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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야산다_자취요리

직접 만들어먹는 수제 와인 삼겹살. 아니 앞다리살.

by hermoney 2013.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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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삼겹살(아니 앞다리살) 을 집에서 구워먹는 글을 쓰면서 기억이 하나 떠오르더군요.

언젠가 자취방에서 와인삼겹살을 만들어먹었던 적이 있었던거같은데..

혹시 사진을 찍어두었나 싶어 하드디스크를 열심히 뒤져보니..역시나 사진이 있더군요.

 

게다가 사진찍은 날짜가 딱 작년 요맘때쯤.. 6월.

재밋는게... 작년에도 역시 삼겹살 사먹는다고 하구서는 앞다리살을 사왔네요.-_-

 

아무튼.. 집에서 대충 쉽게 만들어보는 와인삼겹살. 시작합니다.

 

 

작년이맘때쯤.

집에서 마구 고기를 구워먹고싶었던 그런 날이였습니다.

 

고기야 뭐 파는곳이 많으니 그냥 근처 식당에서 사먹어도 됩니다만..

왜그럴까요.

왠만한.. 그런 다른 음식들은 식당에 가서 혼자먹는게 아무거리낌이 없는데 유독..

고기구워먹는것만은 혼자 하기가 어렵더군요...(..-_-)

..그리고 그런이유외에도 가끔은 식당에서 파는거말고 집에서 직접해먹고싶을때가 있습니다.

 

삼겹살을 사러 마트를 갔었던거같은데 사진을 보니 이번에도 역시 앞다리살을 사왔군요.

(뻔합니다. 삼겹살 사려고 구경하다가 바로 옆에 있는 앞다리살을 보고 더 저렴하니까 맨날 삼겹살사려다가 앞다리살 사는거같습니다

자취생활을 시작하면 이상하게 식품 고르는 최우선 기준이 가격이 되었습니다 -_-)

 

아무튼 고기를 사들고 집으로 들어오는 발걸음이 참 가볍습니다.

룰루랄라.

조금만 기다려 너를 마구 굽고 잘라서 입에 마구 넣어주겠어. 으하하하 음하하하하

(써놓고 보니 조금 무섭..)

 

 

굽기전에 집에 뭐가 또 없나 냉장고를 뒤지다보니 얼마전에 세일한다고해서 큰맘먹고 구입했던 와인이 보이더군요.

와인은 자취생에게는 비싼 음료이기때문에 (가끔 하는 세계맥주 5병에 만원 행사를  더 좋아합니다.)  보통 외면합니다만.

용량대비 괜찮았어요.

시음할때 살짝 달달하니 괜찮더라구요.

그래서 한병삿습니다.

무려 만원.  (지금있는 카메라 렌즈 팔면 저런 와인 100병은 사는데-_-  특정 분야의 소비에는 굉장히 관대한.. 남자들에게 흔히 보이는 편중된 소비패턴...-_-)

 

 

아무튼...갑자기 이 기억 왜 떠올랐는지 모르겠는데..  

언젠가 식당에서 와인삼겹살이라는걸 기대하고 시켰는데 막상 고기에서 와인맛이 별로 안나서 실망했었던 기억이 떠오르더군요.

(와인삼겹살의 목적이 고기에 와인맛을 나게하려는게 아니라 육직을 연하게 하려는 것일수도있습니다만 저는 와인맛이 나는 고기를 상상하고 주문했었습니다-ㅅ-)

 

 

 

그래뭐 까짓꺼.

내가 직접만들어먹어주겠어

와인삼겹살 별거 있겠어 그냐야 고기굽기전에 와인에 좀 넣어두면되겠지..-_-

...이런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해봅니다.

 

언제나 그렇듯 요리솜씨는 일반인 이하의 레벨인주제에 패기하나만은 좋습니다.

(원래 잘모르면 용감합니다-ㅅ-)

 

 

막상 만들어보려니 단순하게 와인에 고기를 그냥 담궈둔다고 해서 와인맛이 잘 스며들지 확신이 안들더군요.

 

 

그래서 고기에 칼집을 한번 내기로했습니다. (어디서 본건있어가지고)

처음에는 대충 몇줄 그으면 되겠다 싶었는데 하다보니 조금 의욕적으로 변해서

꽤 촘촘하게 칼집을 넣었습니다.

 

 

그후에는 이렇게 와인을 넣고 재워두었습니다.

뭔가 고기재워두는 그릇같은게 따로 있으면 좋겠으나 당연히 제 자취방에는 그런게 있을리가 없으므로 그냥 눈에 보이는 냄비를 이용.

 

 

 

자꾸 와인을 손으로 만지작 거리니 와인이 땡겨서..-_-

작업중에 슬쩍 와인도 한잔.

홀짝홀짝

 

 

이제 잠시 이 상태로 둡니다.

오래둘수록 뭔가 더 맛있어질거같은 느낌인데..

배가 고픈상태였기에 적당히 딱 20분정도만 두기로합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니 확실히 고기색이 와인색으로 변하더군요. (다..당연한가-ㅅ-)

 

 

 

자 이제부터 구울시간입니다.

요리할때  밑손질하는시간에는 항상 손이 많이가고 귀찮은게 많은데

막상 굽거나 볶거나 할때에는 재밋더군요.

 

 

한점 올려봅니다.

치이이잌 하는소리가 자취방에 울려퍼집니다.

 

아 .. 고기구울때나는 이소리.  참 좋습니다. 우흐흥.

 

 

 

자취방에 고기굽는냄새 + 와인냄새가 가득찹니다.

 

이때의 가스렌지 주변은 이런 모습입니다.

가스렌지 맞은편에는 이글거리는 눈으로 고기를 굽고있는 한남자가 서있구요..-ㅅ-

 

의욕적으로 변해서 접시위에는 기름기 흡수용으로 키친타월도 올려봤습니다.

(왠지 이렇게하면 고기의 기름진맛이 적어지는거같아서 평소에는 이런거 싫어합니다. 고기는 고기답게 기름좔좔좔 기름져야 제맛이라는 생각이있습니다...

그래서 살이 찌나..으음.-ㅅ-)

 

 

구워보니 아까 열심히 넣었던 칼집이 더 잘보이는군요.

저 칼집이 실제 맛에 영향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보기에는 더 맛있어 보이는효과가있는거같습니다.

 

 

 

 

적당히 잘라서

 

 

접시위에 담습니다.

와인때문인지 깔끔하게 굽기는 어려운느낌입니다.

컨트롤(-_-)을 잘못하면 확탈거같더군요.

 

 

 

드디어

드이어 먹을시간입니다.

 

아 힘들었다.

너무 힘들었다.

 

술은 별로 좋아하지않지만 (..이소리하면서 맨날 요리사진에 함께 올라오는 술병들....-_-;)

역시 이럴때에는 가볍게 한잔 해줘야겠지요.

 

미리 준비해둔 호가든을 땁니다.

 

호가든은 오가든이 된이후 뭔가 좀 많이 이상해진맛이지만 그래도 종종 마실만합니다.

 

 

 

일단 결과물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에...비쥬얼적으로는 실패인듯합니다.

 

와인의 영향인지 그냥 구웠을때보다 조금더 어두운 색이 되었다고해야할까요-_-

안타게 굽는것도 힘들고.

그래도 뭐 이정도면 완전 새카맣게 태운건 아니니까 나름 먹을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해서 제가 먹는거니까요 뭐..저만 괜찮으면 됐지요..-_-;;;)

 

 

자 고기를 한점 집어서  입에 넣어봅니다.

역시 고기를 굽고 처음몇점 집어먹을때에는 소금이건 쌈이건 순수하게 먹어줘야합니다.

 

오....시커먼 비쥬얼과는 다르게 꽤 맛있습니다.

와인삼겹살은 성공입니다.

 

한점 입에 넣을때마다 아. 와인삼겹살이구나 확알수있을정도로

입안에 와인풍미가 가득차는느낌.

 

아..이맛을 뭐라고 묘사해야할까..

고기를 한점 입에 넣으니 마치 와인을 한잔 마시는듯한 느낌이랄까.

이른 아침. 이슬을 머금고있는 프랑스의 어느 포도밭.  그랑 크뤼(최고급 포도밭) 한가운데를 맨발로 거니고 있는듯한 그런 느낌.

아침이슬을 밟는 발에는 촉촉한느낌 그리고  이후에 입속에 퍼져오는....

숲속 침엽수의 습기를 머금은 듯한 향기

그리고 마치 양과자 같은 달콤한 아로마 뒤에 가볍고 또 무겁게 다가오는....홈플러스표 앞다리살의 묵직한 바디감.

마치 호화롭지만 결코 질리지 않는 호화 여객선 같은느낌이랄까요?

 

(뭔소리하는건지...너무 과장했나싶군요.-_-; 

예전에본 신의 물방을에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물론 만원짜리 가정용 와인과  그랑 크뤼라던가 샤또뭐시기라는단어는 별상관없기도하고..

그런와인으로 와인삼겹살을 만들었다가는 프랑스와인장인들에게 한대 맞을지도몰라요..

뭐... 배고플때 한참 고기냄새 맡으면서 굽다가  겨우겨우 먹기시작하면 저런느낌이 실제로 조금 나긴합니다 으하하-_-)

 

  

 

 

술을 별로 안좋아한다고 해놓고서는

호가든 한병 뚝딱 비웠습니다.

 

괜히 호가든을 한병만 삿나...

뭐든 적당히 아쉬운정도가 딱 좋긴한데..(특히나 술은..)

그래도 뭔가 아쉬운생각에 이리저리 둘러보니  아하.

바로눈앞에 쓰다남은 와인병이 저를 보고 웃네요.

시원하게 얼음을 넣어서 함께 마셔봤습니다.

 

프랑스가 뭐 별거있나요.

지금 제 자취방.

이곳이 바로 프랑스.

바게뜨라도 하나 사와서 테이블위에 올려볼걸그랬나 싶기도하고..

아무튼 이날 뽜리는 내마음속에 있었습니다.-_-

 

 

직접만들어본 와인 삼겹살.. 아니 와인 앞다리살.

만드는 과정이 그냥 고기구워먹는거보다는 조금.. 아니 꽤 귀찮다는 단점이 있습니다만.

확실히 별미라고 생각합니다.

집에 와인(비싼건 쓰지마세요-_-;; 그리고 드라이한 쪽보다는 달달한쪽의 와인이 잘어울릴거같습니다.)과 고기가 있다면.

시도해볼만 요리라고 생각됩니다.

 

이 이후에도 더 만들어먹어보고싶었지만.

이날.. 남은 와인을 다 마셔버렸기에 이이후로 더이상 와인삼겹살을 만들어 먹는 제 모습을 볼수는 없었습니다.

(아니 사실 만드는게 귀찮고 고기는 그냥 먹어도 맛있으니까.. 배고파서 고기가 보이면 그냥 족족 그대로 먹어버리게 되네욤-_-)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어느새 금요일이군요.

몇시간 지나면 불타는 금요일밤.  다들 활활 불태우시기를.. 뽜..뽜이어 !

에..저는 평소대로 조신하게 보내려고합니다 제 몫까지 불태우세염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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