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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제주도여행

사진으로 보는 제주도 여행기] 18. 스마일 게스트하우스에서의 하룻밤

by hermoney 2013.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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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떠난 제주도 여행 'ㅁ'

제주도 여행기 18번째 이야기 입니다.

 

 

전편인 ( 17. 안개속의 우도 http://hermoney.tistory.com/868 )

편에서부터 계속 이어집니다.

 

 

어느새 해는 저버렸고 온사방이 어둑어둑하다.

오늘은 이만 가야할거같아 근처에 보이는 버스정류장에 서서 핸드폰으로 근처에 있는 숙소를 검색하고있는데

바로 옆에 보이는 건물에 게스트하우스가 있었다-ㅅ-

 

 

게스트하우스문앞에는 개 한마리가 앉아 있다가 문 밖을 나오는 손님들을 뚫어져라 쳐다보고있는데 이때만해도 왜그런지몰랐다.

 

아무튼 들어가서 하루 숙박비를 물어보니 만원이라고한다.

마..만원 ?!?!  (아마 오픈당시 행사가격인건지 지금은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니 가격이 올랐습니다.)

뜻밖에 횡재한 기분.

 

저녁을 아직 못먹었기에 이곳은 저녁을 어떻게 먹냐고 하니

원래 저녁식사는 미리 신청하면 만들어주는데 저녁시간은 이미 지나버렸다고한다.(저녁식대 별도)

근처에 식당들이 몇곳있으니 그곳에서 먹으면된다고한다.

1층이 남자숙소. 2층이 여자숙소인듯.

 

 

처음 본 스마일게스트하우스의 모습은 뭐랄까...

정말 게스트하우스다운 모습.

가격때문인지 비성수기임에도 손님이 꽤 많았다.

 

사람에 따라서 호불호가 있을수 있겠지만 나는 이런게 정말 게스트하우스 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나처럼, 혼자 긴 여행을 하는 여행자들에겐 숙박비에 대한 부담이 적어서 좋은 곳인듯 

 

딱 하나 남은 1층 침대에 잽싸게 자리를 잡는다.

나름 침대마다 2개정도의 콘센트가 있고 침대안에는 전기장판. 침대아래에는 보관용 락커가 하나씩 제공된다.

 

 

수건과 베개시트도 제공.

 

 

이제 일단 뭔가 빨리 먹어야한다.

짐을 다풀고  근처에 있다는 순대국집을 향해 가려는데 아까 본 개 한마리가 여전히 게스트하우스앞에 앉아있다가

내가 나오는걸 보더니 나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뭐 내게 할말이라도 있는걸까?

좌우지간 난 밥부터 먹어야 한다

 

 

근처 순대국집.

 스마일게스트하우스는 올레길 중간에 있는 다른 게스트하우스 와는 달리 마을 안에 자리하고 있어서

편의점이나 식당을 쉽게 접할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배를 채울수 있는거라면 그 무엇이든 먹을수 있는 준비가 된 상태여서

맛과는 상관없이 선택한 메뉴지만, 먹어보니 역시 순대국은 실패할 확률이 매우 낮은 음식이다

싹싹 비웠다

 

여행7일째.

무리한 페이스는 아니였으나 그동안 나름 피로가 조금씩 쌓여왔는지 노곤노곤하다.

문득 맥주를 한캔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식당 맞은편에 있던 편의점에 들어가  맥주 한캔과 내가 좋아하는 프레첼 갈릭버터맛을 구입했다.

 

그런데~ 내가 편의점에 들어가는걸 본 개가 도로 건너편에서 편의점까지 슥 건너왔다.

그 개가 내쪽으로 건너온지 얼마 안되어 도로를 차가 슝~하고 지나가는데

그동안 자전거여행을 하면서 로드킬을 당한 동물을 많이 봤었기때문에 나는 그 광경을 보고 가슴이 철렁해졌다.

 

그리고 친구인지.. 그옆에는  작은개 한 마리가 더있었다.

내 눈치를 슬슬 보면서 꼬리를 살살흔드는데 자세히 보니 몸집이 꽤 말랐다.

아... 배가 고팠구나

그래서 게스트하우스의 손님들이 지나갈때마다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보고있었구나.

아 그랬었구나.. 

 

그럼 이 개는 게스트하우스앞을 지키다가 길건너편 편의점에 들어가는 사람을 보면 차가 다니는 도로를 건너고

그후에 또 도로를 건너 게스트하우스앞으로 돌아오고..

그렇게 살아온건가?

운이..여태까지 좋았다고해야할지.

차를 피하는 타이밍을 배운거라고 해야할지..

 

내가 지금 이개에게 먹을걸 준다면 다음에도 편의점에 들어가는 사람을 보고 먹을걸 구걸하러 차가 지나가는 도로를 건널거같은데..

그렇다고 이제와서 내가 아무것도 안준다고 도로를 건너는 일을 멈출것같지도않고..

 

결국 어쩔수없이 과자를 흔들며 먹을걸 주겠다면서 마을안쪽 골목깊은곳까지 유인한후

방금 구입한 프레첼 갈릭버터맛 (아아 T_T)을 뜯어서 주었다.

 

갈릭버터향이 뭔가 취향에 안맞는지 냄새만 맡고 먹으려하지않아 다시 몇개를 입으로 잘게 부셔서 주었는데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가려고 도로쪽으로 걸어가니 다시 따라오려고 하길래 내 나름은 최대한 무서운 표정과 몸짓으로 골목안쪽으로 쫓아버렸다.

 

 

세상에는 잘사는 동물(물론 사람도 포함...)도 많지만 정말 힘든상황에 있는 동물들도 많다.

우리가 살고있는 집앞 골목길에서도 이런상황에 빠져있는 길냥이라던가 그런동물을 흔히 볼수있는데

나는 그런쪽에 꽤 감정이 동화되어서 그들의 상황을 생각하면 많이 우울해지는편이라 조금은 일부러 외면하기도하는데..(....)

이 두마리 개들의 운명을 보니 영 마음이 좋지않았다.

 

내가 무얼 더 할수있을까.

아니 분명 뭔가 더 할수는 있을것이다..

아무튼...이상과 현실. 그리고 내가 할수있는 부분이 있음에도 내자신의 이익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아서 그중간에서 느끼는 여러양심적인 가책들이

계속 괴롭힌다.

 

 

 하루종일 바람을 맞아서 얼굴이 뜨겁다.

오늘 따뜻하게 잘 자지않으면 감기가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데 일단 샤워부터 하기로했다.

화장실의 모습은 이렇다.

안쪽에는 샤워실.

화장실과 샤워실이 참 큼직큼직한게 정말 다수의 인원이와도 큰 불편이 없도록 만들어져있다.

 

 

마치 피트니스센터의 샤워장을 보는느낌.

 

 

 

 

샤워커튼을 치고 옷을 벗기시작.

불행히도 샤워장에 배치된 바디샴프가 다떨어져서 없었는데

다행히 옆사워부스에 누가 반쯤 사용하다만 바디샴프를 두고간게 있어서 유용하게 사용하였다.

그사람에게 축복을 !

 

 

  

 

게스트하우스 식당겸 거실(?)

 

서로 처음보는듯한 남자들과 여자들이 한테이블에 앉아 가벼운 파티(술자리?)를 시작.

조금씩 서먹해하는듯하더니만 술이 조금씩 들어가서일까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요 재미때문에 게스트하우스를 찾는사람들도 꽤많다고한다.)

 

 

 이쪽은 pc코너.

 

 

 

아까 그 일때문에 마음이 안좋기도하고 몸  상태가 좋지않아 술자리에 끼고싶지않았다.

다들 즐겁게 술을 마시고있는와중에 바로 뒤에 있는 테이블에서 혼자 맥주를 마시고있으면 자리에 합류하라고 할까봐

그러면 또 술자리를 거절해야 하고 그런게 싫어서 괜시리 노트북앞에 앉아 인터넷을 하는척하면서 맥주를 혼자 마셨다.

(물론 이건 혼자 김치국 마시는 것과 비슷한 착각으로.. -_-

그들은 서로를 탐색하고 서로와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떠드느라 나에게 신경쓴사람은 아무도없었다-_- 괜히 부끄럽다 *-_-*)

 

 

카스 레몬.

나쁘진않은데..

그래도 밀맥주가 생각난다.

 

멀리 들리는 tv소리에서는 제주유나이티드가 강원에서 4대0으로 이겼다고 하는뉴스와

남원감귤과수원에서 화재가 났다는 뉴스가 흘러나오고있었다.

흑돼지돈까스가 일본에 수출이 잘되고있다는 뉴스도 나오고

지역뉴스는 확실히 소박하니 은근히 재미있는 소식이 많은듯.

 

공중파 뉴스는 대부분이 안좋은소식들이 많은데 지역뉴스는 그래도 긍정적인 소식들을 많이 전하는거같다.

 

 

침대안에 들어가서 커텐을 치니 생각보다 아늑하다.

커텐한장으로 이정도로 안락해지다니 약간의 독립성이 보장받는느낌.

침대에 누워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있는데 멀리 거실에서는 여전히 남자들과 여자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다음날 아침.

식당에 나가보니 어제본것과는 조금 다른모습의 (조금은 푸석푸석해진모습의..-_-) 여자들이 몇명 밥을 먹고있었다.

아침식사는 추가비용.

 

 

 

이날은 짜장밥. 3500원.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이 요리를 꽤 잘하는건지 내가 배가 고팠던건지 엄청 맛있었다 -_-

양도 무제한 -ㅅ-

 

오늘은 이번 제주도여행의 마지막날.

 

 

 

오후 비행기를 타기위해서는 조금 서둘러야해서 아침을 먹은후 바로 짐을챙겨나왔다.

아마 이날은 이 게스트하우스에서 내가 제일 먼저 출발한 사람일지도.

 

 

마지막으로 건물을 한번 쳐다보고 자전거에 올라타려고하는데

 

 

어제 본 그개가 또 게스트하우스앞에 앉아서 배고픈눈을 하며 사람들을 쳐다보고있다.

  

 

차에 치이기 전에 관할 동물센터에 신고를 하는게 옳은일인걸까?

...모르겠다.

어찌보면 내기준으로 그(혹은 그녀)의 삶이 힘들고 괴롭다고 내마음대로 판단한것이였을지도.

차를 피하는요령을 터득하고 자유롭게 살아가고있는건지도 모르고.

아니면 한정된 환경에서 정말 최대한 열심히 살아가고있는것일지도.

 

 

그(혹은 그녀)의 삶이 조금더 행복하기를 빌면서 김녕해수욕장으로 출발했다.

....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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