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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생활_자취생활

장마철, 그중간의 잠시 햇살 좋은날.

by hermoney 2013.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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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끝없이 내릴듯싶어서 큰우산을 들고나오니 비가 멈추고,

비가 안내릴듯싶어서 우산을 안들고 나오면 갑자기 마구 쏟아붓는....

그런 참 알수없는 날씨가 계속 되고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참 여자마음같은 알수없는날씨가 계속 되고있습니다라고 썻었는데 후폭풍이 두려워서 수정-ㅅ- )

 

일기예보를 믿고 우산없이 외출하면 시원하게 비를 맞아야하는 시즌. 장마철이 왔네요.

 

 

그렇게 몇일째 비가 내리던어느날 아침.

눈을 떠보니 갑자기 이런 하늘이 되어있더군요.

(물론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는 물폭탄이 내리고 있습니다-ㅅ-)

오오? 장마가 벌써 끝났나 싶어서 일기예보를 검색하니 그건또아니더군요.

 

 

제가 살고있는곳은 나무가 많은 동네라 비오는날도 촉촉하니 나름 나쁘진않았지만

그래도 오랫만에 저런 하늘을 보니 괜히 또 카메라를 들고 동네를 한바퀴 돌아봅니다.

 

 

 

 

 

장마철이 아직 많이 남았다고하던데 오늘은 비도안내리고 날씨가 참좋네....

다시 내일부터는 비가 쏟아지겠군.

물먹는하마같은거라도 미리 좀 사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있는데 갑자기 무언가 해야할일이 똻 떠오르더군요.

 

 

잽싸게 다시 방안으로 들어갑니다.

바로이것들..

빨래는 뽀송뽀송하게 말려야 제맛(?)인데 그동안은 날씨때문에 그렇게 하기 어려웠거든요.

 

 

 

생각같아서야 모든 옷들을 다 가지고 나가서 싹말리고 싶었는데

한번에 그렇게 하긴 어려울거같고해서 급한데로 오늘은 양말이랑 행주들을 싹 말려보기로했습니다.

쇼핑백에 죄다 집어넣고.

 

 

요것도 들고밖으로 나갑니다.

 

 

빨래를 말릴곳이 따로없는 불쌍한 자취인 이므로..처...(..-_-)

대충 집근처에 길에 빨래대를 설치.

 

처음에는 누가 가져가면 어떨까 걱정도 했었는데요.

생각해보니 뭔가 좋은것도 아니고 신던 양말이랑 행주같은것들뿐인데 누가 가져갈까싶더군요.

 

빨래를 다시 널기시작하는데.

그와중에 뭔가가 다시 떠오릅니다.

 

어느 영화의 한장면

누명을 쓴 주인공이 감옥에 갇히게 되고.

복수를 다짐하며 겨우겨우 탈옥에 성공

교도소에서 빠져나오게되는데

그때마침 지나가면서 본 어떤집 마당의 빨래대가 보입니다.

뽀송뽀송하게 잘말린 옷들이 참 맛있어보입니다.

때마침 주인공은 죄수옷을 입고있구요..(..-_-)

그렇게 주인공이 양심도없이 (...-_-)  자취생이 힘들게 햇살좋은날 정성스럽게 잘말린 빨래를

걷어서 훔쳐입습니다..

 

..에..설마 이런일이 생기진않겠지.

뭐. 설마 그런일이 생긴다곤 해봤자 양말이랑 헹주만 널고있으니까요.

누명을 쓴 주인공에게 양말한켤레와 헹주한장정도는 양보할수있습니다.

 

 

그렇게.. 평상시하던데로 참 별 쓸데없는 상상을 하면서

쇼핑백에 넣어두었던 양말들을 빨래대에 하나하나 세팅(-_-) 합니다.

 

 

 

 

 

 

빨래 좀 널다말고 사진찍고 그러고있는 모습이 이상한건지 옆집아주머니가

자꾸 쳐다보십니다...

조금 가까이에 계신다면 인사라도 하겠는데 인사하기도 애매한 적절히 떨어져있는 위치에서..

눈을 마주치면 다른데 쳐다보고..-_-

다시 빨래 말리고 사진찍고 있음 다시 쳐다보고..

부끄럽게..이힝 *-_-*

너무 짧은 반바지를 입고나왔나. (윀.. 미안합니다..농담인거 아시죠..-_-)

 

 

 

 

아무튼 빨래널기 완성.

당연히 해야할일이고..

또 수많은 누군가는 항상 함께 사는사라을 위해 해왔던 그런일을 어쩌다 한번 했을뿐인데

왠지 모를 드는 이뿌듯함은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른이 된거같은 기분이랄까요.

(물론 나이상으로 성인이 된지는 십년도 넘었습니다...)

 

 

공간이 조금 남길래 이불도 하나 가져왔습니다.

소중한 햇빛이니 이럴때 잘 써야지요.

tv를 보면 외쿡인들이 (특히 영국이나 그런곳) 해뜨는날만 되면 다들 웃통을 벗고 여기저기 뛰쳐나와서

길바닥에 여기저기 누워서 햇빛을 쐬는 모습들이 나오던데

왜들 저러나 싶었는데요.

요즘은 공감이 됩니다.

 

(조금더 솔직히 말하자면, 그짧은..지나가는듯한 순간의 화면에서도 햇빛에 타서 자국이 날까봐그런지 브레지어를 풀르고 바닥에 엎드린

외쿡인 여자사람을 발견하고 그쪽으로 시선이 더 가긴했지만요..

그런걸 보면 남자란 참 놀라운 생물입니다.)

 

 

 

 

 

자취 5년차.

배가 고파봐야 음식이 소중한것을 알게되는듯.

장마철이 되어야 이런하늘이, 햇빛이 소중한걸 알게되는거같습니다.

 

저야 뭐 지하자취방에 사는 자취인이라 장마철이 아니라고해도 햇빛이 소중한건 5년전부터 알고있습니다만-ㅅ-

 

 

그렇게

막상 바깥에 빨래를 널어두고 볼일을 보고있자니

누가 가져갈까라는 걱정은 별로 들지않았는데 

혹시라도 갑자기 소나기 내릴까봐  잠시나마 하늘이 어두워질때마다 꽤 초조했습니다.

(은근 성격이 소심함.)

 

 

또 그렇게 몇시간이 지나고.

빨래를 걷어가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잘말려진 양말을 들고 냄새를 킁킁맡아보니까 (...-_-)

뭐랄까.. 뽀송뽀송한 그런냄새?

그게 참좋았습니다.

 

 

 

다른시각으로 본다면.

남자 혼자 방안에서 양말을 들고 킁킁대며 냄새를 맡고있는 그런 모습입니다만.=_=

 

 

 

이것으로 당분간은 조금 안심입니다.

장마가 끝날때까지는 한 2주간은 그래도 뽀송뽀송한 양말을 신을수있을거같아요.

......

 

 

쓰다보니 왠지 너무 모범적인 모습으로 묘사하고있는거같아서 스스로도 영 적응이 안되는군요.

어색하다랄까..

 

.....평상시에는 막살다가 어쩌다 한번 해본일을 적는거니까요.

이걸보고 너무 자취모범생같이 변했다고 오해하시면 안됩니다.

그러고보니 너무 깨끗해보일까봐  실제로는 안그렇다는 말을 하고있군요.

 

뭔가 보통의 케이스는 항상 깨끗하게 청소하는데 오늘만 안치웠다라던가

그런식의 변명을 해야정상같은데. 역시좀 이상해 나란사람-ㅅ-

 

그럼...

비내린다고 파전에 막걸리 너무 많이드시지마시고요. (배나옵니다..-ㅅ-)

건강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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