 주인장 스스로가 이런걸 좋아하는 취향인경우가 많다.

조리개값이 괜찮은 단렌즈를 하나 챙겨왔으면 이것저것 사진찍으면 이쁘게 나올만한것들로 가득차있었는데 한쪽에는 책도 꽤 많이 있었다.

 

 

벽에걸려있던 그림중 마음에 들었던 그림.

   

 

식사를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을 하면서 카페주위를 살펴보다가 발견한 메뉴판.

간단한 식사류도 판매하는듯.

 

내몸에 안좋은 100% 인스턴트지향. 그릇을 차고넘치는 MSG의 향연이라는 문구가 오히려 나를 끌리게했는데

양이 제일많은게 뭐냐고 물으니 스팸메일보내지마요덮밥(....-_-)을 추천해주었다.

 

 

 

왠지 이름만 들어도 어떻게 나오는지 상상이되던 그런모습의 식사가.

상상하던것이상의 아기자기한 식기에 담겨서 나왔다.

 

 

보기보다는 먹을만하고 보기보다는 양이 적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왠지 뭔가 좀 양적으로 아쉽다.-_-

(나중에 검색을 좀 해보니 이곳에서는 야끼소바메시가 괜찮다고한다.)

 

 

  

 

뭔가 부족하다는느낌으로 앉아있어서그런걸까.

커피를 한잔 서비스로 주었는데 서비스로 준 커피치고는 꽤 괜찮았다.

 

 

 

책을 한권빼들고 앉아서 커피를 한잔 마시며 읽었다.

분명사람은 많은데에도 이런 조용한느낌은 마치 새로지은 깔끔한 도서관에 들어있는 느낌이다.

이 느낌은 숙소건물내부도 그렇지만 이곳카페역시 마찬가지였다.

 

가끔 스탭이 식기를 닦을대 접시가 살짝 부딪치면서 나오는 소리라던가. 주인장이 노트북의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외에는 음악소리정도만 들려왔는데

카페에 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누가한명 들어오는데 갑자기 시끌시끌해진다.

 

그사람은 주인장앞에 척하니 앉더니만 오늘 어디어디어디를 다녀왔다고 큰소리를 설명하기시작하면서

음악소리는 조금 방해됐지만 조용했던 카페는 꽤 활기차게 변했다.

아까도 좋았고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리는 지금도 좋았다.

 

 

 

 

 

책을 보면서 앉아있는데 조용하니 시간이 참 잘도지나간다. 

조금씩 어둑어둑해지는가싶더니만

 

 

 

 

 

 

 

 금새 어둠이 몰려왔다.

 

 

볼때마다 재밌는 풍선남자.

 

 

 이남자.  무슨생각을 하고있는것인가.

 

 

이남자의 옆모습.

  

 

살짝 나른해지는가운데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싶어서 한병시켰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라거류의 맥주는 선호하지않는편인데 선택권이 조금 좁다는점 빼고는

나름 카페에서 파는 병맥치고는 가격이 나쁘지않다.

 

책도있고 음악 선곡도 괜찮고 맥주도 시원하고 게다가 마른안주도 제공한다.

 

병따개마져 꽤 신경을 쓴느낌.

나야 그냥 무딘남자라 병따개야 병뚜껑만 잘따주면 되지만(...-_-)  이곳은 확실히 여성들에게 어필을 할수있는 그런곳이라고 생각이들었다.

 

 

다락방을 한번 가볼까?

 

 

우흐흥 다락이라그런지 컴컴하다.

불을 켜면 사람들이 갑자기 서프라이즈~하면서 나타나고 갑자기 술파티가 벌어지는건아니겠지.

(아시다시피 나는 참 이런 쓸데없는 망상을 많이 하는편인데 그런욕구를 블로그를 하면서 풀고있는편이다-_-)

 

 

 

전원을 켜니 꽤 이쁜다락방이 등장.

 

 

책, 만화책, 기타, 그리고 옆에 게임기까지.

그러고보니 카페외에는 편하게 누워서 책도보고 쉴만한 공간이 없다싶었는데 이곳은 이런 멋진 다락방이 있었다.

  

 

 

책장을 살피다가 흥미를 끄는 책이 몇권있어서 읽어보기로했다.

여자라면 꼭 가봐야할 100곳..은... 왜 골랐는지 모르곘다....-_- 

 

 

 

나름 자취인이기때문에 인테리어에도 관심이 있는편.

물론 관심만 있고 내방은 인테리어보다는 청소쪽에 문제가 더 크긴하지만...

 

 

 

 

내수준에는 별로 도움이 안되는느낌이지만 책자체가 흥미로웠고 중간중간 들어있는 일러스트가 괜찮았다.

참고로 여자라면 꼭 가봐야할 100곳은 기대와는 달리 야한내용도 없고 별로 재미는 없었던듯.

 

 

 

괜히 셀카 한장찍어보고싶어서 타이머를 맞추고 저러고 셀카도찍어보고 -_-;

다락방을 보고 신나서 저러고있다보니 이안에있는 사람들중 사실 가장 여성스러운건 내가 아닌가 싶기도하고.

 

그때 누군가 사다리를 타고 다락방으로 올라오는소리가 들리더니만 어떤 여자가 한명 고개를 쏙내미는데  

아무도 없었던걸로 알았을까

나를 보고 헐? 이라는 소리를 내더니만 다시 아래로 쏙 내려간다.-_-;

 

아니 왜?-_-

내가 뭘?  T_T

옷을 벗고있다거나 그런것도아니고

좀 무안하다. 

 

그렇다고 따라가서 나 무서운사람아니에요 라고 할수도없고.

 

그렇지만

왠지 나때문에 못올라오는느낌이라 책보던걸 대충 마무리하고 내려왔다.

  

 

 

 비상약품들.

 

 

 

 

 

 

그외 귀여웠던 소품들도 몇컷.

주인장이 피규어? 종류를 꽤 좋아하는듯.

 

 

우리동네는 재활용을 분리해서 수거하지않기때문에 저런게 필요없었지만

이건 왠지 갖고싶었다.

그렇게  사진을 조금찍다가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배가 고파서 부엌을 오니 다들 사발면을 먹고있었는데

부엌에 있는 냉장고에 써있는 메모를 보니.

이곳은 따로 아침을 주는 시간이 없고 알아서 꺼내먹는시스템인듯하다.

사발면이나 토스트중에서 드시고 싶은걸 선택하세요 라고 써있는데.

 

사발면한개나 토스트몇쪽을 먹어서는 절대 만족스럽지않다는걸 스스로알고있기에 어찌하나 고심하다가

옆에서 잘먹고있는 다른손님에게 소심하게 물어보았다.

 

"사발면이랑 토스트 둘다 먹고싶은데 이곳에서는 둘다먹으면 안되나요?"

 

그손님은 시크한 표정으로 "상관없어요. "라면서 토스트를 들고있는나에게 찬장에 있는 사발면을 척하니 가져다주었다.

룰같은건 신경도 쓰지않는 저 대담한 느낌.

멋있었다.

 

 

그래서 오늘의 아침은 이렇게..

쥬스와 빵을 몇쪽 더 먹긴했지만 대충 이런느낌의 아침이였다.

 

 

 

 

 

식사를 마치고 밖에 나와보니 온세상이 뿌옇다.

어째 어제부터 흐리더니만 오늘은 강한 해무때문에 시야가 굉장히 제한되는 ... 제주도에서 온 여태까지의 날들과는 전혀다른날씨의 아침이다.

오늘은 우도를 갈예정인데 시야가 이래서야 우도를 가도 우리집에서 보는 풍경과 다를게 하나도 없겠다 라는 생각에 조금 허탈하기도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안개속에 있는 우도도 나쁘지않다는생각이 들었다.

배낭을 자전거뒤에 싣고 짐받이 끈을 강하게 조이기시작했다.

 

.........안개속에 우도편으로 이어집니다.

 

슬로우트립 게트스하우스.

이곳역시 역시 여태까지 묵었던 곳과 마찬가지로 만족도가 꽤 높았는데

늦은 술자리를 금지하고있는점.

이른 소등시간.

조용한 분위기와 각종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여자밖에 없다라는점 (물론 여자밖에 없었다는건 이날만 그렇고 남성들고 꽤 많이 온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뭔가 목적이 있으신 남자분들은 실망할수도있습니다. )

등등등 꽤 개성이 강한곳이였다.

찾아가는길이 편하다고는 할수는 없는 위치이지만 매력이 있는곳이라는점은 분명한것같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제주도여행기가 길어지다보니 계속 제주도글만 올리게되는거같아서 죄송한 느낌도 듭니다.^^

읽는분들도 질질끌리는 느낌을 받지않으실까 싶어요.

최대한 빨리 마무리 짓도록 고고싱 하겠습니다'ㅁ'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