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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사는이야기

알바용병의 호프집 알바일기 23, 글로벌 시대! 알바용병의 외쿡손님 맞이하기.

by hermoney 2017.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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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첫 스타트는 10명내외손님

 

기네스

칭따오

산미구엘

필스너우르겔

사무엘아담스

 

그 이후에는 쭉 손님이 없었다.

이날은 웬지 손님이 뜸할거 같은 분위기

조금 지루해하시던 사모님은 나에게 가게를 맡기고 먼저 퇴근하셨다.

 

 

오늘은 이대로 마감하려나 싶었는데

영업 종료시간이 다 되었을쯤

가게 출입문이 스르르륵 열렸다.

아 뭐지 마감시간이 다가왔는데. 잠시후 끝난다고 말해줘야지 라고 생각하는순간.

두명의 외국인이 가게로 들어섰다

What the ...?

 

갑자기  외쿸인이라니?

이 일이 있기전까지는 나도 일상에서 외쿡인들을 만나면 글로벌 시대에 맞춰 씨익 웃으며 와썹맨~~~

하며 익숙하게 반겨줄수 있을거같았는데 알바를 하면서 이렇게 마주치게 되니 당황해버렸다.

놀라서 마감시간이라고 말도 못했을정도.

 

"클로즈타임~ 쏘리 바이바이" 이러면 이모든일은 생기지않았을것이나 나는 그저 멋적게 씨익 웃어버렸다.

그리곤 기계적으로 평소에 하던 접대 멘트를 그대로 말했다.

"어서오세요~"

그들은 알아들었는지 아닌진 모르겠지만 중간쪽 테이블에 착석.



 

아...어쩌지 어쩌지 하다 그냥 저손님들까지 받는걸로 결정.

이제 외쿡인들에게 다가가 안내를 해줘야한다.

침착하자.

나는 나름 해외여행 경험자 아닌가? (물론 그 첫 해외여행지는 일본이였다. -_-)

 

숨을 고르고,나는 그들의 테이블로 다가갔다

(손에는 기본 안주로 나가는 과자와 병따개를 들고 -_-)

 

"셀프 비어~"

외쿸인 "아하! 셀프~! 오케이 글레스 플리즈~"

(잔이 들어가잇는 냉장고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글레스 데어"

외쿸인 "오프너 프리즈"

"오프너 히어"

 

이놈들이 내가 영어를 못하게 생겨서 그런건지

너무나도 심플한(물론 나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쉽고 짧은 단문의 대화를 했다

 

어쨌든 별 무리없이 손님을 받았다

이제 계산할때만 잘넘기면(-_-) 되겠지 휴~

하며 카운터로 돌아오는데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아 왜또 T_T

 

이번엔 그들이 나에게 건네는 말이 꽤 길고 빨랐다

다행히, 쏼라쏼라 빨라진  손님의 말 중에 "리커맨드"라는 단어를 캐치했다

"리커맨드?"

외쿡인 ""

메뉴 추천???

 

뭔가 어렵다 이 외쿡인들에게 뭘 추천해줘야할까...

....마감시간이니 일단 손이 많이 가는 메뉴를 추천하는건 옳지 않다싶었다

물론 외쿡인의 입맛도 고려했다

일반적인 외쿡인이라면, 맥주를 마시면서 골뱅이 무침이나 닭모래집 볶음을 좋아할거 같진 않으니 -_-;;;;

 

그렇다면, 오징어&땅콩, 한치가 무난할텐데

오징어, 한치의 영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한치는 모를수있다쳐도, 오징어가 영어로 뭐였더라?  -_-

 

문어 (옥토퍼스)  떠오르는데... "드라이 그릴드 옥토퍼스" 라고 하면 대충 알아들으려나?

고민끝에 내가 한마디 건냈다.

 

"...나초?.."

외쿡인 "오 나초 오케이"

 

나름 수년전 한국관광공사 근처 건물에 상주하면서 근무했을때

외국인들과 대화가 종종 있었던시기도 있었고.

미드를 보거나, 혹은 외국서버에서 게임을하며 외쿡인들과 채팅하며 배웠던 그 많던 표현들이.

전혀 생각이 나질 않다니 !

 

물론 외국어의 최종목표라는건 결국 의사소통

내가 상대에게, 상대가 나에게 뜻을 전달할수만 있다면 되는거 아닌가?

그런면에서 오늘의 소통은 성공이 아닌가 !

 

뭐 이렇게 스스로를 칭찬해주며 카운터로 돌아왔는데

그들이 나를 또 부른다

아 또 왜~~~~??

 

외쿸인 "라임? 라임?" (맥주에 넣어 마시려고 그런듯)

: "노 라임~ 노 라임~ 위 해브 저스트 레몬.

하우 어바웃 레몬?

레몬 오케이??"

외쿸인 "오케이 땡큐."

 

레몬을 썰어 2조각 가져다주니,그들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리고 얼마가 지나 계산의 시간.

나에겐 다시 험난한 시간이다.

37000원이 나왔는데 서리세븐K 라고 말해줘야하나 세리세븐 싸우젼드 이렇게 말해줘야하나 이게 또 고민 -_-

(아니 생각해보면 여긴 한국이고 내가 굳이 영어로 말해줘야할필요도 없는거 아닌가 싶은데 -_-)

결국 그냥 "37000?" 이라고 말하니 그들은 어찌 알아듣고 일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익숙하게 만원짜리 3장 천원짜리 7장을 내민후

가게 밖으로 나갔고 이날의 근무는 그렇게 종료되었다.

 

퇴근길 자취방으로 걸어가며 생각했다.

 

.......이놈들... 사실은 한국말 할줄아는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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