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을 마친뒤 오랫만에 본가에 다녀왔습니다.
자취생이 본가에 오랫만에 갔다...그오랫만이라는 기준이라는게 참 애매한게 제 기준에서는 독립한 자식치고는 꽤 자주 간다고생각하는데 부모님은 또 그렇지않은모양입니다.
주위에 서울근처에서 자취하는 동료들을 보면 대체로 본가가 먼지방이라 자취하는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명절때에나 가끔가던데 저는그래도 한달에 한번정도는 가는편이거든요. 이부분을 부모님께 어필하고는있습니다만..
본가와 자취방이 가까운편이라 그럴까요.
부모님입장에서는 자주 안찾아오신다며 항상 서운해하시는듯합니다.
저역시 부모님은 항상 보고싶고 다래머루도 항상 보고싶고 그렇습니다만 시간상 그게 또 쉽지않은면도 있구요.
품안의 자식으로서 항상 부모님과 함께 할수도없기에 저는 저의 시간을.. 부모님은 부모님의 시간을 잘가졌으면 하는데..
그게 어찌보면 또 참 정없어보이고 냉정한말이기도합니다.
그런생각이있다보니 종종 전화하실때마다 언제오냐고 말씀하시는 부모님께 얼마전에도 갔지않냐는 투정아닌 투정을 부릴때도 많습니다.
실제그렇게 못하더라도 말이라도 선물많이 사서 다음주말에 놀러갈께요라고 말을 했었어야했나.... 전화를 끊은후 부모님 생각에 마음도 아프구요.
원래도 믿고 방생하시는 스타일이기도하시고 저역시 뭐 그냥 무난히 큰사고는 안치는편이라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듯... 회사집 회사집 패턴....믿거나말거나입니다만..-_-;;)
부모님 집에서 함께 살았을때에도 크게 충돌할일이 없어서 사이가 나쁜건아니였는데
자취를 한이후로 서로 자주 못봐서그럴까요. 오히려 부모님과 사이가 더 좋아진거같기도합니다.
계실때 잘해야할텐데말이죠 ^^
본가에가면 패턴이 비슷합니다.
먼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부모님은 전화상으로는 크게 하실말씀이 많으셨던거같으면서도
막상 찾아뵈면 "왔냐? 별일없지?"
이정도의 대화만 오고갑니다.
그래도 부모님의 표정에는 방가움이 많이 묻어있습니다.
그와중에 15살 검정푸들 다래할머니와 14살 하얀색 푸들비스무리한 머루할아버지가 미칠듯이 반겨줍니다.
마냥좋습니다만 이젠다들 연세들이 있으셔서 그런지 숨넘어갈까봐 조금걱정됩니다.
근래에는 잠귀가 많이 어두워졌는지 제가 가도 모르고 자고있던적도 있더군요.
그러다 옆에가서 스윽 만져주면 자다깨서 저를 보고 놀라고.
그모양이 참 재밋긴합니다만 원래는 귀가밝아서 몇년전까지만해도 대문만 열어도 벌써알고 짖어대고그랬는데
뭔가 질투같은게 있는지 머루가 다래를 저에게 못오게합니다.
몇분이 지나고 옷을갈아입고
머루와 다래는 조금 진정된 됩니다.
오랫만에 찾아뵙는터라 어버이날도 있고해서 (지낫긴했지만) 어버이날 멀리 제주도에서 전화를 드렸긴했지만..
뒤늦은 선물을 드립니다.
수분크림다쓰셧다고 하셔서 전에 말씀하신 비오템 아쿠아 뭐시기를 제주도 면세점에서 구입했는데
막상 드리니까 말씀하신게 비오템이 아니라 클리니크라고 하시네요 그게더 가성비도 좋고 잘맞으신다고..
대용량이 아니라서그런신가 어째 그리 좋아하시는표정은 아니십니다. 클리니크가 아니라서그런가아..
분명 비오템이라고 하셨었는데 으음 뭐 다음에 제주도가면 클리니크로 사드려야겠습니다.
선물한입장에서 살짝 서운하기도합니다만. 그래도 샤넬백이 필요하다라고 말씀안하신게 어디에요 덜덜덜
제주도는 어떠냐.
나쁜사람들 많으니 항상 조심해라.
혼자 좋은데 참 많이 가는구나~ (...-_-)
등등의 대화가 오고갑니다.
평소 필요하신게 어떤거다라고 말씀을 잘안하시는 아버지께는 현금으로 드렸습니다.
가뜩이나 마른편이신 아버지는 얼마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정말 더 많이 마르셨습니다.
제살 10kg정도 드리면 서로 벨런스가 딱맞을텐데말이죠.
하시는일이라도 잘되셔야할텐데. 노력하시는만큼 잘안되시는느낌입니다.
저라도 뭔가 돈을 잘벌었으면 하는데 저는 돈잘버는타입은 아니고..
아버지를 보면서 가장의 무거움을 많이 느끼게됩니다.
언젠가는 저도 그자리에 있을지도모르겠지만
본게 있어서인지.. 아직도 저에게 가장이라는말은. 그무거움은. 두려움으로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오랫만에 집밥을 먹습니다.
독립한지 4년. 이제 집밥이라고 하면 제가 해먹는밥을 집밥이라고 해야할텐데
저에게는 아직 집밥이라함은 어머니가 해주시는 밥을 뜻합니다.
저희집은 사람보다 개들이 먼저먹는집입니다.-_-
밥을 차리면 자기들도 먹는때인줄알고
어머니를 졸졸따라다니면서 쳐다봅니다.
사료말고 다른거주면 오히려 안좋다고 그냥 사료만 주시라고합니다만
막상 기르면 그렇게 되지않나봅니다.
어차피 다갈때가 된애들인데 먹는거라도 좋아하는거 먹어야한다고하십니다.=_=
개용 닭가슴살과 햄 같은것들을 사료에 섞어서주십니다.
이젠 사람도 먹을때입니다만 머루가 어느새 고기같은것들만 낼름 골라먹고 어느새 저에게 왔습니다.
니꺼 먹었으니 됐자나 나도좀 먹자.
하고 제가 안주면 나름 눈치가 있어서인지 어머니에게 갑니다.
저렇게 해도 뭐 별로 못얻어먹는거같은데 머루가 오면
다래도 옵니다-,,-
애들이 나이들더니만 응석이 더 늘었다고하네요.
식사를 마친후 화초가 취미이신 어머니가 베란다가서 꽃좀 보라고하십니다.
꽃 사진도 좀 찍으라고 -_-
여행다니면서 보이는 길가에 꽃은 좋아하는편이지만 화초들은 부모님과 함께 살때 수십번 나르고해서그런지
저는 별로 좋아하지않습니다.
공간도 너무 많이 차지하고.
이런말하면 별로 안좋아하십니다만은.
저멀리 봉화산에는 아카시아가 피는 시기인지
향기가 집까지 살살 날라오네요.
어머니가 지켜보시고 계셔서 꽃도 몇컷찍어봅니다.
베란다에 보니 뭔가 매달려있는데 무말랭이같은것일까요.
오랫만에 본가에 왔으니 책방도 다녀왔습니다.
만화책도 꽤 좋아하는편인데 오랫만에 가서그런지 신간이 꽤 많더군요.
막상 보이는대로 다 빌려가지고왔더니만 내일까지 다 봐야하는생각에 왠지 마음이 급해집니다.
누워서 열심히 만화책도 보다가 tv도보다가(자취방에 tv가 없어서그런지 tv도 가끔보면 볼만하네요. 특히 cf는 오랫만에 보면 재밋습니다.)
하다보니 어느새 또 금방 잘시간이 되었습니다.
제방은 이미 독립한지 일주일만에 창고방이 되었기때문에 잠은 마루에서 잡니다.
이불을 깔고
이불을 깔면 다래머루가 지들자린줄알고 먼저 올라갑니다.
코도 안골았는데 언젠가부터 코도 꽤 곱니다.-ㅅ-
나는 어디에서 자란말인가.
좀 비키라고 꾹꾹 찔러보면 배를 내놓으면서 뒤집습니다.
배만지라는 말인듯.
만화책을 너무 많이 빌렸는지 만화책보는게 버겁습니다 -_-
어느새 자야할시간이 되고 아버지는 들어가셨습니다.
어머니는 tv를 틀어놓으신채로 잠드셨는데 아버지가 들어오라고 하시면 안잔다고하시면서 끝까지 쇼파를 사수하십니다.
그러나 안잔다고 말씀하시자마자 곧1분도안되서 (과장아닙니다) 코고는 소리가 들립니다.
뭐 이런 풍경입니다.
한시간뒤에 아버지가 어머니보고 어차피 잘거면서 tv끄고 들어오라고 하십니다.
어머니는 이거 보고있는중이라고 안잔다고 막 리모콘을 누르십니다..................만은...
역시나 1분도 안되어서 코를 골고 주무십니다.
리모콘을 손에 꼭 쥐시고...
(이사진 어머니는 별로안좋아하실듯합니다 으흐흐)
아마또 조금지나면 아버지가 다시 나오셔서 들어가서 자라고 하실거고 그럼또 어머니는 tv보고 계시다면서 또 티격태격하시겠죠.
제가 알기로는 이런일이 10년도 넘었습니다.
둘중에 한분이 tv에 대해서는 포기하셔야할텐데.
어째 계속 반복될거같습니다.
자식입장에서는 그게 또 왠지 싸우시는모습같기도하고 해서 별로 안좋습니다만-_-
뭐 그렇게 밤은 깊어져가고 저역시 만화책을 보다 지쳐서 불을 끄고 잠에들었습니다.
다시 아침먹을시간입니다.
뭐 비슷합니다.
다래는 어머니를 쳐다보고있습니다.
아침에는 다래랑 머루가 잠에 덜깬모습입니다.
그부분이 조금 다르군요.
부모님과 이런저런얘기를 합니다.
저는 도시에서 자라 도시에서 컷고 도시에서 할수있는 일을 하면서 살아왔는데
도시생활보다는 다른...뭔가 더 삶의 가치와 여유를 높여줄수있는 생활을 찾고있습니다.
귀촌과 여행에 대한 꿈이 있다보니 근래 그부분에 대한 제생각때문에 부모님이 걱정이 많습니다.
알아서 잘살고있으니 뭐든 잘하겠지만 그래도 하던거하는게 제일 좋을거라고 하시네요.
자취생활하면서 자주먹기 힘든 과일입니다.
누워서 과일을 먹으면서 만화책을 마져봅니다.
아 너무 많이 빌렸습니다.
친구 박장군이 추천해준책입니다.
뭔가 요리만화인듯한데 게이물. 으읔.
순정만화쪽에 왜인지 게이물이 많던데 여자사람들은 게이를 좋아하나 뭐 그런생각이 가끔듭니다.
이만화는 거의가 요리이야기이기때문에 별상관은없습니다만은...
(다행히 러브씬같은건 거의없습니다. 브로크백마운틴 보다가 남자들의 러브씬이 나와서 으아아아아 소리지르며 앞으로 빨리 넘긴기억이나는군요)
왠일로 먹는거앞에서 다래가 얌전하다 싶었는데..
과일의 존재를 눈치챈듯.
발견했습니다.
다가옵니다-_-
딸기를 너혼자 먹냐
자리를 잡습니다.
다래를 안고 셀카를 한번찍어봅니다만 각도도안맞고 쉽지않군요.
뭐 이런 느낌.
다래는 딸기가 들어있는 제입만 바라봅니다.
빨리 입에서 딸기나와라~
입에서 빨리 꺼내지못할까 뭐이런-ㅅ-
뭐 이젠 거의 사람입니다. 눈빛으로 말을 합니다.
열심히(?) 읽어서인지 다행히 빌린 만화책들을 다읽어서 책도 반납할겸 오랫만에 치과에 들렸습니다.
스켈링한지 1년정도 되었거든요.
이빨 점검도하고... 치료하면 좋을거같다는 이빨이 4개정도 나왔습니다 으읔
빨리 발견해서 다행이라고....
오늘은 스켈링을 해서 안되고 다음에 올때에는 빨리 치료하는게 돈버는일이라고하네요.
집에오니 열심히들 자고있습니다.
카메라소리에 잠시 깬듯.
귀찮은듯한 표정입니다.
한가로운느낌이 좋아서 계속 찍어봅니다.
이젠 카메라소리도 익숙해졌는지 사진을 찍어도잘자네요.
나이가 들어서인지 점점 자는시간이 길어진다고합니다.
세로구도도 시도해봅니다.
머루할머니는 자기집에서 자고있습니다.
옛날부터쓰던집인데 이젠 덩치가 커져서 불편할건데 이곳이 좋은가봐요.
계속 이곳을 이용합니다.
저는 이제 자취방으로 돌아가야할시간.
다시 자전거 쫄바지로 갈아입고 배낭을 쌉니다.
어머니가 밑반찬해둔게 있다고 가져가라고하시네요.
김치랑 이것저것 가져가야할 짐이 많으니 언제 자취방으로 온다고하시네요.
뭐 말이 독립이지 항상 받고있습니다....
짐을싸며 나갈채비를 하니 그때서야 잠에서 깨어나려고합니다.
정신이 다들면 가지말라고 깨갱되니 정신차리기전에 재빨리 나옵니다.
항상 아쉽고 떠나기싫습니다^^
그렇게 다시 2시간30분정도 자전거를 타고 자취방에 도착하였습니다.
겨우내 운동을 쉬었더니 예전에는 쉽게 다녀갔던 거리가 힘이드네요.
배낭에서 어머니가 챙겨주신 밑반찬을 꺼냅니다.
무말랭이랑 우엉볶음? 그리고 소세지입니다.
어머니덕분에 오늘저녁은 꽤 럭셔리해졌네요.
밑반찬 제왕입니다.
당분간은 걱정없을듯합니다.
밑반찬 만드는것도 빨리 배워야겠습니다.
그래야 어머니가 고생을 좀 덜하실듯.
뭐 .. 밑반찬만들줄안다고해도 여전히 싸주실거같긴합니다^^
본가갈때마다 비슷한 패턴. 비슷한 글인거같습니다
변하지않는부분이 오히려 저에게는 다행이기도합니다.
저보다는 다래와 머루 안부묻는분들이 많으셔서 괜히 비슷한사진들이지만 막 넣어봤습니다.^^
멋진 하루되세요.
찾아주시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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