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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제주도여행

사진으로 보는 제주도 여행기] 10. 큰사슴이오름 (갑마장길)

by hermoney 2013.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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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떠난 제주도 여행 'ㅁ'

제주도 여행기 10번째 이야기 입니다.

지난편인

 사진으로 보는 제주도 여행기] 9. 자전거로가보는 정석항공관 유채꽃길  http://hermoney.tistory.com/828

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이번은 녹산로 유채꽃길을 가다 중간에 들린 큰사슴이오름편입니다.

(녹산로는 도로가 큰사슴이오름과 작은사슴이오름사이를 지나기때문에 사슴 '록(鹿)'자를 써서 붙인 이름이라고한다는군요.)

  

 

큰사슴이오름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녹산로 유채꽃길을 달리다보니 어느덧  정석항공관에 도착했다.

정석항공관에들어가면 이런저런 대항항공관련 전시물을 볼수있다고하던데 나의 관심은 항공관보다는

바로 그옆에 있는 큰사슴이 오름 입구쪽에 쏠려있었다.

 

 

 

올라가볼것인가 그냥 지나칠것인가.

 

오름입구들을 볼때마다 항상 하던 그고민을 또 해본다.

 

내가 자전거를 타고 제주도의 내륙으로 들어온 큰 이유중 하나가 바로  중간중간에 만나는 오름들을 오르기위해서이긴하지만

제주도에는 워낙 많은 수의 오름들이 있기에 현실적으로 모두 올라갈수가없기때문이다.

여행속에서도 항상 고민과 선택의 과정은 존재했다.

 

 

 

이곳까지 올라오는중에도 벌써 몇개의 오름을  그냥 지나쳤었는데

왠지 이곳, 큰사슴이 오름앞에서는 발걸음이 딱멈추어졌다.

아무래도 올라가봐야할거같은 느낌이 든다.

 

 

입구에 자전거를 묶어두고 짐받이에서 배낭을 풀었다.

 

 

결국 이렇게. 배낭을 메고 도보트래킹모드로 변신.

짐을 자전거에 싣고다니다가 어깨에 메고다니기시작하니 체감되는 무게가 상당하다. 

사람도 별로 지나가지않는 곳이고 그사람들중에서 내 배낭을 훔쳐갈사람도 없을거라

굳이 배낭을 메고갈 필요가없는건데.

도시속에서 살아오면서 생긴 경계심이라는건 쉽게 없어지지않는다. 

(막상 그동안 도시속에서 살아오면서도 뭔가 없어지거나 하는일은 없었는데. 왜그럴까.) 

 

 

아 무겁다.

정말 무겁다.

도대체 배낭속에 무얼넣었길래 이렇게 무거운건가 여행의 고수는 짐이 가벼운사람이라는데 나는 역시 멀었구나.

뭐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입구로 들어가는데 마침 올라갔다가 나오는 사람이 보였다.

얼마나 걸렸는지 물어보니 한시간정도 걸렸다고한다.

나는 천천히 보는편이니까 아마 두시간은 잡아야할것같다.

  

 

 

점심시간이 지난지 이미 꽤 오래된시간이다보니 배가 꽤 출출하다.

배낭을 뒤져보니 아침에 사온 만두를 발견.

분명 점심대신 먹으려고 사온건데 여태 배고프다배고프다 하면서도 이걸 생각못한 나의 기억력에 다시금 놀란다.

이정도면 존경스럽다. -ㅅ-

 

 

배낭이 무겁다 무겁다하면서도 막상 한손에는 카메라, 또다른 한손에는 만두를 들고 걷다보니 왠지 신난다.

그러고보니 무언가를 먹으면서 걷는건 참 오랫만인거같은데

이상하게 일상에는 이렇게 하기가 참 어려운거같다.

 

 

 

 

주위에 있는 나무들은 이런모양. 

 

 

 

 

 

한 10분쯤 걸었을까? 

멀리 큰사슴이 오름이 보이기시작한다.

 

 

아뿔사.

오름을 오르기도전 입구를 걷는와중에 만두를 벌써 다 먹어버렸다.

만두한판은 왜 10개밖에 안되는것일까 한 20개씩 넣어주면안되나.

아쉽긴했지만 그래도 이거라도 먹으니 좀 살거같다.

정말 이게 없었으면 큰일날뻔했다.

(내성격에 배가 이정도로 고팟으면 아마 지나치는 사람들에게 먹을걸 구걸했을지도 모른다 -_-) 

 

 

 

 

 

 

바로 옆 저멀리에는 커다란 큰사슴이 오름이 보이고 한적한 숲길같은느낌의 길이 계속 이어진다.

걸을수록 저멀리에서 오름이 점점 다가오는 느낌이 드는데 이 묘한 규모감이 참 좋다.

 

 

 

큰사슴이 오름에 대한 안내문. (클릭하시면 내용을 읽으실수있어요.) 

 

잠시 멈춰서 읽어본다.

사슴을 닮아 붙여졌다고도하고 예전에 사슴이 살아서 사슴이오름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한다.

처음 큰사슴이오름이라는 이름을 들었을때 설마설마했는데  참 직관적인 네이밍이다 -ㅅ-

하긴 단순한게 좋은것이다.

사슴이 사는데 코끼리 오름이라고 이름짓는것도 이상하긴하다.

 

 

중간중간 요런 안내문구들이 있었는데 큰사슴이 오름은 갑마장길이라고하는 걷기코스의 중간에 위치한거같다.

 

(조선시대에는 최상급말을 갑마라고 불렀는데 이지역은 그런 갑마를 기르기에 최적의 위치였다고한다.

그래서인지 대부분 부드러운 풀들이 바닥에 깔려있어서 걷기가 참 편했다.)

 

 

나는 처음에는 제주도해안을 좋아하다가 제주도를 방문하는 횟수가 늘어갈수록 점차 제주도의 내륙의 모습을 훨씬 더 좋아하게되었는데

제주도 내륙의 길은 해안쪽길과는 달리 정해진코스가 없어서 초행길일때에는 코스잡기가 참 어려웠었다.

그러던참에 이렇게 제주 동부 중간산을 걸을수있는 코스가 개발되었다는 소식을 보니 정말 방가웠다.

다음에 자전거없이 제주도를 오게되면 꼭 이길을 처음부터 제대로 걸어봐야겠다고 생각해본다.

 

 

 

 

 

 

 

 

길은 큰사슴이오름 정면으로 이어지는데 사람도 없는 조용한곳에 이렇게 불쑥솓아난 오름을 이렇게 정면으로 마주보았을때에는 느껴지는 느낌을

정말 뭐라고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

 

이상하게 오름들은 그냥 거대하다 멋있다라는 느낌보다는 약간 무언가 그립고 슬픈 그런 무언가 애잔한 느낌이 들게되는데 그게 무엇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아마 두모악을 가고 김영갑님의 삶을 다룬책을 읽어보면서 오름을 걸을때 그의 삶이 동시에 생각나서그런것일수도있고.

 

 

 

(동영상입니다)

  

 

 

정면의 길에서 이어지는 계단을 천천히 올라가본다.

 

 

 

 

 

 

 

 

 

 

 

 

 

 

큰사슴이 오름을 오를때 보이는 풍경들.

 

 

정상을 향해 뻗어있는 계단때문인지 아니면 주위에 나무가 별로없어서 시야가 탁트여서인지 모르겠지만 마치 하늘로 향해 걸어가는느낌이다.

날씨가 좀이상하다싶더니만  계속해서 하늘이 흐렸다 풀렸다한다.

조용한 가운데 바람소리만 엄청나게 크게 들려서그런걸까 확트인 풍경을 보고 시원하다는 느낌과 동시에 괜히 먹먹한기분이 든다.

 

 

 

 

동영상^^

 

 

 

저멀리 정석항공관이 보인다.

흐리거나 비온날이 더 좋을거같은 그런풍경이라 맑지않은 하늘이 아쉽다거나 하진않았는데 안개가 좀 끼어있어서

사진이 영 제대로 나오질않는다.

전부 흐리다.

이런식의 보정을 좋아하진않지만 사진이 전부 흐리게 나와서 어쩔수없이 dro니 hdr이니하는 이런저런 보정을 먹여보았다.

 

 

뒤를 돌아보면 이런 풍경들이 보이기때문에 빨리 올라갈수가없다.

계단을 두개쯤올라가다 다시 뒤를 돌아보고

괜히 또 왜찍는지도 모르겠는 사진을 찍고.

계속 반복한다.

 

 

 

 

 

드문드문 사람들이 지나간다.

간단한 목례를 한후 다시 출발.

 

 

 

현재서있는곳의 전후좌우를 찍어보았다.

정면

 

뒤. 

 

 

 

 

왼쪽과

 

 

 

오른쪽.

 

 

 

 

 

 

 

 

 

  

 

대부분의 오름들이 그렇듯 정상까지 올라가는데에는 생각보다 오래걸리지않는다.

갑마장길은 이너머로 계속이어지는데 마음은 정말 이대로 이길을 따라 끝까지 걷고싶었는데

자전거를 두고왔기에 이쯤에서 되돌아가기로했다.

 

차를 끌고 산을 갈때에는 항상 원점회귀코스를 짤수밖에없는데 그런아쉬움은 자전거를 탓을때에도 존재했다.

집에 있는 mtb를 끌고왔으면 타고 넘어가면 됐을텐데 라는 생각을 해본다.

 

 

 

 내려가는길은 광각렌즈를 사용해보기로했다.

 

 

 

 

 

 

 

 

 

역시 광각렌즈라 풍경이 넓게 담긴다.

 

 

 

 

 뭔가 내사진도 하나남겨야할거같아서 타이머를 맞추고 우다다 달려가서 한컷찍어봤다.

 

 

 

혼자 앉아 멍하니 풍경을 보고있는데 하늘의 조짐이 심상치않다.

저멀리 검은먹구름이 우르르 몰려오는게 뭔가 한바탕쏟아질거같다.

 

  

 

(내려가는길 동영상) 

 

 

서둘러내려오는데 엄청난 소리와 함께 소나기가 퍼붓기 시작하고 그와동시에 갑자기 차가운 바람이 불기시작한다.

비는 그렇다쳐도 이 차가운바람은 꽤 당황스럽다.

갑자기 겨울이 다시 찾아온느낌이다. 정말 추웠다.

체감기온이 10도는 내려간느낌.

 

 

 

오들오들 떨면서 급히 배낭속에서 우산을 꺼낸다.

배낭을 자전거와 함께 두고올까 메고올까 고민을 좀 했었는데 안메고왔으면 큰일날뻔했다.

 

 

 

이길은 비가 오면 더 멋질줄알았는데 정말이였다.

추워서 몸이 괴로운것과 눈이 즐거운건 반대인건지

가끔 한둘씩 보이던 사람도 어느샌가 보이질않았고 혼자 비내리는길 들판을 걷다보니 가끔 내리는 번개를 제외하면 꽤 근사한기분이다.

(우산도 들고 들판을 걷고있다니 길을 걷다 번개를 맞을 최적의 확율이 되었군 이거 참 큰일인데 이런생각도 했었다 -_-)

 

 

 

 

 

 

입구로 돌아오니 자전거도 흠뻑젖어있다.

 

 

일단 곧바로 구스다운부터 꺼내입었다.

따듯해지니 정신이 좀 돌아온다. 

 

 

젖은안장은 이렇게 스포츠타월로 닦으면 끝.

이번 패킹 컨셉은 경량을 버리고 필요한거 다챙기자. 였기에 짐은 좀 무거워졌지만 있을건 다있다 -0-

 

 

 

 

 

몸이 따듯해지자 좀 살것같다.

나무밑에서 조금기다리니 금새 비가 그쳐서 다시 짐을 챙기고 출발한다.

다음 목적지는 오늘의 숙소가 있는 교래리이다.

 

 

오름을 다 내려와 자전거를 타고있는데 오름속에 있었던 풍경들과 그때 받았던 느낌들이 쉽게 없어지지가 않는다.

사람이 별로없는기간.

그리고 동시에 안개가 끼고 얼마후에 다시 비가 내렸을때 오름속에 있었던 그느낌.

어떤면에서는 오름을 걷기에는 정말 모든게 완벽했다.(?)

날씨가 안좋아서 참다행이였다라는 생각도들고..

이느낌은 일상에 복귀해서도  정말 오래남을꺼같다.

쉽게 잊혀질 그런느낌이 아니였다.

오름 후유증이 꽤 오래갈거같다.

 

 

예전에 오름투어를 갔을때에도 마찬가지느낌이지만 제주도에 관심이 있다면  오히려 올레길보다는 제주도의 내륙의 오름들을 더 먼저 봐하지않나싶다.

갑마장길은 올레길보다 더 추천할만하다.

더 좋은거같다.

..........................................

아....나는 또이런다.

올레길은 올레길의 아름다움이 있고 내륙의 오름은 내륙오름의 아름다움이 있는것인데

여행을 와서. 쉬러와서, 풍경을 보러와서까지 굳이 꼭 어떤게 더 좋은지 비교해서 가려내려하는 스스로의 생각이 좀 우스워졌다.

어떤 집이 더 맛있고

어떤숙소가 더 좋은지.

어느길이 더 좋고

어느풍경이 더 이쁜지.

어떤 코스로 가야 최적의 코스로 갈수있는지.

나의 몸은 제주도에 와있었지만 행동과 사고는 일할때와 전혀 다를게 없었다.

 

(물론 말은 이렇게 거창하게 해놓고 얼마안있어 집으로 돌아가서 물건을 구매할때에는 다시 최저가검색과 뽐뿌를 오가고있다.  -ㅁ-; ) 

 

 

 

 

 

 

 

 

 

 

정석항공관을 조금 지나니 왼쪽에 꽤 멋진 목장이 보인다.

저런걸 보니 길을 가다 다시 멈출수밖에 없었다.

 

 

뭔가 대자연의 느낌이랄까 -_-;

자전거여행을 왔는데 어째 자전거를 타는시간보다 자전거에서 내리고있는 시간이 더 긴것같다.

  

 

 

 

사진을 찍고있는데 그중한마리가 뭔가 나에게 관심이 생긴건지 계속 쳐다본다.  

 

 

 

큰사슴이 오름에나온지 얼마안되서 발견한 작은 사슴이오름.

 

원래는 내륙으로 온이상 하루에 오름을 2개이상은 올라가야하지않나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큰사슴이오름을 하나 오른것만으로도 이미 마음이

충분히 만족스러운상태가 되어버렸다.

시간도 꽤 많이 지났기도해서 작은 사슴이오름은 다음을 기약하고 그냥 지나쳤다.

(점심을 대충 만두로 때워서그런지 배가 꽤 고프기도하고..-ㅅ-)

 

 

 

 

 

 

 

20분쯤 더갔을까 유채꽃이 점점 적어지는거같더니만 녹산로가 끝나고 교차로가 나왔다.

숙소가 있는 교래리를 가기위해서는 왼쪽으로 핸들을 돌린다.

 

 

이풍경을 마지막으로 유채꽃길은 끝이났다.

두시간을 넘게 유채꽃길을 지나올때에는 이제 유채꽃은 충분히 봤다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유채꽃 길이 여기까지라고 생각을 해서그럴까 못내 아쉽다.

 

 

 

 

 

 

 

 

 

녹산로에서 교래리방향으로 들어서면서부터 풍경은 또다시 달라지기시작한다.

유채꽃대신 좌우로 꽉찬 나무들과 함께 달리게되는데 이 풍경 역시 꽤 멋진모습이였다.

다만 이때부터 도로의 경사가 급해져서 허벅지가 슬슬 땡기기시작했다.

 

표선해안에서 녹산로까지 길의 경사도는 오르막이라고하나 완만한 경사도라 크게 힘들지는 않았었는데 녹산로 이후부터는 은근히 경사도가 높아지기시작했다.

결국 못견디고 자전거의 기어를 하나씩 내린다.

(굉장히 상대적인 평가이지만 자전거로 이쪽을 올라올사람들을 위해 조금더 남겨본다면. 표선에서 교래리까지의 업힐은 전체적으로 꽤 쉬운편.

녹산로 끝에서 교래리까지가 경사가 살짝올라가긴하지만 수월하다. 로드스탠다드 크랭크를 사용한다면 조금 힘들수고있고 mtb기어비라면 수월한편.

물론 로드건 mtb건 수월하게 올라갈수있는 수준이기에 차량의 위험을 제외하면 업힐의 괴로움때문에 피해야할코스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전체적으로 남산을 오르는것보다 완만한수준. )

 

 

 

 

 

살살 패달링을 해보다가 못견디겠으면 기어를 하나 내리고.

그리고 또 살살 패달링을 해보다가 기어를 또 하나 내린다.

그러다보니 결국 맨마지막 기어까지 내려왔다.

제일 가벼운 기어를 사용하니 다리는 편해지는데 그만큼 속도는 매우 느려진다.

 

 

 

저녁약속이 있는게 아니라서 굳이 빠르게 갈필요는없었고 빨리 지나칠수있는 풍경의 길도 아니였으나 해가 슬슬 지고있어서 마음이 살짝 급해졌다.

이런도로를 자전거타고가는것은. 해가 지면 정말 이야기가 달라진다.

가로등도 없고 갓길도 없는 이런도로는 밤에는 정말 위험하다.

로드킬의 위험은 동물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다행히 해가지기전에 교래리에 도착했다.

 

 

오늘의 숙소는 이곳 한라산게스트하우스인데

게스트하우스계의 호텔이라고 불리울 정도의 규모라고 하더니 정말 엄청크다.

덕분에 금새 찾을수있었다.

배가 너무 고픈관계로 대충 숙소에 짐만 풀어놓고 빨리 밥부터 먹어야겠다.

 

 

읽어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다음편.

한라산 게스트하우스편으로 이어집니다.

오늘도 멋진하루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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